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철학관
시간은 흐른다고들 말하지만 단순히 그것을 흐름에 가두기에는 시간에 대한 속절없음이 생각보다 크다.
'흐름'이라는 말 외에 떠올려봐야 할 표현은 '누적'이다. '누적'이란 말 안에는 '반복'과 '겹침'이 혼재되어 있다. 이것을 다시 풀어보면, 시간은 '흐름', '반복' 그리고 '겹침'을 내포한다.
그렇다면 대체, 시간의 속성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이 말을 하는 순간, 지금은 지금이 아니게 되고, 여기는 여기가 아닌 것이 된다.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갔다. 같은 강물에 또다시 발을 담글 수 있을까. 처음 담갔던 강물은 이미 어딘가로 흘러갔으나, 다시 발을 담글 강물을 같은 강물이라고 여기면 어떻게든 그러할 수는 있다.
이것은 '상대성'을 말한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질문에 대한 답이 변한다.
다시, 시간의 속성으로 돌아가보자.
그렇다면 시간은 상대적인가, 절대적인가.
시간은 이 둘을 모두 내포한다.
시간이 흐르면, 반복되면, 누적되면 모두는 죽는다. 개개인의 생명은 유한하다. 그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절대적인 것이다. 죽음은 시간 안에 귀속된다. 그렇다면 시간은 더 큰 절대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나도 상대적이다. 난로 위 얹은 손과, 시원한 물에 담근 손이 느끼는 각각의 1분은 상대적으로 길고 짧다. 누군가는 죽기 전, 일생을 길게 돌아보고 또 누군가는 스쳐가는 주마등이라 표현하기도 할 것이다.
무엇이 맞는지 규명할 필요 없다.
시간은 상대적이면서 절대적이고,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이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며, 흐르기도 하고 역행하기도 한다.
다만 우리가 시간에 대해 주도권을 쥘 수 없는 이유는, 누적된다고 하여 그것이 물리적인 법칙에 의거하여 쌓이는 게 아니며, 반복된다 한들 비례적인 성장이나 증가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뜬 우리는.
그러니까 죽어가고 있는 가,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의 하루는 우리 인생의 가장 늙은 날이기도 하고, 또한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하다.
죽지 못해 사는가.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며 죽어 가는가.
어제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오늘.
오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일.
흐름.
반복.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영원할 것만 같은 시간의 속성 안에 갇힌 우리는.
시간 그 자체는 영속할지 몰라도, 그것에 놀아나는 우리네 삶은 유한하다는 걸 시간의 흐름과 반복 그리고 누적 속에서 늘 알아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