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잘못 읽는 노란 렌즈의 함정
이 글은 유튜브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Empire of Illusion: Frank Dikötter, on Why China Isn’t a Superpower
후버 연구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이다.
0. 왜 우리는 중국을 잘못 읽는가? — 디쾨터의 안경 너머,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노란 렌즈
중국 밖의 사람들은 중국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이해했다고 착각한 채, 그것을 ‘교정’하려 들 뿐이다. 서구는 종종 이러한 의문을 제기한다.
“언제쯤 중국의 인민들이 깨어날까?”
“중국 공산당 독재는 언제 무너질까?”
“중국에 언제 민주주의가 이식될까?”
1989 천안문 사태 이후로 수십년 동안 반복해서 묻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아직 안 무너졌다. 도리어 더 강해졌고, 더 닫혔고, 더 통제 가능한 체제를 신명나게 구축 중이다.
이 글은 그 ‘이상함, 이질감’의 구조적 정체를 추적하는 시도다. 중국은 어떤 나라이고, 어떻게 통치되며, 무엇을 미래로 삼고 있는지 이보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대체 그동안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서구권은중국을 ‘왜’ 그렇게 보았는가?도대체 그 시선은 어디에서 기원했고, 어디에서 실패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고찰한다.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는 홍콩의 학자 프랭크 디쾨터는 “중국은 사악한 제국”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이 서구 언론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겸사겸사 중국과 담장을 마주하는 동북아시아 이웃들의 마음도 사로잡았을 것이다.중국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항상 통쾌하다. 그러나 그 통쾌함은 위험하다. 정확히 보지 않으면, 정확히 대응할 수 없다.
사람은 대체로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않는다.
중국은 과연 실패했는가, 아니면 단지 ‘서구가 말하는 성공’이 아닐 뿐인가? 그리고 이 질문은 중국보다 서구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이어야 한다.
1장. ‘실패한 체제’인가, ‘다른 궤도’인가? - 중국을 오독하는 3가지 인식 구조
질문 1: 왜 중국을 ‘실패’라고 부르는가?
프랭크 디쾨터의 강의실에서, 혹은 CSIS의 브리핑룸에서, 중국은 ‘위험하지만 곧 무너질 독재국가’로 그려진다. 도덕적으로 틀렸고, 경제적으로 왜곡되어 있으며, 정치적으로 비정상적이다.그 프레임은 너무 완벽해서 뭐 딱히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아니, 생각을 못하게 만든다.이미 정의된 적국의 이미 정리된 오만을 가리는 노란 렌즈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하지만 이 구조는 중국을 보는 시선이 아니라, 서구권이그것이 중국이기를 원하는 이상향을 투영한 ‘노란색 렌즈’일 뿐이다.
1.1 서구의 ‘성공’ 개념: 자유 + 선거 + 권력 분립 = 완성
미국 헌법 3부 구성도는 세계의 표준이자 절대적 완성작으로 간주된다. 그 기준으로 중국을 보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비정상 국가’, ‘언젠가 무너질 가짜 성장’, ‘자유 없는 감옥’일 것이다.
1.2 중국의 ‘국가 완성’ 개념: 통합 + 안정 + 역사적 연속성
중국은 2000년 넘게 중앙집권 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민족과 지역을 통합해왔다. 공산당은 ‘통제’를 민주주의의 대체재로 삼지 않는다. 아예 통제를 질서의 근본 철학으로 삼는다. “안정이 먼저다”는 문장이 철학이 되고, 법이 되고, AI가 된다.
서구는 과연 이런 중국을 바라본 적이 있기는 할까?
1.3 오독의 구조: 자유의 기준으로 질서를 재단한다
만약 권력 분립을 이상으로 생각한다면, 중국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는 일종의 폭력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질서 개념은 ‘권력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권력이 책임지고 유지되는 것’이다.무료 카지노 게임 다르다. 그리고 그렇게다르다는 건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다른 궤도 위에서, 다른 속도로 도는 별일 뿐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면, 그렇게 잘못된 시선은 잘못된 전략을 낳는다
“서구가 중국을 오독할 때, 중굮의 야망을 과소평가하고, 중국의 실패를 과대해석하며, 결국 서구의 대응을 왜곡하게 만들 것이다.” 서구는 ‘자기 기준’을 보편적 진리로 착각한다. 그러나 중국은 그 기준을 애초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연히 중국을 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반드시,어떤 기준으로 보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2장. 천안문 이후 중국은 어디로? - 시위는 무너뜨리지 못했다, 기술이 대신 들어왔다
질문 2: 천안문은 체제의 균열이었나, 아니면 강화의 신호였을까?
