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
원장 선생님은 어젯밤에서야 오늘 카지노 게임가 올 것이라고 알려주었어요. 저녁 기도 시간이 끝나고 모두 잠자리를 정돈할 때, 나는 원장실로 불려 갔어요. 원장 선생님은 마치 내일 아침 메뉴는 특별히 초콜릿 크림빵이 나올 예정이란다, 하는 말투로 내일 카지노 게임가 널 데리러 온단다, 하고 말씀하셨어요.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어리둥절한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원장 선생님은 재빨리 덧붙이셨죠.
“클라라, 카지노 게임 네가 수선스럽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나는 항상 조용한 편인데, 무엇 때문에 카지노 게임가 온다는 사실을 먼저 알면 수선스럽게 굴 거로 생각하셨을까요. 또 원장 선생님은 이야기하셨죠.
“친구들과 작별 인사는 내일 이곳을 떠나기 직전까지 미뤄두렴. 아이들이 밤새 잠을 자지 않고 소란을 피우는 것은 참을 수가 없어.”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나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조용히 짐을 싸두고, 작별 인사는 내일로 미루기로 약속한 채, 손잡이가 조금 해진 여행 가방 하나를 받아 들고 원장실을 나왔어요. 열한 개의 이층침대가 놓인 생활실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며 생각했죠. 카지노 게임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보통은 수선스럽게 구는가 보다, 그런 건 몰랐지 뭐야, 원장 선생님이 편지를 들고 있던데 한 번 보여달라고 할걸, 뭐 이런 생각들을요.
생활실은 한참 저녁 점호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스물한 명의 여자아이가 잠옷을 갈아입고, 침대를 정리하고 있었죠. 부스럭거리는 소음 사이로 나와 같은 침대의 위층을 사용하는 조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고 속삭였어요.
“클라라, 원장 선생님이 왜 불렀어?”
조의 눈빛이 울렁거리고 있었어요. 아마도 조는 늦은 오후 우리가 텃밭에서 딸기 몇 알을 몰래 따먹은 걸 들켰을까 걱정하고 있었겠죠. 정확히 말하자면 조가 몰래 딸기를 따왔고, 그걸 목격한 내 입에 딸기 두 알을 황급히 넣어준 것이지만요. 카지노 게임 대답을 잠시 망설였어요. 조는 다시 조용히 다그쳐 왔어요.
“설마 유도신문에 넘어간 것은 아니겠지?”
“아니야, 조. 실은……. 내일 카지노 게임가 온대. 그래서 짐을 싸라고…….”
조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침대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스윽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소리만 들려왔어요.
조는 원래 학교 근처 마을에서 잡화상을 하는 부모님과 살고 있었는데, 기차역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이곳으로 왔어요. 예전부터 학교에서 조는 시끄러운 수다쟁이로 유명했죠. 조는 보육원에 온 뒤에도 좀처럼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있지 못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키득거리며 장난을 치다가 생활실을 관리하는 마지 부인에게 귀를 세게 잡히고 말거든요. 아무리 여러 번 귀를 잡히고, 세인트 아무 원생답게 굴도록 훈계를 들어도 조는 좀처럼 조용해지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조가 말없이 침대로 올라간 것은 말하자면……. 처음으로 조용한 아이가 된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 일이 나로 인해 생겼다니 마음이 좀 이상했어요. 카지노 게임 우당탕 시끄러운 조와 함께 있는 것을 꽤 좋아했거든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