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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됐거든 Apr 20.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토요일 저녁 #2

“카지노 게임 사이트 정도 남았습니다” -만약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격주로 나가는 글쓰기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쓴 글을 간혹 업로드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썼었거나 최근에 쓴 글 중 제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브런치에 남겨볼 예정이에요. 글 주제는 랜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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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모임에서 썼던 글입니다. 큰 주제는 '죽음'이었고,구체적으로는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가정을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무겁고, 금기시되는 단어이지만 한편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는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썼던 글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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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사이트 정도 남았습니다”

만약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


“준비하셔야겠습니다. 석 달 정도 남았습니다.”


순간 아득했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역시나 적응의 동물인건가. 시간이 며칠 지나니 정신이 든다. 그리고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스갯소리로 ‘무병장수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죽음은 늘 언제든 올 수 있고 나는 다만 내가 내 마지막을 미리 알 수 있기를 내심 바랐었다. 비록 무병장수의 꿈은 이루지 못했어도 내 끝을 먼저 알고 준비할 수는 있게 되었다.


우선, 내 소유로 된 모든 것을 내 동생에게 주겠다. 그래봤자 별거 없지만 크고 작은 모든 것을 너에게 주겠다. 그걸 그대로 가지고 있어도 좋고 이들을 처분한다고 해도 전혀 서운해하지 않겠다. 어느 쪽이든 너의 인생에 보탬이 되는 방식이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너를 어떤 동생이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동생”이라고 답했었다. 터울이 많이 나는데다 나의 이 대답이 마치 자식을 대하는 것같아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혹시나 나를 부모같은 언니로 오해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건 나의 바람이었고 기실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언니였다. 너에게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언니이기를 바랐지만,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늘 불안정하고 모자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었다. 심적으로 듬직한 언니는 못되니 적어도 짐이 되거나 무능한 핏줄은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너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예컨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거나, 가정을 꾸리게 된다거나 아니면 이런저런 이유로 급하게 돈이 필요해졌을 때에 언제든 편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언니이기를 원했다. 이제 이렇게 일찍 떠나게 됨으로써 내가 그 역할을 직접 해볼 수는 없지만, 내가 가진 것들은 애초에 너를 위해서 쓸 준비가 되어있었으니 그저 기쁘게 받아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 아빠를 너의 몫으로 남겨두고 가서 정말 미안하다.


좋은 스튜디오를 예약해 영정 사진을 찍어야겠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나의 마지막을 이 사진으로 기억할테니 샵에서 헤어, 메이크업도 받고 최대한 예쁘게 남겨둬야겠다. 밝게 웃는 모습으로 찍을테다.


런던행 비행기를 예매해야겠다. 셜록 홈즈의 나라 영국. 내 꿈의 나라였는데 여길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다녀와야겠다. 일단 무작정 가서 박물관이며 미술관을 질릴 때까지 가야지. 그리고 며칠은 스코틀랜드에 다녀와야겠다. 유럽의 본진은 이탈리아라는데 영국이 지겨워질 때쯤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한 2주 정도 있어야겠다. 먹고 자고 놀러다니면 인생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질텐데, 그리고 그 좋은 풍경들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질텐데 그때 문득 내 처지가 딱해지기는 하겠다.


더 돌아다니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지만 그러면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짧아지니까 여행은 한 달 정도로 마무리하고 귀국해야겠지. 남은 두 달은 가족들과 함께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데 써야겠다. 우리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막상 정말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후회의 감정은 없다. 이상한 일이다.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잡았더라면’, ‘그때 그 기회를 잡았더라면’ 이런 후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남은 3개월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야할까만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지금은. 이 마음이 지속되면 좋겠다.


앞으로 3개월 후면 연말쯤이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을 한 번 더 겪어보고 갈 수 있어 다행이다. 이 가을이 끝날 무렵의 나는 아마 사그라져가겠지만 지금보다 3개월만큼은 채워져 있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그래야 덜 억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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