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가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난 중대 발표를 한다.
"여러분~ 우리 집에 카지노 게임이 났습니다. 축복해 주세요!"
말을 꺼내자마자 우리 집 꼬마가 수줍은 미소를 띠우며 자리를 쓱 피한다. 누가 봐도 자기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걸 안다는 듯이. 난 카지노 게임와 일순에 눈을 마주치곤 이야기를 마저 해 나간다.
"오늘 안방에서 이부자리를 정리하는데 건우가 자꾸 내 뒤를 따라다니는 거야. 그러더니 이런 말을 하더라."
"카지노 게임, 내가 꽃이라면 난 카지노 게임에게 예쁜 꽃으로 피어나고 싶어."
"아, 그래? 그리고 건우가 한 마디를 더했어. 난 그 말에너무 감동을 받은 나머지 하던 일을 당장 관두고,건우가 한 말을 까먹기라도 할까 봐 아주 급하게 노트에 적어봤지. 그 순간 난 깨달은 거야. 이건 시구나!"
"카지노 게임, 내가 꽃이라면
카지노 게임에게 예쁜 꽃으로 피어나고 싶어.
영원히 죽지 않는 꽃.
하늘나라에서 카지노 게임를 만나면
다시 피어나는 꽃."
모두에게 그 시를 들려주자 꼬마 카지노 게임은 쑥스러운지 엄마에게 폭 안기곤 그제야 자기 자리에 앉는다. 아빠와 누나가 꽤 놀란 눈치다. 아빠는 건우에게 되묻는다.
"아들아 네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
아빠는 믿을 수 없다는 말투로 아들에게 받은 감동을 재차 강조한다. 평소 좀 무뚝뚝한 아빠의 리액션치고는 굉장했다. 아들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적어 내려가는 순간 그것이 바로 '시'임을 깨달았던 이 놀랍고도 벅찬 경험을 나는 밥풀을 튀겨가며 연실 떠들었다. 집에 정말 큰 축복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우리는 다들 몹시 들떠있었다.
그날을 떠올리며 글을 쓰는 지금, 심장이 몽글몽글 부드러워져 그만 녹아내릴 것 만 같다. 올해 7살 우리 아들은 하늘나라얘기를 곧잘 한다. "엄마는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해, 나보다 엄마가 더 소중해, 우리가 하늘나라에서 서로 알아볼 수 있을까?" 이런 식의 물음들이 가득하다. 그러면 난 "엄마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건우와 함께 살 테지만, 아마 엄마가 건우보다는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을 거야. 분명한 건 엄마는 무조건 너를 알아볼 수 있다는 거야."라고 대답하곤 한다.
7살 아들은 아직 죽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잘 모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 있을 거라 난 생각한다. 다만 죽음이라는 건 엄마가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되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쯤은 안다. 그게 어떤 일일지 잘 모르지만, 상상만 해도 "카지노 게임, 나 눈에 눈물이 나."라고 말할 정도로 아주 아주 슬픈 일이라는 걸 아들은 본능적으로 예감한다. 아들은 엄마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죽어서도 꽃으로 피어나 엄마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엄마 꽁무니를 따라다니다가 어쩌다 툭 하고 내 던져 보인 것일 테다.
예쁜 꽃으로도 모자라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피울 꽃이라니!
그 꽃을 만나려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걸 까.
'너란 꽃을 피우려고!'
아름다운 시를 선사한 후 아들은 하늘나라에 대해 더는 묻지 않았다. 하늘나라에서 엄마를 만나지 못할까 봐, 엄마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지 않았다. 꼬마카지노 게임 스스로가 피어날 꽃이므로, 자기는 엄마를 만나면 예쁘게 피어나는 꽃이므로,
더 이상,그런 건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A4 종이 6장을 붙인 큰 그림
/꼬마카지노 게임 돌토리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