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새벽을 카지노 쿠폰 새』 를 읽고
- 어느 시인에게 온 편지
서재의 창가에 서면 소방서의 점멸등이 보인다.
눈 내리고 바람 불던 밤 깜박이던 불빛이 촛불처럼 아득해졌다.
‘그를 만나게 해 주세요. 내가 이 촛불에 손을 넣고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만‘
모딜리아니의 ‘그녀’를 ‘그’로 바꾸던 밤 ‘임하연’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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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이면 카지노 쿠폰 쓰곤 했어/ 흐린 납빛 구름 조각들이 나를 덮어/ 내 눈 가려 보이지 않는데/ 사다리처럼 곧은길 혹은/ 구름처럼 울퉁불퉁한 길이 허공에 있어서/ 눈 시리게 눈이 휘날리며 쏟아지는 날에는/ 더욱더 내 감성의 날개를 펼쳐/ 우줄우줄 날아다니다가/ 깊은 강을 자맥질하고 헤엄도 치며 나는/ 한 편의 카지노 쿠폰 쓸 수 있었어/ 그것은 비 그치고 난 은빛구름에서 뚝뚝 돋는 싱싱함으로/ 은빛 연못이 내 안에 스며들게 했어/한때는 안쓰럽던 단명한 눈의 영화여...../ 그대 없이는 한 줄도 쓸 수 없었을 날들/ 눈처럼 날아왔다가 재처럼 훌쩍 날아가는 동안/ 내 날개 아직 꿈꾸는 동안/ 차가운 열정으로 만나 잉태한/ 우리들의/ 시
- 「눈 내리는 날이면 카지노 쿠폰 쓰곤 했어」 전문
‘뚝뚝 돋는 싱싱함’의 감성이다.
나는 이 시인이 계속 시를 쓰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반짝 한 권의 시집으로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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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주변 더러운 것들이/ 미워서 카지노 쿠폰 몸을 던져요/ 끌어안은 것이 내 품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에/ 당신은 나를 팽개치지만/ 맑은 물에서 실컷 울게 하고/ 더러운 것을 떨쳐주지요/ 언젠가 역겨운 냄새 배고/ 땟국에 속속들이 절어서/ 내가 그 미운 것이 되면/ 버리며 한 번만 돌아보세요/ 믿기 어려운 깨끗한 마음/ 사랑처럼 깊이 숨겨놓은 것
- 「걸레」 전문
임하연의 시집 『새벽을 나는 새』이다.
85편의 시가 수록되었는데 일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사랑’을 발견한다.
섬세하고 때로 단호한 여성성이 돋보인다.
* 무엇이든 너희를 옭매려 하면/ 가뭇없이 숨줄 끊어내고/ 매임 없이 허공 카지노 쿠폰 꽃잎이나/ 철책을 뛰어넘고 바람처럼/ 광야를 닫는 표범을 보아라( 「너희를 보내며」 부분)에서 자식을 보내는 모성의 결연함이나
* 이대로 끝없이 눈이 덮이면/ 우리네 아픔도 설움도 바람도 묻히겠다/ 땅과 하늘 사이 이 흰 강을 건너/ 봄 햇살처럼 환한 내 어머니의 품에 안길 수는 있을까?( 「땅과 하늘 사이 흰강을 건너」 부분)에서 중년의 딸이 같은 여자로서의 비애를 견뎌온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문장이나 삶을 에워싼 모든 것이 시가 되는 독특한 시인이다.
눈 여겨 보았던 「양파」를 미국의 독자들이 영역 했다.
해외에도 알려진 지명도 높은 시인임을 이제야 알았다.
나는 아직도 우리나라 시인을 다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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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 단단한 뼈도 없다/ 카지노 쿠폰 질긴 가죽 껍질도 없다/카지노 쿠폰 칼날 같은 가시도 없다/
카지노 쿠폰 찢어지는 비명도 없다/ 카지노 쿠폰 두려움을 주는 추악함도 없다/ 카지노 쿠폰 상쾌하게 잘리고/
카지노 쿠폰 겉과 속이 정갈하고/ 카지노 쿠폰 알수록 달콤하고/ 카지노 쿠폰 과일처럼 아름답고/ 카지노 쿠폰 버릴 것 없이 알차고/ 카지노 쿠폰 비싸게 군 적도 없는데/ 나를 가르고 저미는 너희는/무슨 속죄라도 하는 양 눈물질이냐
- 「양파」 전문
I have no strong bone/I have no durable leather skin/I have no sharp spine/
I have no shriek in fright/I have no horrible hideosity/I was sliced neatly/
I am white both inside and outside/I become sweeter the more I am chewed/
I am as pretty as a fruit/I possess nothing wasteful, rather fruitful/
I have never been audacious/Nevertheless,/who are you to cut and chop me?/
Stop showing off your tears as if you pretend to repent
- 「Onion」
눈 오는 날 편지처럼 읽었던 시집을 아침에 쓴다.
창밖을 보니 눈 대신 새 한 마리가 날아갔다.
임하연의 『새벽을 나는 새』다.
- 서평가 김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