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향어부터 티키타카까지, 자폐스펙트럼 아이의 언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좋아요.
앨카지노 가입 쿠폰가 알고 있는 지식의 상당수는 학습만화로부터 나온 것이다.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한글을 읽지 못하던 시기부터 학습만화를 즐겨 보았는데 내가 그림책만 읽어주고 학습만화는 읽어주지 않자, 58개월 무렵부터는 혼자서 만화의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학습만화에는 일반적인 성인들도 잘 모르는 잡다한 지식이 많이 등장하는데,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학습만화를 읽으며 이러한 지식을 수집하고, 수집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열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꼈다.
물론 지식을 나열하는 행동 그 자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앨카지노 가입 쿠폰가 ‘에펠탑에는 파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어요’라고 말할 때도, ‘시간이 지날수록 금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부자가 되려면 금을 모아야 해요’라고 말할 때도 솔직히 처음 한 번은 재밌고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아이가 그런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출했다 집에 돌아왔으니 손을 씻으라고 말할 때도, 혹은 오늘 유치원에서는 뭐 하고 놀았냐고 질문할 때도 상대방이 한 질문은 다 무시하고 본인이 새로 알게 된 지식을 나열한다. 나야 엄마니까 이해해 준다지만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귀찮을까 생각하니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또 본인이 하고 있던 말을 갑자기 끊거나, 리액션이 아예 없으면 텐트럼을 부리기 때문에 최소한 처음 한 번은 들어줘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앨카지노 가입 쿠폰가 다른 사람들보다는 가장 친숙한 대상인 엄마에게 지식을 나열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는 꼭 말해야 해요.
앨카지노 가입 쿠폰의 머리는 항상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말로 표현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만약 앨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10 가지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 10가지 아이디어를 모두 입으로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평소에 입이 쉴 틈이 없을뿐더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여유도 없다.
예를 들어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외출 준비를 하면서 머리띠를 할 때도 조용히 하는 법이 없다. “이렇게 머리띠를 하면 친구들이 정말 예쁘다고 할 거야.” 라든가 “이렇게 리본을 묶으면 선생님이 칭찬할 거야.”라고 말하며 항상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는 말을 한다. 만들기를 할 때나 과학실험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블록을 아래로 옮기면 훨씬 더 튼튼해져요.”라던가 “이 가루(탄산수소나트륨)에 물을 넣으면 화산이 폭발해요.”라며 본인의 생각을 꼭 말로 옮긴다.
내가 앨카지노 가입 쿠폰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사진을 찍을 때도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엄마는 지금 앨카지노 가입 쿠폰가 너무 예뻐서 그러는 거죠?”라고 말한다. 내가 앨카지노 가입 쿠폰를 보면서 웃으면 “앨카지노 가입 쿠폰가 너무 귀여워서 웃는 거죠?”라고 묻는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모든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엄마는 말하기만 하세요.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대답은 잘 듣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앨카지노 가입 쿠폰도 일부러 특정 대답을 듣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듣고 싶은 답이 있는 경우 그 답을 들으려고 일부러 질문하는 사람을 소위 ‘답정너’라고 부르는데 앨카지노 가입 쿠폰도 답정너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자폐인들이 답정너 행동을 할 때는 우회적으로 칭찬을 받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과는 달리 앨카지노 가입 쿠폰의 경우에는 본인이 예측한 답을 그대로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일 더하기 일은 뭐예요?”와 같은 모두가 답을 아는 내용의 질문을 하고 “이!”이라는 예측 가능한 답을 듣는 것이다.
앨리스가 이렇게 모두가 답을 아는 쉬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질문을 한 후 본인이 예측한 답이 나오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함이다. 사실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 행동은 아니다. 그래서 나도 웬만하면 앨리스가 원하는 대답을 해준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이 너무 빈번해서 일상 대화를 방해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앨리스가 원하는 답을 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 더하기 일은 뭐예요?라고 물었는데 삼이라고 대답해 버리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답을 해주지 않을 때면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당황한 얼굴로 ‘그거 아니잖아!’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 내가 다시 ‘그럼 너는 답을 알면서 왜 묻는 거냐?’라고 되묻는다. 그러면 앨카지노 가입 쿠폰는 ‘답을 까먹었어’라고 말하며 진짜 이유를 숨기는 것이다. 앨카지노 가입 쿠폰의 반응이 웃겨서 일부러 틀린 답을 말할 때도 있는데 신기한 것은 답정너 질문에 아무리 제멋대로 답을 해도 텐트럼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듯 앨리스에게 대화의 목적은 의사소통이 1순위가 아니다. 그래서 앨리스와 대화를 하다 보면 아무리 오래 대화를 해도 대화를 했다는 느낌보다는 나만 일방적으로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만 6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요즘의 앨리스는 예전의 틀에서 벗어나서 대화다운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본인이 원하는 답이 아닌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앨리스와 지금까지 나누었던 대화도 재밌었지만, 앞으로는 얼마나 더 재밌게 대화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