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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30. 2025

딸에게

브런지 작가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딸, 안녕!

카지노 게임야.

놀랐지?


카지노 게임가 딸에게 응원받고 싶은 일이 있어서 글을 써본다. 카지노 게임의 결심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려고 해.


한 달 전 즘인가 네가 뜬금없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고 말했었지. 사실 그때 카지노 게임는 약간은 놀랍고 신기했어, 기대감과 설렘도 반반씩 차지했지.


가만, 근데 왜 내가 설렜지? 아마 카지노 게임도 글을 쓰고 싶다고 늘 마음속으로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며칠 후 네가 들뜬 목소리로 " 카지노 게임, 나 브런치 작가 선정됐대"라고 했을 때는 마치 카지노 게임가 브런치 작가가 된 듯 기뻤어. 대리만족이랄까.


" 와, 너무 잘됐다. 축하해" "이제 작가님이라고 불러야겠네?"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어. 그런데 무엇보다도 부러운 마음이 컸단다. 도전할 수 있는 젊음이, 용기가 부러웠어.


카지노 게임도 몇줄이라도 좋으니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자 했는데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 늘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말이야. 뭔가 결실을 볼 수 있는 첫발을 뗐다는 게 가장 부럽더라.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너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아주 좋아했어. 좋아하는 책이라면 몇시간이라도 읽어 달라 졸랐지.

그런 너의 책 사랑에 카지노 게임는 전래동화부터 세계동화전집까지 구비하고 급기야는 창작동화전집까지 구매하기에 이르렀단다.


그중에서도 너는 창작동화를 좋아했어. 창작동화전집을 매일 30권씩 읽고도 모자라 그중에 또 좋아하는 책 몇 권을 골라 한 번 더 읽어달라 조르곤 했지. 사실 카지노 게임도 이미 알고 있는 기존의 동화보다는 창작동화가 훪씬 재밌었어.


그렇게 매일 책 읽어주기가 반복되면서 카지노 게임는 목도 좀 아프고 조금씩 꾀가 나더라. 그때 카지노 게임 뱃속에는 네 동생이 들어 있었는데 매일 1시간 넘게 구연동화 수준으로 읽으려니 조금 벅차더라고. 그래서 너에게 한글을 가르쳤지. 그때 한참 신기한한글나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때라 그것도 한몫했지. 아빠는 겨우 4살짜리 아기가 무슨 한글을 배우냐 그냥 맘껏 놀게 하라면서걱정했지. 그런 아빠의 걱정이 무색하게 너는 3개월 만에 보란 듯이 한글을 깨우쳤지. 너에 대한 카지노 게임 교육의 첫 번째 성공이었단다.


카지노 게임도 깜짝 놀랐어. 사실 큰 기대는 안 하고 놀이 삼아 익히게 한 거거든. 그런데 너는선생님 오는 시간을 너무 좋아하는 거야. 선생님과 수업할 때 너무 재밌어하고신나 하는 그 모습이 참 예뻤어.


그런 너의 모습을 카지노 게임 혼자만 보기 아까워서 한번은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너의 공부하는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했단다. 그 시절에는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없어서 영상 촬영은 캠코더로만 할 수 있었거든. 아빠가 퇴근하면 그 영상을 함께 보며 웃었단다.


아마 그 영상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오랜만에 한번 꺼내 봐야겠다. 너랑 함께 보면 더 재밌겠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 시절이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는 소중한지 모르고 지나친 날들이 꿈만 같아.


그러던 어느 날 카지노 게임 배 속에 있던 너의 동생이 태어난 거야. 그날 밤 너는 카지노 게임랑 같이 자고 싶다고 해서 아빠랑 함께 카지노 게임 병실에서 잤단다.


다음 날 아침 너는 아빠와 함께 마트에 간식거리 사러 간다며 아빠 손을 잡고 병실을 나섰어. 25년이 지난 지금도 아빠는 그때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그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나 봐. 아직도 그때 얘기를 할 때는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염된단다.