1989년, 천안문 광장. 서구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다. “자유를 외친 학생들, 탱크 앞에 선 용감한 시민, 그리고 무자비한 탄압.” “역사의 방향은 분명해 보였다. 곧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무릎 꿇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정교해졌다.
2.1 천안문은 ‘학생 시위’가 아니었다
프랭크 디쾨터조차 인정하고 드러낸 사실은 1984~1988년 사이 인플레이션 50%, 생활고, 부패가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참여자는 농민, 도시 노동자, 지식인, 기업가들이었고, 전 계층 대중 봉기했다. 즉, 천안문은 단 순한 ‘민주화 요구’가 아니라 생존 기반의 체제 불만이 집단적으로 분출된 사건이었다.서구는 이 사건을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으로 요약했지만,정작 그 갈망은 민주주의보다 ‘먹고살 권리’에 가까웠다.
2.2 진압 이후, 무료 카지노 게임 자유 대신 기술을 택했다
공산당은 탱크를 보내면서 두려움을 유지했고, 동시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체제를 개조했다. WTO 가입(2001) 전까지 10년은 대외개방, 내부개혁, 통제 기술 확장, 감시 인프라 구축의 준비기였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무너질 줄 알았던 체제”의 완벽한 자력 재건 퍼포먼스였다.
2.3 시진핑의 통치: 기술, 통제, 통일의 삼각형 -시진핑은 마오도, 덩샤오핑도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천안문 이후의 체제설계’를 이어받은 첫 디지털 통치자다. 그는 알고 있다. “탱크보다 확실한 건, 뭘 사고, 어디서 자고, 누구랑 얘기했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 디지털 위안화 =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돈
- 소셜 크레딧 = 자발적 자기검열 시스템
- 얼굴 인식 CCTV = 일상의 국가화
- 전인대 통과법률 = ‘법의 형식 속의 절대권력’
2.4 서구의 오독: “곧 무너질 것이다”라는 35년의 반복
천안문을 ‘정치적 트라우마’로 보는 서구의 감성은,실제 중국인들의 감각과 다르다. 중국 내부에선 이미 사건이 “기억되지 않게끔 설계된” 상태이며, 그 자리에 AI가 들어왔다. 서구는 여전히 묻는다. “그들은 왜 자유를 원하지 않는가?” 하지만 중국은 이렇게 묻는다.“그 자유가 우리에게 뭘 주었는가?”
천안문은 끝이 아니었다. 시작이었다.
“천안문은 붕괴가 아니라 학습이었다.”
“공산당은 시위를 보고, 체제를 다시 설계했다.”
“그리고 오늘날 시진핑은 그 설계의 가장 완성된 실행자다.”
무료 카지노 게임 탱크를 버리고 알고리즘을 택했다. 더는 총을 들지 않아도 사람들을 ‘정렬’시킬 수 있게 되었다. 천안문은 끝이 아니라 중국 AI 통치 시스템의 ‘서막’이었다. 서구는 그걸 너무 늦게, 너무 감성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한다.
3장. 국가주도 AI 전략은 왜 무서운가? -기술은 통제를 흡수했고, 국가는 플랫폼이 되었다
질문 3: 중국은 기술을 ‘도입’하는가, 아니면 ‘체제를 설계’하는가?
서구는 기술을 ‘시장’에서 이해한다. 중국은 기술을 ‘국가’의 기관지처럼 쓴다. 서구는 앱을 만들고, 중국은 체제를 만들었다. 그 차이가 지금 AI 패권 구도에서 가장 깊고 무서운 구조적 균열을 만들어낸다.
3.1 무료 카지노 게임 왜 AI를 필요로 했는가?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사람이 너무 많고, 땅이 너무 넓고, 불만이 너무 많으니까.공산당은 체제를 유지하려면 모든 사람을 감시해야 하고, 모든 자본을 추적해야 하며 모든 서사를 통제해야 한다. 사람 인력으로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기술이 들어온 것이다.AI는 ‘공산당을 위한 인구 관리의 자동화 장치’다.
