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겁쟁이를 응원해
베트남 다낭여행에 필수로 들어가는 코스가 있는데, 그게 바로 롯데마트 쇼핑이다.
유명한 곳엔 다 이유가 있다지만, 한국에도 널려있는 롯데마트를 굳이 비행기까지 타고 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해외 대형마트 구경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데 롯데마트는 영 흥미가 안 생긴다. 대신 검색해 보니 현지인들이 주로 방문한다는 GO마트가 있다!
확실히 한국인이 거의 없었다. 쇼핑하는 현지인들 곁을 맴돌면서 그들이 담는 것 중 괜찮아 보이는 걸 따라서 담는다. 아이들에게도 과자쇼핑의 기회를 준다. 이 아이들이야말로 어차피 까막눈이어서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뭐라고 써져 있는지 알게 뭐냐, 내 눈에 맛있어 보이는 걸로 고른다' 주의이다. 물론 실패도 있지만 그중에 발견되는 보석템들이 있으면 행복이 20배 커진다.
마트를 더 오래 구경하고 싶었지만, 아침부터 지속된 강행군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살짝 히스테릭해졌다. 지금이다. 지금이 기회다. 무슨 기회냐고?
바로 내가 가장 걱정하고 기대한 "마사지" 말이다.
겁이 많은 아이들이라 한국에서부터 유튜브로 "다낭 어린이 마사지"라고 검색하고 함께 예습까지 했다. 하지만 실전에 투입되면 무섭다며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사지에 "낮잠"을 결합해줘야 했다.
이렇게 피곤함이 극으로 치달았을 때 어두운 분위기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낮잠 자며 체력보충하고, 어른들은 힐링하는 게 나의 빅픽쳐였다.
이미 예습을 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기에 일단 출발은 순조로웠다. 6세 친구들에겐 나름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로컬보다는 잘 갖춰져 있는 좋은 시설로 예약했다. 이 말은 즉슨,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싸다는 뜻이고, 실패할 시에는 경제적 타격도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차를 마시며 마사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옷을 갈아입고, 발을 씻으면서 점점 마사지에 가까워지자 6세 친구들의 표정은 굳어져갔다. 패밀리룸으로 들어갔을 때는 어두운 방에 따로 떨어진 침대에 각자 누워야 한다는 사실에 결국 오열했고,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담담히 실패를 받아들이고 중단을 준비했다.
그런데! 역시 이래서 다들 경력직을 뽑는 것인가...! 마사지를 담당하시던 직원분들께서는 오열하는 아이들의 침대를 착착 움직여서 엄마 옆으로 붙여주셨고, 아이들이 내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하며 달래주셨다. 그리고 팔과 다리, 머리카락만 살살 만져주며 낮잠 유도까지 해주셨다. '우는 아이쯤이야~' 하는 프로페셔널함에 나와 남편은 진심으로 감동했고, 덕분에 9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편안히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 역시 낮잠을 푹 자면서 체력회복에 성공했고, 그렇게 우리 가족의 첫 경험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4인가족 90분 마사지에 한화로 12만 원 정도 지출했는데,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그야말로 굿 스타트였다.
이 좋은 시작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서, 동남아로 여행만 가면 1일 1 마사지를 요구하는 게 다름 아닌 우리 집 어린이들이다. 시작은 그렇게나 어려웠는데 말이다.
나를 닮았다.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고 시작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 그렇기때문에 너희에게 알려주고싶다. 일단 시작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처음은 낯설고 무서워도 그게 너의 취향일 수 있음을. 엄마처럼 두려워서 주저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응원하고 싶다.
내 새끼가 나의 단점을닮았다는 것은 더욱 답답하고 안쓰럽다. '저렇게 겁이 많으면 후회할 일이 많을텐데,저러다가 기회 다 놓칠텐데!' 내가 걸었던 그 힘든 가시밭을 내 새끼가 따라오고 있는 걸보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방향을 틀어주고 싶다. 하지만 어쩔텐가. 어엿한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도못 고친 내 단점을 이 작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무슨 수로 고칠거야. 그냥 응원해줘야지. 그리고 옆에서 속삭여줘야지.
'그렇게 무섭진 않을걸? 같이 해보자. 그리고 성공 실패 상관 없이, 이게끝나면 우리 같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스크림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