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장 주차장에 세워둔 차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작은 온실로 변해가고, 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는 시간 동안, 실내 온도계는 30도를 훌쩍 넘어 차 문을 여는 순간 찜질방이 따로 없다. 핸들은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져 있고, 에어컨을 켜도 뜨거운 바람만 나온다. 에어컨 가스가 없나 왜 이러지? 이열치열을 즐기면서 목적지로 향한다. 한여름 본격적인 무더위를 맞이하기 전에 신호를 보내온 자동차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우리의 육체도 병이 깊어지기 전에 이처럼 작은 신호들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 미세한 아픔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무시한 결과, 결국 큰 병으로 번지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쓸쓸한 깨달음이 햇살처럼 마음에 내리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