괴발자 모드 속 열일곱 번째 이야기
한 시골 사람이 법 앞에 서 있다. 그는 법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부탁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본인은 허락할 수 없지만, 무단 입장해도 잡지 않을 것처럼 말한다. 단, 문을 통과할수록 자신보다 더 무서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지키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는 승낙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 상황에 변화가 없었다. 오로지 문사만을 유일한 장애물로 보고 불평하면서 남은 생애를 보내다가 생의 끝자락까지 왔다. 죽음의 문턱에서 시골 사람이 왜 자신 말고는 아무도 이 문제 들어가려는 이가 없었냐고 묻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대답했다. 여기 출입구는 오직 그를 위한 문이었기 때문에, 그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닫는다고 했다.
카프카의 『법 앞에서』는 시골 사람과 문지기 두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은 문을 사이에 두고, 들어가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심리전을 펼친다. 글 안에서 ‘법’이 의미하는 바는 독자가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세계라고 해석했다. 소설 초반부에는 문사의 권유에도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그가 나처럼 느껴져서 출발이 유쾌하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나도 그 옆에 같이 서 있었다. 아직 출발선인 만큼 처음 집 떠날 때의 의지를 기억하며 무작정 포기하지 말라고 그에게 외쳤다.
소설 중반 내내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좌절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네 삶이 보여 씁쓸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필요한데, 대다수는 눈앞에 놓인 문제에만 집착하기 쉽다. 소설을 읽기 직전 도서가 채사장 작가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편이어서, 이 현상에 대한 답변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채 작가는 지식과 지혜를 넘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일곱 가지 절차를 제시한다. 발심, 정비, 정진, 견성, 출세, 조망, 전진이다. 첫 단계 발심에서 마음을 내어 의문을 제기하면서 중간쯤 이르러 견성을 통해 자신의 깊은 내면을 이해한다. 점차 내 삶을 돌아보고 나와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골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문 앞에 서기 전 이렇게 사유하는 단계가 있었다면 그의 일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시골 사람의 작고와 함께 유일한 문도 영원히 닫혔다. 평생을 기다리고 개탄하다 지낸 그의 삶은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 모두 본인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던 나도 허무하게 책을 덮었다. 공허했다. 한 번쯤 시도해 볼 용기는 없었는지, 그에게 묻다가 다시 그 질문이 나에게로 향한다. 신입사원 때부터 미국에서 개발자로 일해보고 싶었다. 정처 없이 세월이 흘렀고, 동생이 이민 간 후에는 장소가 호주로 바뀌었다. 나는 여전히 생각만 하면서 가만히 있다. 시골 사람처럼 말이다. 나이가 찰수록 취업비자의 문이 점점 닫히고 있는데, 변함없이 시간이라는 문사만 탓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성공보다 시련과 실패를 더 자주 만나며 살아가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법 앞에서』는 소극적인 한 사람의 전기였다. 『지대넓얕』을 염두에 두고 다시 책을 펼쳤을 때는 인생 예문 같았다. 퇴영적인 태도가 불러오는 결말에 대해서다. 이번 주말에는 묵혀놨던 영어 프로필을 최신화해야겠다. 시골 사람과 같은 생의 마무리는 원치 않는다. 폐문되기 전, 문사가 나를 막아서더라도 일단 한 발짝 내딛어야겠다. 또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나를 위협한다면 더 크게 소리쳐야지. 이 문의 주인은 나고, 자네의 역할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을 막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