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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lee Feb 10. 2025

세카지노 게임 추천 눈

몰랐던 것들- 나에 대해서- 눈

노안이다. 손톱을 깎으려면 살에 붙어 있는 부분과 안 붙어 있는 부분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감으로 깎는다. 어차피 늙으면 안 보일 텐데 뭐 어쩌겠는가? 그래도 나에겐 눈이 하나 더 있다. 오른쪽 손바닥에 나의 세 카지노 게임 추천 눈이 있다. 지금은 감고 있어서 볼 수도 보이지도 않지만 있다. 내 머릿속에서 기억하고 있으니 확실히 있었다.


1년을 넘게 주말이면 바다로 산으로 어디를 갈지 계획하지 않고 다녔다. 나의 자주색 코란도는 나의 진심 어린 카지노 게임 추천 같았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내 노래를 들어주고 나와 함께 밥 먹고 나와 함께 잠도 자고 나를 추위에서 품어주고 나를 더위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발이 네 개이고 튼튼해서 강이며 해변이며 대충 길 같아 보이면 다 들어가 주었으며 웬만한 것들과 부딪혀도 용서해 주었다. 나의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렇게 나를 1년이 넘게 위로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용기를 주었다. 땅끝마을을 지나 목포로 올라가는 서해안 도로를 어두운 밤에 지나칠 때였다. 부고문자를 받고 급히 대구로 밤새 운전해 도착했다. 친구의 아버님의 부고에 옷을 챙겨 입고 갔지만 절만 카지노 게임 추천 나왔다. 친한 친구도 아니라는 핑계를 대고 발인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변명을 대며 그냥 나온 것이다. 근데 무슨 이유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1년 만에 전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곧장 경주로 갔다.

무슨 생각으로 전화를 했고 무슨 생각으로 경주터미널에 있는지 몰랐다. 모르고 싶었다. 1년을 헤매다 헤매고 피하고 피하던 M의 얼굴이 장례식장에서 떠올랐던 거다. 까만 피부의 단발머리를 한 내 전여자친구 M은 동남아 사람이냐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 나는 그래도 예쁜 동남아 사람이라고 놀렸었는데 동남아시아 나라를 가보니 정말 닮았더라. 그리고 정말 M은 예쁜 얼굴이더라.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런저런 핑계며 변명을 대고 친구들과 앉은자리에서 마신 소주 몇 잔을 뒤로하고 동대구터미널에서 경주터미널 가는 버스를 타게 된 것이다.

1년 만에 전화를 했고 곧 결혼한다고 하는데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애걸복걸을 하니 만나주기로 한 것이다. 안 만나준다 해도 만나러 갔을 것이다. 암튼 알고 있었나 보다. 만나긴 만나야 한다는 것을...... 경주터미널에서 M의 작은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는 중에 눈물이 났다. 보고 싶었다며 질질 짜며 눈물을 흘렸다. 그냥 막 울었다. 숨이 차올라 헉헉 거리며 울면서 또 울면서 보고 싶었다고 울었다. 미친놈 보듯 나를 쳐다보는 M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사랑하진 않았을 텐데 이 미친놈은 왜 이렇게까지 우는 걸까?'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뭐라도 먹고 기운 내라고 한다. 그래 뭐라도 먹자. 자주 가던 해장국집에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나니 아직도 예쁜 얼굴의 M을 꼬셔서 모텔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결혼을 앞둔 전 여자 친구를 헤어진 지 1년 만에 만나서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 다음 드는 생각이 고작 이거라니 한심하지만 본능인가 보다 했다. 말해 볼까? 싶었지만 그냥 카페로 가서 푹 꺼진 소파에 눕다시피 하며 마주 보게 되었다. 1년 동안 어떻게 지냈고 앞으로 어떻게 결혼하며 신랑은 어떻고 시댁은 어떠며 이런저런 얘기를 편하게 잘도 한다. 나보다 못생겼을 테지만 키도 크고 덩치 좋은 책임감 있는 남자 같았다. 나도 1년 동안 어떻게 지냈으며 어떤 기분인지 말했다. 나는 찌질한 남자였다. 무슨 말을 해도 찌질한 말이고 무슨 표정을 지어도 찌질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또 울었다. 보고 싶어서 울었고 찌질한 못난 남자라 또 울었다. 도저히 더 울고 싶지 않은 나를 도저히 더는 못 봐줄 것 같은 M이 그만 일어나자고 한다. 그리고 나를 경주터미널에 데려다주었다. 담배도 피우고 화장실도 두 번은 갔다 왔는데대구로 가기 싫었다. 그때까지 옆에 있어준 M을 전화박스 옆으로 몰고 가 손을 잡고 입맞춤이라도 하려고 힘을 써 봤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냥 가만히 힘을 빼는 M의 손을 왼손으로 잡고 입맞춤 대신 내 오른쪽 손바닥으로 동남아 최고의 미인인 M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았다. 현미경보다 더 자세히 초근접 촬영하는 렌즈처럼 내 오른쪽 손바닥에 있는 눈은 아주 오랫동안 동남아 최고미인의 얼굴을 본 것이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내 가슴속에 저장해 두었다. 나중에 내가 늙어서 눈이 보이지 않더라도 꼭 니 얼굴만은 기억하고 싶다고 내 손바닥에 있는 눈으로 널 새겨둘 테니까 나중에라도 우리 꼭 못 알아보고 지나치지 말자고 말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화 속 대사 같은 말을 하고 나니 또 눈물이 났다. M도 울었다. 그리고 난 버스를 타고 눈물을 닦으며 창밖은 보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노안이라 불편한 건 없다. 잘 안 보이면 안 보이니 그런대로 괜찮은 점이 있다. 혹시 아는 사람인가? 지나치는 사람마다 눈인사를 건넬 필요도 없고 누구라도 알았던 사람인데 그냥 지나쳤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노안이라 잘 안 보인다고 말하면 된다. 사실이니깐 죄책감도 없다. 대신 보이는 것보다 느끼는 감각이 더 좋아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손톱이 안 보여 감으로 경계선을 나눠 정확히 자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런 것 같다. 나의 얼굴에 있는 눈은 앞으로 계속해서 보고 싶지 않을 테지만 나의 오른쪽 손바닥에 있는 눈은 다시 뜨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지질했던 내 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던내 눈은 이제는 메말랐는데 또 민정이를 만난다면 나의 세 번째 눈마저도 울게 될까 걱정이다. 벌써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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