3.2 분산형 AI, 집중형 통제
중국은 AI를 클라우드에서만 굴리지 않는다. 게릴라형, 로컬형, 단말형 AI의 총동원이 핵심이다.
- 저가형 국산칩 + 가전제품 + 얼굴 인식 + 엣지 컴퓨팅
- 스마트시티, 교통, 상점, 학교에 내장된 “작은 AI들”
- 이들은 중앙 서버가 아니라, 국지적 감시망을 구축
이건 미국은 못할 일이다. 미국은 법이 많고, 기업이 셀 수 없이 더 많잖아. 중국은 하나의 의지로 수억 개의 디바이스를 설계할 수 있는 나라다.
3.3 통제는 구조로 이식된다
“중국은 플랫폼을 개발하지 않는다. 중국은 국가 자체를 플랫폼처럼 개발한다.”
- 디지털 위안화 = AI가 파악 가능한 돈
- 데이터 국유화 = 모든 흐름은 통제 가능 자산
- 기업 알고리즘 규제 = 민간도 국가 생태계 안으로 포섭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더 이상 민간이 아니다. 그들은 ‘당의 구성원’이다.
3.4 AI 통제는 기술적 실현을 넘어 ‘질서 철학’으로 작동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 '자유로운 인터넷'이 없는 나라가 아니라, 애초에 자유로운 인터넷을 철학적으로 ‘불필요’하게 여긴다.인공지능은 사고의 자유를 억누르는 도구가 아니라,사고 자체를 국가와 일치시키는 조정장치로 설계된다.AI가 정답을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답 외에는 무엇이 있었는가?”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서구의 질문: “AI는 얼마나 윤리적인가?”
중국의 질문: “AI는 어떻게 통제를 유지하는가?”
기술은 체제를 감쌌고, 체제는 기술을 흡수했다
미국은 AI로 서비스를 만든다. 중국은 AI로 국가를 설계한다.
중국의 AI는 더 약하고, 더 유연하지 않지만 훨씬 정렬되어 있고, 훨씬 더 목적 지향적이다. 리고 그 목적은 아주 단순하다.“국가의 영속성. 공산당의 생존. 내부 질서. 외부의 불가침.” 단지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가 아니라, ‘기술로 자기 자신을 재정의한 국가’의 모습이다.
4장. 중국은 왜 아직도 스스로를 개도국이라 칭하는가? - 겸손한 거인, 전략적 약자 코스프레
질문 4: 거대한 무료 카지노 게임 왜 스스로를 낮추는가?
중국은 여전히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 스마트 도시도 만들고, 달에도 가고, AI 감시망도 깔고 있으면서 왜 여전히 “아직 못사는 나라”라고 주장하는가? 답은 고민할 것도 없다.그래야 이익이 되니까.
4.1 WTO 가입: 세계를 무대로 만든 전략적 전환점
2001년 WTO 가입은 중국의 글로벌 경제 진입식이었다. 서구는 이 가입을 두고 낙관했다. “시장에 들어오면, 중국도 개방되고 민주화될 것이다!” 결과는 정반대였다.중국은 시장만 들어왔고, 체제는 그대로 두었다. 자본주의의 물길을 단방향 흡입기처럼 이용당했다.보조금 지원, 기술 이전, 저임금 공장, 환율 조작, 모두 ‘개발도상국 특권’의 산물이었다.
4.2 수출 강국이지만 ‘개발도상국’이라는 아이러니
중국은 전세계 제조업의 30% 가까이 담당하지만,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요구한다. 중국이 주장하는 명분은 1인당 GDP가 낮다, 서부 내륙은 여전히 낙후되었다, 도농 격차가 심각하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슈퍼컴퓨터 굴리는 집에서, 옆방에 촛불을 좀 켰다고 전기요금 감면을 요구하는 거랑 뭐가 다르지?
4.3 GDP 성장 vs GDI 왜곡: 국민은 부유해졌는가?
디쾨터가 지적한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중국의 GDP는 폭증했지만, 일반 국민이 가져가는 몫은 가장 작다.”
