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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벼리 Apr 30.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설득이 되지 않을 때

선생님은 나도 모르는 내 무료 카지노 게임의 모습을 알고 있다. (3)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니, 간단한 사칙연산 과정을 지나고 조금은 어려운 수학이 시작되었다. 부모가 아이를 끼고 공부를 봐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부부 모두 상당히 바쁜 직업을 가진 맞벌이 가정에서 그게 말처럼 쉬울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조금 무책임한 결론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아이에게 수학학원에 다니기를 권했다.


아이는 완강히 거절했다. 지금 일정만으로도 하루가 바쁘고, 수학학원은 가고 싶지 않단다. 앞으로도 수학은 점점 어려워질 텐데 어떻게 공부할 셈인지 묻자, 혼자 문제집을 풀어보겠다고 했다. 이렇게 기특할 수가. 혼자 공부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훌륭할 수는 없지.


우리는주말에 서점에 들러 수학무료 카지노 게임집을 사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정해진 양을 풀도록 했다.며칠 지나 무료 카지노 게임 계획대로 자기주도 학습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무료 카지노 게임 기본문제만 풀고 심화문제는 손도 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 심화학습은 왜 하나도 안 풀었어?"

"그건 너무 어려운 무료 카지노 게임야."

"기본문제를 다 공부하고 나면 더 어려운 심화문제도 고민해서 풀어봐야지. "

"학교에서는 이런 무료 카지노 게임는 수업시간에 가르쳐주지도 않고, 단원평가에도 안 나와."

"단원평가는 기초적인 학습이 이루어진 건지 확인하는 것이니까 그렇지. 심화학습도 나중에 다 필요해."

"나중에 언제?"

"중학생, 고등학생 되었을 때 다 알아야 해."

"다 필요하면 지금 학교에서 왜 안 가르쳐 주는데?"

"... 우리 동네 학교니까 안 가르쳐주지, OO동에서는 다 풀어!"

"나는 우리 동네 사는데? 그리고 엄마도 전에는 OO동 학원들은 과한 사교육이라며!"

"야! 시키면 좀 해!"


내 접근이 어딘가에서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꼬였고, 대화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대단히 비교육적 언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자괴감이 들었다. 엄마가 시키면 하라고 했으니, 시키는 대로 심화문제를 풀면서도 아이는 불만 가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억지로 하는 공부이니, 틀린 문제가 나오거나 잘 이해가 가지 않을 때에는 과도하게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학부모 상담 때에는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상의를 했다. 내가 아이의 학교생활 모습을 들을 때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음을 참지 못했던 것처럼, 선생님도 저 이야기를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별이는 정말 못 말린다,는 결론에 합의한 후, 선생님은 해결방법을 제안하셨다.


"제 핑계를 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선생님 핑계요?'

"상담하면서 들었는데, 별이가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학생이라 학교에서 미처 못 다룬 심화과정까지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해보세요."

"선생님 말씀이라고 하면 따를까요?"

"가끔 별이가 자기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 내가 잘한 것 같지만 진짜 잘한 건가, 하고 의심하더라고요. 아마 엄마 생각이 아니라, 학교 선생님의 관점이라면 별이도 심화학습 필요성에 수긍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볼게요."


선생님의 관점을 전해 들은 아이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어렵더라도 심화학습 문제풀이가 필요하다는 것에 수긍했다. 그리고 전날까지와는 다르게, 잘 안 풀리더라도 끙끙대며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차분히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쪼그만 의심쟁이는 기어이 다음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진짜 우리 엄마한테 그런 말씀을 하신게 맞는지 확인까지 해보았다. 퇴근한 나에게 아이는 말했다.


"엄마, 선생님한테 여쭤봤는데 진짜 내가 어려운 수학문제도 풀어보고, 어려운 책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하시더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신대!"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는 힘이 이렇게 크구나 싶었다. 두 눈이 희망과 기쁨, 기대로 가득 차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겠지만, 또 넘어야 할 산들은 계속 생기겠지만, 어쨌든 그래도 오늘도 한 걸음 성장해가고 있다. 역시 선생님은 답을 알고 계신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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