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og
신경숙 | 글(저자)
창비 | 2021년 03월 05일
"엄마를 부탁해"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읽고 싶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어서 책이 오는 날을 무척 기다렸었다.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표절 이슈에서, 이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실망스러웠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를 부탁해" 에서 단어 하나하나 작은 제목들 하나하나 좋아했었다. "카지노 게임에게 갔었어" 역시, 문장 하나에도 정말 그런 카지노 게임의 모습이 자꾸 보이는 것 같아서 슬펐었다. 캐나다에서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더욱 그리웠기 때문이었을까? 나도 엄마, 아빠에게 말 못 한 감정들과 표현하지 못한 마음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서 그랬을까?
세상의 기준은 이처럼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소.
필요에 따라 변화하지. 당연한 것 아니겠나.
그러니 신념이라는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 P. 312
카지노 게임는 네가 밤길을 걸을 때면 너의 왼쪽 어깨 위에 앉아 있겠다, 했다.
그러니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 P.414
- 작가의 말 중 -
다시 시작할수 없는 삶이어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숨을 받은 자의 임무이기도 하다는 것. - P.423
...인내심을 가지고 각각 도약의 순간에 가닿기를 간잘히 바라는 마음... - P.424
2021.12.21_화요일
나는 늦지 않기를 바라는데…. 종종 나쁜 입을 가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모님께 못된 말들이 터져 나올 때가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내 마음에 파도가 치니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종종 생긴다. 파도가 잔잔해지길. 예쁜 입으로 예쁜 말을 하길. 이 모든 것들이 후회로 남지 않도록. 매 순간, 아쉬움으로 남을 때가 곧 올지도 모르니... -LMJ
삶과 인간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
가족을 향한 연민에서 비롯된 깊은 사유
한국소설에서 그간 비어 있던 ‘카지노 게임’의 자리를 여성작가의 시각으로 새로이 써낸 이번 소설은, 엄마가 입원하자 J시 집에 홀로 남게 된 카지노 게임를 보러 가기 위해 ‘나’가 5년 만에 기차에 오르며 시작된다. 눈앞에 펼쳐질 듯 생생한 묘사로 그려진 J시와 그 안에서 평생을 살아온 카지노 게임의 지나온 삶이 겹쳐지며, 순식간에 ‘나’는 카지노 게임의 삶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카지노 게임는 한국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아왔으며 “젊은 날에 당신의 새끼들인 우리가 음식을 먹는 걸 보면 무서웠”지만 그것이 도리어 살아갈 힘이 되었다고 말하는, ‘카지노 게임’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가부장적인 억압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인물이다. ‘카지노 게임’ 인물의 생생함은 그가 가진 서사의 리얼리티로도 드러난다. - 출판사 서평 중
작가의 말 중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한 후 많은 분에게 카지노 게임에 대한 작품은 쓸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참 단호하게도 쓸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네요. 그래놓고는 십여년이 지나 이 작품을 썼으니 누군가, 엄마 이야기를 쓰더니 이젠 카지노 게임 이야기야?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소설 속의 이 카지노 게임를 잘 살펴봐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듯한 이 허름한 카지노 게임는 처음 보는 카지노 게임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카지노 게임를 개별자로 생각하는 일에 인색해서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으니까요. 격변의 시대에 겨우 목숨만 살아남아 그토록 많은 일을 해내고도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하는 이 말수 적은 익명의 카지노 게임를 쓰는 동안 쏟아져나오는 순간순간들을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쓴 이야기들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