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초 브런치 3기 무지개 작가 모임.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는데, 이제는 글을 핑계로 수다 떠는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소설 속 다락방 같은 아기자기한 카페에 모인 다섯. 커피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무지개 작가님들. 감자 넝쿨 올라오듯 이야기가 주렁주렁 이어진다. 어쩜 이렇게 자연스러울까? 글을 통해 서로를 알아서일까? 아니면 함께 읽고 쓰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친밀함 덕분일까?
대화의 시작은 카페의 신박한 더치페이 시스템. 한 명이 결제하고 돈을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개별 결제가 가능하고 1/n 정산까지 자동으로 된다니. 모임 주최자인 내가 할 일이 없어졌다. 좋아해야 하나, 섭섭해야 하나. 세상이 이렇게 편해졌다니. 이런 거 신기해하는 거 좀 촌스러운가 싶었지만, 같은 표정으로 우와우와 하고 있는 작가님들과 묘한 동질감을 새삼 느꼈다. (자리를 잘못 잡은 덕에 졸지에 알바생 노릇까지 해주신 빛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감사해요.)
엄마들 아니 작가들의 수다는 아이들 학원 이야기로 시작해 새봄 작가님의 하브루타 독서 교육 이야기로 흘렀다. 쌍둥이 아들의 극과 극 성격 분석과 고양이 집사 이야기까지. 빛나 작가님의 미적 감각과 캘리그래피 이야기를 듣다 약간 거리감을 느꼈음을 고백합니다. '캘리그래피, 그림 그리기 참 쉽죠?'라는 말은 똥손에게는 별나라 이야기였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의 방 꾸미기 고민은 3월 마지막 주에 책상을 들일 수밖에 없는 윤슬 작가님의 속사정으로 이어지고. 바람꽃 작가님은 500원을 활용한 자녀 교육법과 스트레이키즈 덕질을 이용한 사춘기 딸과의 거래 비법으로 눈을 번쩍 뜨이게 해 주었다.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수다 타임. 작가님들의 숨은 매력과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눈 시간.
아 우리 작가였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야기의 방향은 글 이야기로. 쓰는 사람으로서의 고민들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글을 쓰고는 있지만, 매번 뻔한 결론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 하고 싶은 말은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는데 글로 풀어내지 못하는 답답함.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초조함.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이 모든 고민이 하나하나 너무나 공감되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다행인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 마음 이해 못 하지.
무지개 작가 모임 2월의 리더가 되면서, 더 많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1월의 리더였던 태쁘 작가님은 '출간'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내고 아낌 없이 나누어 주셨다. 황새는 못 되어도 뱁새라도 되어보자는 나 혼자만의 다짐. 의외로 감투 체질인 걸까.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거의 매일 글을 쓰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브런치 북으로 묶을 수 있었다. 혼자서 글을 썼다면, 함께한 글동무가 없었다면 아마 도전하지도 노력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다행히 뱁새 다리는 찢어지지 않았고, 짧은 다리라도 쭉쭉 뻗는 방법정도는배운듯. 2월의 리더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해 무언가 말하고 싶었는데 다행이다. 해보고 말할 수 있어서.
"작가님들 그냥 많이 쓰세요. 뭐라도 많이 쓰다 보면 어떻게든 되는 것 같아요. 한 명의 독자를 정해놓고, 허공을 바라보며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들겨 보세요. 연재일을 정해두고, 살짝 압박감을 가지며 글을 써 보세요. 일주일에 두 편 정도는 발행해 보세요. 발행 버튼을 누른 뒤 해방감도 느껴 보세요. 매일 쓰다 보면 속도가 붙어요. 글쓰기 시동이 걸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진달까요. 뭐부터 해야 할까 껌뻑껌뻑 빈 화면만 들여다보며 머리 쥐어뜯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 거예요. 한 번 해 보세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사는 이야기, 쓰는 생활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다. 다 큰 어른이 된 뒤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 결혼을 한 이후에는 더욱더 나를 드러내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글을 통해 만난 작가님들 덕에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시간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은 느낌. 인연 계속 이어가요.
함께 글을 쓰는 것은 단순한 취미 공유가 아니다.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응원하는 일이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글을 쓰지만, 이렇게 모여 이야기하며 다시 한번 확신한다. 글을 쓰는 길은 고독하지만, 옆에서 함께 가는사람이 있으면 그 길은 여행이 된다. 여행길의 흥에 겨워 카지노 게임 사이트 톡방에 불현듯 마음속 품고 있던 말을 내뱉었다. (박제까지 해주셔서 감사해요.) 함께하는 여행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 50번째 글을 발행한다. 50번째 글에 글동무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더없이 뿌듯하다.
작가 모임 뒤, 며칠 동안 일상의 일에 치여 잠시 글을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출근하여 새로운 업무에 정신없이 종종거리고 있는 중 온 알람. "카지노 게임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오 마이 갓. 휴대폰을 보며 피식대는 내 모습을 누가 봤다면, 썸 타는 사람한테 설레는 톡이라도 왔나 했을 거다. 브런치는 글쓰기 밀당의 고수다. 두드려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은 철벽 글쓰기. 그에게 지쳐 살짝 거리를 두려는 걸 알고 다시 나를 당겨주는 고마운 알람. "현생에 치여서 글쓰기 잊으시면 안 돼요"하고 나의 손을 쑤욱 끌어 주었다. 고마워요, 카지노 게임.
일 년 중 가장 설레기도 두렵기도 한 3월이 눈앞에 왔다. 하지만 나에게 손 내밀어 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 그리고 때로는 한 걸음 앞에서, 또 때로는 한 걸음 뒤에서 함께 쓰는 글동무들손에 손 잡고 밀어주고 당겨주고 하고 싶다.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여행에서 계속 걸어 봅시다. 3월 모임에서 또 웃으며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