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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Mar 06. 2025

11. 카지노 게임의 시간은 거침이 카지노 게임.

확실히, 카지노 게임 감정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이 분명하다.

카지노 게임로서의 시계는 직장인 시절의 그것보다 먹고 자서 그런지 흘러가는 데에 거침이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가 된 지 어느덧 반년이다.


반년동안 어찌 지냈느냐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 잘'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어릴 때부터 꿈꾸었던 돈 걱정 없이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고 싶다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물론 돈 걱정 부분에 대해서는 남편의 생각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희망퇴직의 결말 미리 보기가 '희망'인가, '절망'인가 골라보자면 나는 '희망'쪽에 가깝다고 얘기하고 싶다.살면서 난생처음으로건강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거면 됐다. 갖고 싶은 것 중에 가장 비싸고 얻기 어려운 것을 얻었으니. 단순히 조직생활을 하지 않아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매일을 빠짐없이 스스로 다독이고 일으켜 한 운동으로 얻어진 정직카지노 게임 귀한 것이다. 회사에서와는 다르게, 그저 내가 열심히 하면 그만큼 얻어지는 것들을 카지노 게임 있다. 이것은 또 다른 성취감이다.


매일 문인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에 작년에는 대회에서 첫 입상도 했고, 이번 달에는 고작 작품 한 개이긴 하지만 전시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돈 버는 일이 아니어도 나의 자존감과 잘카지노 게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상이 따뜻해지니 팽팽했던 마음의 긴장도 느슨해진다.


하지만 느슨해진 마음에는 쉽게 불안감이 얼굴을 비추곤 한다. 이따금씩 이대로 나의 사회생활이 끝나는 것일까 불안해질 때가 있다. 인간은 모순의 동물이다. 사회생활이 싫어서 쉬겠다고 나왔으면서 그게 정말 끝일까 봐 불안하다니. 다행인 건 쉬면서 다져진 것이 단연 몸의 근육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음 역시 단단해졌다. 내 생활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으니 믿을 것은 나뿐이라 스스로 많이 들여다본 덕일 것이다. 그래도 가끔 드는 의문이나 불안감까지 완전히 없앨 수는 카지노 게임. 그게 된다면 나는 아마 군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겠지.


가끔 상처가 되는 얘기들도 들려오곤 한다. 희망퇴직 하고 잘 된 사람 없지 않냐, 역시 회사 밖은 춥다더라 라는 농담 섞인 말들 같은 거. 흘려듣긴 하지만 시장상황이 상황인지라 영 틀린 말은 아니어서 데미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얼마 전 누군가가 물었다.


"어디라도 취업하지 않는 게, 아직은 여유가 있어서야 아니면 혹시 지원했는데 안될까 봐 겁나서야?"


후자는 진짜 아닌데,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좀 고민이 됐다. 혹시 내 마음속에 어쩌면 나를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이 있는 건 아닐까? 나 혼자 마음속에 '이 정도 조건의 회사가 아니면 안 돼'라고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그 조건을 정작 내가 충족하지 못할까 봐 지레 겁먹는 것은 아닐까?


반년 동안 들어본 질문 중 가장 좋은 질문이었다.


그날 이후 몇 번을 곱씹어 보았는데 뭐, 0.1g 정도 그런 마음이 카지노 게임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쨌든 겁나서 재취업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실업 증빙을 위해서라도 몇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수정해 가면서 지원했는데, 서류 탈락했어도 데미지가 크지 않았던 걸 보면 선택받지 못할까 봐 겁나는 것은 정확히 아님이 확실하다. 그냥 마흔이 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 번은 해보고 싶다. 그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상관없이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하고 싶은 사람인지 좀 더 알고 싶다.


다행히 퇴직금과 위로금 모두 거의 그대로 통장에 남아있고, 가진 건 카지노 게임뿐인데 그 카지노 게임도 오롯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 공부는 때가 없지만, 노는 것은 때가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내 나이에 다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 핫하다는 구디 별밤은 입장도 못하는 것 처럼.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빼고 거의 다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에는 신나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내가 나의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 겁이 나서 외면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볼 생각이다.


3월, 신학기 답게 노트를 샀다.

이 노트에는 앞으로 내가 되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일, 다른 사람에게 아쉽지 않도록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할 생각이다. 현재의 오늘이 미래의 오늘에게 남기는 기록들.


희망퇴직 후 반년, 새로 시작해 볼 의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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