- 국민총소득(GDI) 대비 국민의 직접 소비지출 비율
→ 세계 최저 수준
→ 성장의 혜택이 당이 설계한 국영자본주의에 집중
- 중국의 성장은 ‘전체 파이’만 커졌다. 하지만 그 파이의 대부분은 공산당의 접시에 올라가 있다.
4.4 '전략적 겸손': 글로벌 무대에서의 고의적 미소
중국 외교는 “나는 아직 배워야 해요” 전략을 쓴다. (전랑외교는 외교의 영역과는 결이 좀 다르다)
- 기술 탈취요? → “우리는 아직 배우는 중이라 미숙했습니다.”
- 관세 문제는? → “우리는 도상국이라 유연한 적용이 필요해요.”
- 탄소배출은? → “개발 단계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에 공통된 전제가 있다: “우리 중국 아직 선진국 아닙니다.” 이 설정은 계속 유효할 것이다.너무 돈이 되거든.
무료 카지노 게임 약하지 않다, 단지 약한 척을 잘할 뿐이다
중국은 진짜로 개발도상국인가? 뭐, 부분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중국은 ‘가면’을 전략적으로 착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면은 서구의 환상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중국은 아직도 발전 중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이미 우리보다 앞서 있었다.”
5장. 서구는 왜 중국의 장기전을 감지하지 못하는가? - 오만한 감각, 느린 인식, 비싼 대가
질문 5: 왜 ‘지금 당장 무너지지 않으면’ 실패라 믿는가?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고,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천안문에도, 코로나에도, 부채위기에도, 트럼프의 관세폭탄에도 불구하고.서구는 계속 묻는다. “왜 안 무너져?” “이번엔 끝장 아니야?” “이번에는 진짜 망했지!”슬슬 ‘그 망한다는 기준’을 바꿔볼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생겼다.
5.1 전략 시간대의 충돌
서구는 단기 정치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은 2년의 중간선거, 4년 대선구조, 유럽은 연정 붕괴, 정책 순환, 언론은 24시간 헤드라인의 구조로 움직인다. 결정은 빠르되, 지속력이 없다.중국은 장기 전략 시간대에 따라 설계한다. 5개년 계획, 당내 후계 구도, 도시 개발 30년 단위, 기술 자립 목표 2049년까지의 설정, 대충 이런 식이다.서구는 분기 보고서를 보고, 중국은 세대를 계획한다. 이 시차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분석도 오류를 제거할 수 없게 된다.
5.2 감각 지연: 현실을 늦게 인식하는 병
서구가 중국을 잘못 읽는 이유는, 중국이 아닌 ‘자신들의 기대’로 중국을 덮어쓰기 때문이다.
- 민주주의로 변할 것이다 → 뭐 아직 안 변했다
- 시장경제로 흡수될 것이다 → 무슨 소리? 어떤 면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주도했다
- 위안화가 자유화될 것이다 → Sorry, 더 통제되었다
- 부채가 터질 것이다 → 여전히 안 터졌고, 안 터질 것 같다.
서구의 모든 정책은 ‘그럴 것이다’라는 기대의 미래형 문법으로 설계되었지만, 중국은 대답은 한결같다.
‘ㅇㅇ 지금은 아님, ㅅㄱ’
5.3 오독의 누적 = 전략적 마비
“틀린 예측이 문제인가?” 그럴 리가. 문제는 그 예측이정책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이다. 예측이 틀린다는 걸 알면서도, 그 틀린 예측을 바탕으로 군사 전략, 공급망 이전, 동맹외교, 디지털 보안이 설계된다 감각의 오독은현실 대응의 오독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 중국의 AI 전략을 ‘중국판 ChatGPT 수준, 즉 열화판’으로 축소 평가
- 위구르 감시 시스템을 ‘내부 억압용’으로만 간주
- 디지털 위안화를 ‘통화실험’으로만 평가
그 결과, 서구는 중국에 대한 견제 시점 상실해서 대응 타이밍 놓치게 되어정책 전환 비용 폭증하게 되는 결과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5.4 노란렌즈는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서구는 중국을 보지 않는다. 서구는 ‘중국은 이래야 한다’는 믿음을 본다."
