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
한 사람이 神(신)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그 사람은 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게는 소가 3마리밖에 없는데 이웃 사람에겐 10마리나 있다. 그가 가진 소들 가운데 일곱 마리를 죽여주세요.’라고.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맞은편 가게에서 자기와 같은 물건을 취급하는 관계로 수입이 떨어진 상인에게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신이 나타난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소 이야기.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자신의 소유가 적고 이웃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질투를 느낀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소를 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이웃이 가진 소를 줄여달라고 소원을 말한다. 특히 "일곱 마리를 죽여달라"는 요구는, 이 사람의 목표가 자신이 더 잘되거나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이웃이 자신보다 더 나은 상황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서 이를 낮추려는데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이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더 나아지기보다는, 타인이 더 잘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질투심을 나타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도, 타인의 불행을 바라면서 더 나은 기회를 포기하는, 즉 전혀 비생산적인 사고를 가리키고 있으며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것. 이렇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발전보다 타인의 실패를 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게 20마리, 30마리를 주지 말고, 저 사람의 소 7마리를 죽여주세요"라는 말은 결국 자기 자신의 성공보다는 타인의 실패를 더 바라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러움과 질투로 인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상인 이야기. 신이 나타나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네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겠노라. 그러나 상대방에게는 네 소원의 두 배를 주겠노라.’ 하는 말에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렇게 소원을 말한다. ‘저의 한쪽 눈을 멀게 해 주세요’
"상대방에게는 네 소원의 두 배를 주겠다"라는 조건에서 "저의 한눈을 멀게 해 주세요"라는 대답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은 증오심과 이기심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인데, 상대방에게는 자신이 소원하는 것의 두 배가 주어진다고 했을 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눈을 멀게 해 달라는 것은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상대방이 더 큰 손해를 보게끔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즉, 자신의 한쪽 눈이 멀게 되면 상대방은 그 두 배인 양쪽 눈이 멀게 되는 것. 결국 자신이 고통받더라도, 상대방이 자신보다 더 큰 고통을 겪기를 바라는 증오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자신이 얻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더 큰 이익을 얻는 것을 참지 못하는 심리를 표현하는 것. "내 손해보다 상대방의 더 큰 손해"를 원하는 모습은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을지 모르나 상대방의 불행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모습을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한다.
"저의 한눈을 멀게 해 주세요"라는 말은 상대방의 이익이 자신의 이익보다 더 크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자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상대방에게 더 큰 고통을 주려는 마음을 나타내는바 이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드러내는 예화라고 보아 지나치지 않으리라.
여기에 가져온 두 이야기의 전개는 우리가 실제 어떤 상황이나 형편에 처했을 때 그에 대한 해결 과정에서 그동안 받은 교육이나 신앙이 어떻게, 얼마나 작용하는가를 어느 정도 보여주지 않는가 싶다. 즉 부러움이나 질투, 증오에 대한 인간 심리에 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