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연금 개혁으로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늘었는데, 나중에 받을 돈은 별 차이 없다니 이게 무슨 개혁이냐.”
직장인 최 모 씨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보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계산기를 꺼내 들었다.
바뀐 기준대로라면 앞으로 평생 더 내야 할 금액은 5천만 원이 넘지만, 실제로 받게 되는 연금은 2천만 원가량 더 늘어나는 데 그친다는 결론이 나왔다.
최 씨는 “계산만 해보면 누구든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느낄 것”이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연금개혁 이후 ‘손해 본다’는 반응이 직장인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미래 세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청년층 사이에서는 불신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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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다.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8년간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반면 연금 수령액은 은퇴 전 소득의 40%에서 43%로 소폭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계산해보면 월 평균소득 309만 원인 직장인이 내년부터 40년 동안 보험료를 낼 경우, 연금 개혁으로 총 1억8천여만 원을 납부하게 되며 이는 기존보다 5천400만 원 이상 많다.
그러나 수령액은 25년 동안 약 2천100만 원 더 늘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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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에 대해 직장인들은 “기껏 개혁해놓고 카지노 가입 쿠폰만 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청년층은 ‘내가 낸 돈보다 받는 게 적다’는 인식이 강하다.
정치권 30·40대 의원 8명은 지난달 공동 기자회견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성세대는 혜택을 누리고, 청년은 부담만 떠안는다”고 지적하며 국민연금법 개정안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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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연금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오히려 청년층에 유리한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이번 개혁은 고령층보다 청년층의 미래를 고려한 조치”라며 “고령층이 은퇴 전에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방식이 세대 간 형평성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제갈현숙 한신대 교수도 “공적연금은 세대 간 연대를 기반으로 한다”며 “현재 노인이 좋은 조건으로 연금을 받는 건 과거 세대가 부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권이 청년을 위한다면 보험료 대신 납부 등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청년층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설명에 나섰다.
이기일 복지부 차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카지노 가입 쿠폰하지 않으면 향후 청년들이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이번 개정에는 정부 지급 보장 조항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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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청년층은 이번 카지노 가입 쿠폰안에 회의적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 가입 쿠폰안에 반대했다. 30대도 반대 비율이 찬성보다 훨씬 높았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전국 18세 이상 2,012명 대상, 3월 26일 발표)에 따르면, 18~29세의 찬성 비율은 29.1%에 불과했고, 반대는 52.9%에 달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의 30~40대 의원 8명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세대는 혜택을 먼저 받고, 청년층은 부담만 떠안게 됐다”며 연금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위원들은 이에 항의해 전원 사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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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구조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갈현숙 한신대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을 유도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청년층 보험료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18년 만에 이뤄진 연금 개혁은 ‘세대 간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현 세대 손해만 커졌다’는 청년층의 반발이 충돌하면서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더 나은 연금 제도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하지만, 당장 눈앞의 손해를 받아들이기 힘든 이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