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보다 보험과 부피를 믿는 나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루를 샀는데,
비닐도 없이 종이박스에 그냥 담겨 있었다.
모서리도 찢어지고, 가루는 줄줄 새어 나왔다.
'이걸 포장이라고?'
멈칫했지만, 미국에선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가루든 뭐든, 박스에 들어있으면 된다는 것.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루 박스는 가끔 터진다.
모서리 찢어지고 가루가 새어나와도,
누구 하나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거다.
툭툭 털고, 남은 가루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든다. 가루를 샀으면 가루가 흘러도 당연한 거라는 듯.
조금 흘렸다고 화내거나 박스 불량이라고 따지는 건, 미국에선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다르다. 포장은 곧 사고를 막는 장치다.
비닐을 씌우고, 박스를 이중으로 싸고, 혹시 모를 상황까지 철저히 대비한다.
미국은 반대다.
포장은 최소화하고, 대신 보험을 든다.
사고가 나면?
환불하고, 클레임을 걸고, 경우에 따라 소송도 한다.
"포장비용은 줄이고, 보험료는 올린다."
미리 막는 게 아니라, 일단 터지면 그때 가서 해결하는 구조.
박스 안 가루가 새어나오는 건 중요하지 않다.
가루가 얼마나 많은지, 그걸로 얼마나 푸짐하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광고 사진 속 팬케이크는 황금빛 버터와 함께 완벽하게 쌓여있지만, 현실 속 박스 안은 가루가 허술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결국은 맛있다.
조금 흘리고, 조금 퍼지고, 그래도 부드럽고 달콤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만들어진다.
그게 미국식 감각이다.
팬케이크 가루 박스를 보다가 문득 예전에 봤던 포장이 떠올랐다. 필스버리 크로와상 생지.
휴지심처럼 생긴 종이통을 뚝 열면, 돌돌 말린 생지 반죽이 툭 튀어나왔다. 그때도 살짝 당황했지만, 몇 번 먹다 보니 그저 맛있게 먹었다.
포장은 결국 잊혔다.
맛있으면 되는 거니까.
✍️ 이 글은 브런치 매거진 《미국맛이 뭔데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입맛과 말투에 대해 질문하고 관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