디쾨터가 말하듯, 중국은 “사악한 제국”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사악함을 객관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하느냐’이지 ‘욕하며 안 보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감정의 발작이 아닐까.노란렌즈는 편하다. 중국을 항상 불완전한 존재로 간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변화와 성공을 ‘예외’로 취급하고, 실패와 억압을 ‘본질’로 고정한다.문제는 중국이 아니라,타국들이 그들을 ‘어떻게 오독하고 있는가’이다.
감지의 실패는 대가를 동반한다
서구는 매번 중국을 늦게 감지하고, 그 대가로 디지털 안보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고, 군사력으로 벌어진 간극을 메꾸려 하고, 외교 전략을 갈아엎고 기술 제재를 뒤늦게 퍼붓는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중국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다.
6장. AI는 중국을 통제할 것인가, 중국이 AI를 통제할 것인가? - 기술은 자유의 끝이자, 통제의 완성이다
질문 6: 기술은 체제를 해방시키는가, 강화시키는가?
서구는 기술을 믿는다. “기술은 권력을 분산시킬 것이다.” “인터넷은 시민을 깨울 것이다.” “AI는 독재를 무너뜨릴 것이다.” 이게 바로 서구가 자기 스스로에게 걸어놓은 해방의 최면 마법이다. 그러나 중국은 전혀 다른 주문을 외운다.기술은 권력을 '정렬'시킬 수 있다. 기술은 '반론 없는 명령 체계'를 자동화할 수 있다.
6.1 서구의 기술관: 기술 = 자유의 도구
미국은 인터넷 시작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렇게 생각했다. “기술은 진실을 말하는 자를 보호해줄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오픈소스 web3 둥둥 기술은 항상 기득권에 저항하는 ‘도구’로 받아들여졌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나 모델을 만들 수 있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다.”기술은 권력의 대척점에 있어야 한다. 이게 서구의 기술 철학이다.
6.2 중국의 기술관: 기술 = 질서의 도구
중국은 반대다. “기술은 권력이 더 멀리, 더 정밀하게, 더 조용하게 뻗어나가는 수단이다.”
- 소셜 크레딧 시스템은 시민의 신용을 점수가 아니라 정치적 충성도로 측정
- 디지털 위안화는 화폐의 주권이 아니라 이동 제한이 가능한 ‘검열 화폐’
-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편의가 아니라 실시간 감시 레이어
- 클라우드 AI 분석은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사고 예측형 통제망
중국은 AI를 도입한 게 아니라, AI로 국가를 다시 설계한 것이다.
6.3 기술 통제는 기술보다 ‘철학’이다
AI가 얼마나 똑똑하냐보다 중요한 건, 누가, 왜, 어떤 기준으로 AI를 통제하고 있느냐다.
서구: “AI의 윤리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중국: “AI는 질서를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가?”
서구: “공정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중국: “데이터는 국가 자산이며, 정보는 통제 대상이어야 한다.”
서구: “AI는 의심을 도와야 한다.”
중국: “AI는 의심을 제거해야 한다.”
6.4 AI는 통제 시스템의 엔진이 되었다
중국의 통제 구조는 이젠 이렇게 구성된다:
[데이터 수집] → CCTV, 앱, 결제 시스템, 국영 통신망
↓
[데이터 통합] → AI 기반 중앙 서버 (시티 브레인, 공안 클라우드)
↓
[행동 점수화] → 소셜 크레딧, 행동 예측 알고리즘
↓
[자동 제재] → 금융 제한, 이동 제한, 교육 제한
↓
[자발적 순응] → 자기검열, 자율적 감시
↓
[반발의 비가시화] → 없는 척 하게 만드는 구조
이렇듯, 중국에서 AI는 ‘도구’가 아니라,체제의 혈관이다.
AI는 중국을 해방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이 통합시킨다
서구는 기술이 통제를 해체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을 통해 통제는 더 투명해졌고, 저항은 더 무력해졌으며, 질서는 더 자동화되었다. AI는 더는 기술이 아니다.AI는 체제 그 자체다.그리고 이 체제는, 사용자가 반대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반대하기도 전에 감지되니까. 당연한거 아닌가?
7장. 어떻게 중국을 ‘정확히’ 읽을 것인가? - 노란렌즈를 벗고, 타자의 언어를 듣는 법
질문 7: 어떤 렌즈로 봐야 균형 잡힌 시선이 가능한가?
