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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7. 2024
자장가 금지령
잘 좀 자라 우리 아가
드디어 작은 카지노 가입 쿠폰가 책을 읽어달라며 침대 맡으로 책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큰 카지노 가입 쿠폰와는 잠자리 독서를 오래도 했고, 아이가 한글을 익힐 무렵엔 조금씩 번갈아 읽기도 하며 꾸준히 해왔던 루틴이었는데 작은 아이는 좀처럼 흥미를 보이지 않아 못했던 일이었다. 기다리다 못해 친히 책을 들고 곁에 앉아 읽어주겠노라 하면 '너는 읊어라, 나는 놀 테니'하는 태도를 보여 과연 그 조그만 귀에 내 목소리가 들리긴 하나 의심이 되곤 했다. 성심을 다해 구연동화하듯 읽는데 생활소음 취급이라니. 떼잉.
그러던 카지노 가입 쿠폰가 자발적으로 책을 몇 권 뽑아 들고 오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사실 힘이 세서 책장 한 칸의 열 권도 족히 넘는 책을 죄다 뽑아 오길래 질겁하고 '3권만!'을 다급하게 외쳤더랬다.('2권만!'이라 할걸. 다급해서 너무 후하게 배팅했네.) 그 이후로 딱 3권씩 뽑아오는 아이에게 왕년에 성우의 꿈을 잠깐 품은 적이 있던 에미는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열연을 펼쳐 보인다. 2권만 읽어도 모래를 삼킨 듯 목이 거실 해오는 개복치 성대의 소유자지만 내 새끼가 원한다면야, 내 성대쯤 기꺼이 갈아 넣으리.
책을 들고 신나게 침대로 올라오는 아이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잠자리 독서의 시작이 늦은 만큼 이 행복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을 거라는 예감에 순간이 소중하다. 어김없이 읽었던 책을 또 읽어달라 하고 또또 읽어달라 하는 무한반복의 굴레에 빠져 있지만. 점점 흥을 잃는 에미와는 달리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뒷이야기를 알아 입이 근질한 스포일러처럼 아이는 킥킥대고 조잘대며 몰입한다. 그렇지, 알은체 하는 게 세상 재밌지. 알지 알지.(그래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야 꼰대.)
큰 카지노 가입 쿠폰를 키울 때는 같은 책을 왜 반복해 읽어달라는지 몰라 경청의 중요성을 설교했고, 삽화를 보며 자꾸 지방방송을해서 왜 책 읽는 흐름을 끊냐며 조그만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집중하라고도 했던 것 같다.
<반복 독서의 장점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를 토대로 뒤에 일어날 일을 말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등 자신감 고양에 도움이 되고, 반복해서 볼 때마다 새로운 점을 발견하며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도 있으며 아이의 책 취향과 관심을 파악하기에도 유용해서 좋다.
<동화 삽화의 중요성
글자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삽화를 주의 깊게 보면 글로 표현되지 못한 디테일한 표정이나 정보를 캐치할 수 있고, 뒤에 일어날 일도 예측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충분히 책 읽기를 즐길 수 있고 관찰력과 판단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책을 끝까지 읽어주는 게 목표였던 초짜 에미도 이젠 보고 들은 게 있어 작은 아이에게는 조금 더 관대하고 능숙하게 잠자리 독서를 해준다. 무한반복도 지방방송도 오케이. 이렇게 쓰고 보니 애지중지 열정을 다해 키운 큰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너무 팍팍하게 군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열정은 고이 묻고 '사지 멀쩡하게만 자라다오'를 읊조리며 힘 빼고 키우는 작은 아이에게도 미안해지는이마음은 뭐란 말인가, 거 참.
간 밤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간택받은 책 3권 중 2권은 이미 삼세번도더 읽어준 책들이었고, 한 권은 아이가 처음 꺼내온 책이었다. 그런데, 저 익숙한 책 표지. 아... 동요집.나의 엄마도, 엄마의 엄마도, 엄마의 엄마의 엄마도 불러줬을 구전동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정규코스를 밟아온 어린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동요들까지 30곡 넘는 노래가 손유희와 함께 담겨있는 그 동요집. 헙, 난감하네.
눈은 어디 있나, 요기
코는 어디 있나, 요기
귀는 어디 있나, 요기
입은 어디 있을까, 요기
엄마 눈은 어디 있나, 여기
엄마 코는 어디 있나, 여기
엄마 귀는 어디 있나, 여기
입은 어디 있을까, 여기
덧. 이 노래 제목이 <요기 여기인 거 아셨던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