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 패션이다
예전에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을 때,
옷장을 열고 들어간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어둡고 좁은 공간을 지나
갑자기 펼쳐지는 눈 덮인 숲—
그 장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매일 아침 옷장을 여는 나를 본다.
그건 단지 셔츠를 고르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어쩌면 나도 매일 작고 조용한 옷장을 통과해
조금 다른 ‘나’를 마주하는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옷이란 결국, 말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나의 취향, 성향, 신념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리고 그 무료 카지노 게임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의복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회적 신호이자 무료 카지노 게임적 상징이 되곤 한다.
독일의 무료 카지노 게임심리학자 게오르크 짐멜(Georg Simmel)은
『패션의 철학』에서 “패션은 개인의 개성과 사회적 동일선
상에서 끊임없이 진동하는 문화적 장치”라고 했다.
누군가는 옷으로 자신을 숨기고,
누군가는 옷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러니 그 어떤 경우든지
옷은 우리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방식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수많은
이미지와 브랜드,
그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고,
또 얼마나 갇혀 있는 걸까.
최근 몇 년 사이 SNS와 명품 마케팅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명목 아래 더 화려하고, 더 비싼 옷을 권한다.
어쩌면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무료 카지노 게임고 싶은’ 자신이
옷을 고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현대인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산다”라고 했다.
‘나’를 표현한다고 믿었던 선택이 사실은
‘타인의 시선’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을 택한다.
브랜드가 아닌,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스타일을
고집하는 사람들.
어디서 샀는가 보다는 왜 입는가를 묻는 사람들.
이들은 유행보다는 개성을 입는다.
유니폼처럼 일관된 색과 실루엣을 고수하기도 하고,
각기 다른 소재와 문양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엮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잘 입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건 어쩌면 나답게 입는 것,
나의 생각과 태도, 삶의 철학이 스며 있는 옷을 입는 것이다.
타인의 이름이 새겨진 로고가 아니라
나만의 가치와 개성을 담아 입는다는 것.
가난해도, 유행을 따르지 않아도,
충분히 근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는 것.
오늘 내가 고른 셔츠 한 장이,
어쩌면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건 나니아로 향하는 옷장의 문처럼—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내면의 풍경으로 이끄는 작은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