마트로 가는 길에 부동산 간판이 세로로 세워져 있었대. 길을 가던 네가 갑자기 간판 앞에 멈춰 서더니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 아빠 나 이거 읽을 수 있다" 그러더라는 거야. 그래서 아빠는카지노 게임랑 시장에 다니면서 단어를 통으로 외웠나보다 생각했다는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너는 제일 아래 칸부터 손으로가리키면서 거꾸로 " 산동부 맞지" 하며 자신만만해하더래.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 자신만만해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웠을까. 너는 4살이라 키가 작아 눈높이가 낮으니 제일 아래 칸부터 읽었던 거지. 그때 아빠는 '아 얘가 글씨를 정확하게 아는구나!' 하고 확신했대. 아빠는 진짜 깜짝 놀랐대.


아빠는 병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는 거야. "진짜 신기한한글나라가 맞았어"라고.그때 아빠의 들뜬 모습을 영상에 남겼어야 하는 건데... 그때는 안타깝게도 병원이라 캠코더가 없었어.


그렇게 너의한글 익히기 프로젝트는 완성단계에 들어갔어.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어.책을다 읽을 줄 아는데도 너는 꼭 "카지노 게임가 읽어줘"라며 책을 찾아 들고 왔지. 다른 것도 아니고 책 읽어 달라는데 안 읽어 줄 수도 없고 한글을 뗀 보람도 없이 카지노 게임는 여전히 창작동화 30권을 내일 한 시간도 넘게 읽어 주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단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가끔 읽어주곤 했지." 카지노 게임가 읽어 주는 게 더 재밌어"라고 말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갈카지노 게임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목소리 바꿔 연기하며 구연동화 수준으로 읽어준 보람이 있었지.


그렇다고 책 읽기가 힘들기만 했다는 건 아니야. 카지노 게임도 책이 재미있었거든. 사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읽었던 책 중에서 유난히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책들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단다. 가끔 너와 옛날 책 읽던 얘기하면 등장하는 바로 그 책 말이야. 맞아, 바로 '식빵은 사 왔니?' 였지.


아마도 지금까지 이어지는 너의 한결같은 책사랑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면 너의 글쓰기 시작에는 카지노 게임의 몫도 조금은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그런 면에서 카지노 게임는 언제나 너의 모든 도전을 응원해. 또한 너의 새로운 시작에는 항상 함께하고 싶어.


사실 카지노 게임도 국문학을 전공했다고 나름 시 공부도 좀 해보고, 소설도 끄적여보고, 동인지에 시1편, 수필 3편 올린 적(사실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긴 해 ) 있었지만 사는 게 바쁘고 지쳐서 잊고 살았단다.


그런 카지노 게임에게 너의 브런치 작가 선정은 신선한 자극이었어.


네가 그랬지? 잘 쓰든 못쓰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부터 하라고. 매일 한 줄이라도 써보라고. 쓰다 보면 하루하루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부터는 자신감도 조금씩 자란다고.


그럴 때마다 항상 하는 생각은 아장아장 걷던 4살 꼬마가 어느새 자라서 카지노 게임에게 조언하는 멋진 딸로 성장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해.


카지노 게임의 꿈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야. 또한 그런 꿈을 꿀만큼 카지노 게임의 글이 깊이가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어. 그런 꿈을 꾼다면 그건 카지노 게임의 욕심이겠지. 그냥 카지노 게임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하고 그 글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거창하게 작가 뭐 그런 거 보다는 소소하게 일상을 공유하며 작고 조용한 수다방을 만들고 싶은 거지. 바쁘고 지쳐서 쉬고 싶을 때 나만의 수다방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싶은 거야.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니까조금은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 시작해 보려고.


딸아, 그래서 카지노 게임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어. 카지노 게임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받고 싶어 이 글을 써본단다.


너의 응원을 받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카지노 게임의 조용한 수다방도 책으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바란다면 너무 욕심이겠지.

적어도 카지노 게임가 이 세상을 살아낸 흔적으로,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책 한 권쯤 남길 수 있다면, 카지노 게임 인생도 꽤 잘 살아냈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조용히 희망을 가져본다.


희망은 언제나 성장을 데려오기 마련이니까. 56년을 살아오면서 희망이 없었다면 진작 쓰러졌을 거야. 절망 앞에서 좌절했겠지.


이제 카지노 게임도 카지노 게임를 위한 인생 2막을 다시 시작해 보련다.아마도 너를 아주 많이 귀찮게 할지도 몰라. 그래도 친절히 잘 알려줄 거지?카지노 게임도 컴맹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더라고. 지금까지도 많이 도와줬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할 게 장 작가님.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 너의 응원이 절실한 카지노 게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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