중국은 이상한 나라다. 하지만 ‘이상하다’는 건, 기준을 설정한 주체의 위치를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그렇다. 중국은 서구의 기준에서 보면 이상하다. 하지만 그건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 타국이 착용한노란 렌즈의 왜곡일 수도 있다. 이제 오독의 노란 렌즈를 벗고, 새로운 관측 장비를 장착할 차례가 되었다.
7.1 벗어야 할 렌즈 ①: 민주주의가 정답이라는 자동 추론
중국은 민주주의가 없기 때문에 불완전할까? 그건, ‘내가 가진 체제를 유일한 길이라 전제한 것’이다. 중국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 길이 불쾌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이다. 판단은 해도 좋다. 그러나다르다고 그것을 ‘오류’로 간주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7.2 벗어야 할 렌즈 ②: 실패라는 전제로 본다
“중국 걔네들, 언젠가 무너질 거야.” 이것이야말로 가장 게으른 예측이다. 아니 뭐, 무너질 수도 있기는 하지. 그러나 그것은 체제 내적 모순의 결과여야지,니네가 원한다는 이유로무너질 수는 없는거 아니겠어?
7.3 벗어야 할 렌즈 ③: 자유를 보편 가치로 간주한다
중국에서 진정한 자유는 없다. 맞다. 하지만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지 여부는, 문화적·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중국은 ‘질서’, ‘통일’, ‘안정’을 ‘근본 가치’로 본다. 그걸 비판할 수는 있어도,존재하는 것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 해서는 안 된다.
7.4 새롭게 장착할 ①: ‘문명국가’라는 개념
마틴 자크가 말했듯, 중국은 단지 국가가 아니라 문명국가다.법, 경제, 통치 모두 국가 이전의 문명 단위로 작동한다. 중앙집권은 제국의 유산이고, 정치언어는 유교에서 진화했으며, AI는 과거의 감시관제 시스템의 현대적 귀결이다.
7.5 새롭게 장착할 ②: 시간 스케일의 감각
중국은 '지금'보다 '다음 세대'를 계획한다. 서구를 비롯한 타국은 중국의 계획을 너무 ‘현재 기준’으로만 읽는다. 중국을 제대로 예측하려면, 선거가 아니라, 5개년 계획을 읽고, 미디어가 아니라, 정책 문건을 읽어야 한다.
7.6 새롭게 장착할 ③: 체제 내적 논리의 인식
‘과연 이 중국의 체제는 왜 이렇게 작동하는가?’ 이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그 체제가 설정한 자기 논리 안에 효율적이었는지를 먼저 따져보자. 그런 전제의 토대 위에서만 그 비판이 ‘유효한 도달점’이 된다.
7.7 새롭게 장착할 ④: 타자의 언어를 듣는 윤리
“타자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그 타자가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경청하라.” 중국의 담론은 감춰져 있다. 검열 때문만이 아니다. 서구가 그것을 번역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은 존재를 구성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존재는 허수로만 남게 된다.
‘정확하게 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언가를 정확하게 본다는 건,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 그 방식이 ‘작동하는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에야 견제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고, 협상하거나, 단절할 수도 있다. 제대로 보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중국은 어디로 가고, 서구는 어디서부터 잘못 보고 있는가
나는 중국을 옹호하지 않는다.어쩌면 오히려 지독하게 비판하는 입장일 수도 있다. 비판은 정확한 독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독 위에 쌓인 정책은, 막대한 사후 비용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노란렌즈는 벗어야 한다. 맑은 눈으로 제대로 보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
자고로 우리네 조상님들 가라사대,무료 카지노 게임 천년의 적이라고 했다. 그 말인 즉슨천년의 설계로 감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중국은 존재가 아니라 설계하며 버틴 국가이다. 중국은 민족국가(nation-state)라기보다는 문명국가(civilization-state)의 성격으로 보아야 한다. 서구의 근대 국민국가 개념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복합적 실체일거다. 특히 중앙집권적 행정체계가 200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역사적 맥락은 서구 국가들의 경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미국의 연방과는 차원이 다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행정국가다. 서구는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이런데 무지한 거 같아서좀 안타깝다. 그래봐야남의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