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로스쿨 1학년이 끝났다.
힘들 때마다 일기를 쓰는데
이때 일기를 돌아보면,
거의 매일이 힘들고 우울했다는 기록뿐이다.
쉽지 않을 거라 알고 시작했다.
유학생활도, 영국도 처음은 아니었으니
그냥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버거웠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야 하니까,
1학년부터 바로 지원서를 써야 했고
그 결과 돌아온 건 끝없는 rejection.
이제껏 이렇게나 많은 거절을
또 언제 받아봤나 싶다.
매번 떨어질 때마다
내가 틀린 선택을 한 건 아닐까 의심했고
그때마다 성적이 유일한 희망이 되어
곤두박질치는 나를 붙들었다.
그런데 공부조차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 겪는 시험 방식,
어깨 위로 쌓여가는 부담,
그리고 기댈 곳 없이 혼자인 유학생활은
예상보다 훨씬 더 고립된 시간이었고
그 고립은 점점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더 이상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통장에서
생활비는 계속해서 빠져나갔고,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마음의 거리도 멀어져 가는 느낌이었다.
이따금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웠지만,
“이건 네가 선택한 길이잖아”라는 시선이 두려워
속내를 꺼내지도 못했다.
남은 건 성적뿐이었다.
돌아보면 정말 그것만 바라보고 버틴 것 같다.
그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에겐 큰 안도감이기도 하고,
또 어딘가 씁쓸한 상처이기도 했다.
이토록 많은 걸 내려놓고 얻은 게,
겨우 이 성적 하나인가 싶은 마음도 있었다.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입버릇이 되어 자신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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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울고, 혼자 겁먹고,
혼자 마음을 다잡으면서
그냥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고 버틴 그 시간을 나는 안다.
그게 얼마나 어렵고 용기 필요한 일이었는지,
누구보다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내 통장잔고는 얇아졌고,
한국에서의 내 존재가 조금 잊혔을지 몰라도,
나는 이 낯선 땅에서,
나를 지키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래서 오늘은,
결과가 아니라 그 지난한 시간 속의 나를
다독이고 싶다.
고생했다, 나.
정말 잘 버텨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