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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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예지나 May 03.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잃어버렸다

2025년 5월 2일 목요일

am 5:44


어제 시댁 식구들과 어버이날 기념 식사를 하기로 했다. 어버이날은 다음주니까 시기로 보면 좀 빠른 편이지만, 형님과 아가씨까지 함께 시간이 되는 때가 마침 어제였다. 퇴근하고 나서 집 근처에 예약해 둔 음식점으로 갔다. 유림이는 평상시와 다른 시간에 온 가족이 나들이를 나선 것에 기분이 좋았고 좀 설레 보였다.


우리가 예약한 음식점은 예전 한옥을 개량한 것으로, 좁은 입구와 통로를 지나 작은 방들이 개미집처럼 있는 구조였다. 통로 중간에서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어정쩡하게 서 있는 사이에 카지노 가입 쿠폰는 자꾸 밖에 나가려고 했다. 음식점 바로 옆에 연결된 산책로에 놀러 가고 싶었나 보다.


식사 시간이 너무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얼른 테이블 위에 설치된 태블릿을 보고 주문하려던 참이다. 시부모님과 상의해서 이것저것 메뉴를 고른 다음 남편 쪽을 보았다.

“여보, 이렇게 주문하려고. 들어봐. 근데...카지노 가입 쿠폰는 어딨어?”

“카지노 가입 쿠폰? 카지노 가입 쿠폰 옆에 있겠지. 유림아, 유림아?”


없었다. 유림이가 없었다. 나는 음식을 고르는 데 전념하고, 남편은 시누이의 2살 딸이 귀여워 싱글벙글하는 사이에 유림이가 사라졌다. 당연히 남편이 카지노 가입 쿠폰 잘 살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온 가족이 순식간에 비상사태가 되었다. 음식점 안 어디를 둘러봐도 유림이가 보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남편은 카지노 가입 쿠폰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산책로로 달려 나갔다. 설마 그사이에 어디 멀리 나가지는 못했을 거야, 근처에서 흙 만지고 있겠지, 하는 간절한 기대와는 달리 카지노 가입 쿠폰의 실루엣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가씨네 식구들은 식당에 CCTV를 요청해서 돌려보고, 남편은 산책로의 아래쪽, 아버님은 식당 정문 쪽으로 급히 달려 나갔다. 때마침 도착한 형님네 가족들도 추적에 합류했다.


나는 일단 음식점 바로 옆에 있던 통창의 카페에 들어갔다. 창밖으로 우리가 아이를 정신없이 찾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는지, 앉아계시던 분들이 먼저 무슨 일 있냐고 물으셨다.

“혹시 여기 앞으로 아이 한 명 안 지나갔을까요?”

“안 지나갔어요. 못 봤어요. 아기가 키가 어느 정도에요? 몇 살이에요?”

“초등학교 5학년인데 자폐라서요.”

“아…. 혹시 무슨 색깔 옷 입었어요?”

“초록색이요.”

“저희가 여기 앞을 지나가는지 계속 잘 살펴볼게요.”

“네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어디로 가야 하지. 사실 그전에도 유림이를 잠깐 놓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10분 가까이 잃어버린 적은 없었다. 겁이 덜컥 났다.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못 찾으면 어떻게 하지? 생각만 갈팡질팡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밑에서 형님이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찾았어!! 카지노 가입 쿠폰 찾았어! 카지노 가입 쿠폰 초록색 옷 맞지?”


아버님이 카지노 가입 쿠폰 데리고 오시는 중이었다. 아버님 손에 끌려오는 카지노 가입 쿠폰 보니 갑자기 밀려드는 안도감에 울컥해서 눈물이 나왔다. 그때쯤에는 온통 감사한 마음뿐이라, 남편에게 ‘카지노 가입 쿠폰 잘 보고 있었어야지! 도대체 뭐 했어?’라고 타박할 생각도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그 많은 갈림길 중에서 유림이가 향했던 곳은, 평상시 우리와 함께 다녔던 산책길 쪽이 아니라 아예 반대편의 골목길이었다. 남편과 나는 당연히 익숙한 길로 갈 거로 생각해서 다른 방향을 찍었는데,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정 반대쪽에 있었던 것이다. 식구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사람이 많으니까 이렇게 여러 갈래로 카지노 가입 쿠폰 찾으러 갔지. 우리 둘만 있었으면 어쩔 뻔했어. 그랬더니 남편의 말.

“우리 둘만 있었으면 애초에 카지노 가입 쿠폰 잃어버리지 않았을 꺼야. 사람이 많으니까, 누군가는 봐주겠지 하면서 방심했지.”


카지노 가입 쿠폰 잃어버리는 꿈을 꾼 적이 있다. 바로 옆에 있었던 유림이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목이 터져라 카지노 가입 쿠폰 외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꿈속의 나는 너무 걱정되고 무서워서 온몸을 떨면서도 그 안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다른 감정을 알아챘다. 해방감. 더 이상 유림이에 묶여 있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슬프고 안타깝지만, 그러면 이제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막상 유림이가 사라지는 실제 사건이 터지자, 꿈속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찾아다닐 때와는 전혀 달랐다. 분명 눈을 뜨고 있는데 앞이 캄캄했다. 온 세상에 암담했다. 머릿속에 반복해서 떠다니는 단어는 ‘안돼, 제발, 유림아, 어디 갔어.'뿐이었다. 꿈속과 같은 해방의 감정은 티끌만큼도 떠오르지 않았다.


카페에 계신 분들과 산책로의 어르신들에게 사건의 결말을 알리고, 서로의 고생과 안도의 감정을 나누며 함께 식당으로 돌아왔다. 어버이날 기념 식사였는데, 불효의 자리가 될 뻔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찾느라 식겁한 남편은 입맛이 뚝 떨어져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나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가 다시 안전지대로 왔다는 생각이 들자 되려 입맛이 돌았다. 남아있는 음식 싹싹 긁어먹고, 밤 9시까지 케이크, 과자, 과일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그리고 밤새 잠을 설치고, 악몽과 함께 최악의 컨디션으로 눈을 떠 일기를 쓴다. 일기에 쓸 수 있는 에피소드로 일단락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am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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