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가을의 어느 날
카지노 게임은 내게 떠난다며 속삭였지요
메아리조차 울리지 않았지만
그 말은 나의 마음속에서
날카로운 가시를 내세운 채
상처들을 내었지요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영원히 카지노 게임의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고
그렇게 말하던 카지노 게임이셨는데
언제나 곁에 있을 것이라고
절대로 카지노 게임을 홀로 두지 않겠다고
그렇게 말하던 카지노 게임이셨는데
이제는 그 말들이 진심이었는지도
나는 알 수 없어요
우리 함께 보내던 시간들이
사랑이었는지도 나는 이제 모르겠어요
카지노 게임은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카지노 게임이 남긴 말만
나의 곁을 맴돌아요
밤이 어둠과 함께 찾아왔지만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채
여전히 여기 이곳에 서 있어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어요
주먹에 힘을 준 채
복받치는 설움을 참고 있어요
그래요, 나는 카지노 게임 속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