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6. 손자 VS 제갈공명
전쟁에서 승패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게임에서 승부를 미리 짐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병법서에도 승리를 예측하는 정량적 방법과 정성적 방법이 있지만, 숫자로 헤아려 알 수 있는 것은 승리의 확률일 뿐이고, 실제로 현장에서 승패를 가늠하는 것은 전장을 지배하는 주된 변수들의 정성적 평가로 이루어졌습니다.
동양에는 많은 병법서가 있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병법서로는 손자병법과 삼십육계병법이 있고, 천재 전략가로는 손자와 제갈공명이 유명합니다. 오늘은 손자와 제갈공명은 승패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었는 지, 그 비기(秘技)를 살짝 훔쳐보려고 합니다.
손자병법은 손자(손무孫武)가 썼지만 여러 버전이 존재했고 현재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삼국지의 조조가 13편으로 요약해서 해설한 버전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 글은 사실상 조조와 제갈공명의 비교라고도 할 수 있어 저도 글을 쓰면서 마치 삼국지 적벽대전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손자병법은 승리를 위한 13가지 계책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이렇게 하면 반드시 진다는 다섯가지의 패전오계敗戰五戒*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손자는 '이렇게 하면 반드시 패한다'고 말하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 미리 가늠했습니다.
1.적강필패(敵强必敗): 적이 나보다 강하면 반드시 패한다. 당연하겠지만, 적이 누군지도 그리고 얼마나 강한지도 모르고 덤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피지기知彼知己가 안된 케이스이므로 필패必敗입니다.
2.불비필패(不備必敗): 준비되지 않은 전쟁은 반드시 패한다. 훈련은 고사하고, 장비와 군수, 인력, 작전이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이겼다면 그건 운명의 장난이거나 요행일뿐 대부분은 패배하게 됩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되어 있다면 근심할 필요 없습니다.
3.이몽필패(異夢必敗): 장군과 군사가 서로 뜻이 안맞아 따로 놀면서, 동상이몽同床異夢하는데 이길 수 있을까요? 손발이 안맞으면 도둑질도 못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전쟁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상하상수(上下相隨), 위아래가 서로 한 몸처럼 움직여야 됩니다.
4.소실대패(小失大敗): 작은 일을 맡겨봐서 능력이 검증되어야 큰 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병사들의 목숨과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전쟁을 검증되지 않은 이에게 맡기는 것은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앞의 등불과 같이 위태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5.유위필패(有爲必敗): 전장에서 무위(無爲)란 믿고 모든 것을 맡긴 다음에는 신뢰카지노 게임 사이트 것입니다. 왕이 장군을 믿지 않고 후방에서 쓸데없는 참견으로 전장에 나가있는 장군의 작전에 간섭카지노 게임 사이트 불필요한 유위(有爲)는 필패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럼, 제갈공명은 어떻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미리 가늠했는지, 승패勝敗편의 내용을 살펴볼까요?
1.Right Person, Right Position: 병사들의 능력과 장비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지 않으면, 역할과 책임을 구분하지 못해 전군, 중군, 후군의 삼군이 태만하고 변화에 깜짝깜짝 놀란다.
2.Discipline & Training: 잘 훈련된 병사들은 즐길 때는 즐기면서도 서로간에 조심하지만, 오합지졸들은 군내에서 서로간에 예의와 신의가 없고 군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3.Integrity & Bravery: 병사들이 용감히 싸우는 것으로 서로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이득을 챙길 것이 무엇인가만 궁리하고 있다면 전쟁은 해보나 마나이다.
4.Dignity & Prestige: 무력과 위엄을 우러러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禍)를 피하고, 복(福)을 부탁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들이 적들의 화살앞에서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도망갈 궁리뿐일 것이다.
5.Trust in Fairness: 상賞과 벌罰의 기준이 명확하고 장군이 이에 따라 포상을 주지 않으면, 참모와 군사들이 서로를 요사스러운 말로 현혹하여 반드시 패망할 징조가 된다.
어떠신가요? 손자와 제갈공명의 말이 원칙과 실천의 측면에서 표현이 다를 뿐,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기고 지는 걸 미리 알 수 있다면 전략을 수정하거나 전술을 보정하는 등 목적을 중심으로 한 방향 전환의 피봇팅Pivoting을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후퇴하거나 도망쳐서 후일을 기약할 수도 있는 것이죠.
뻔히 지는 줄 알면서도 싸우면 무능한 바보이고,
아무 생각없이 무모하게 덤비면 하수下手이며,
싸워서 겨우 이기면 중수中手이고,
싸우지 않고 이기면 고수高手의 경지입니다.
제갈공명은 병사를 돌볼 때 자기 자식을 기르듯이 하라고 말합니다. 장군이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전쟁터에 전략도 없이 덤비면 패배하는 건 당연하고 결국 애꿎은 병사들의 목숨을 버리는 것입니다. 승패를 가늠하는 것이 장군의 필수 요건이자 역량이 된 이유입니다.
동양 병법에서 궁극의 경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쟁不爭’입니다. 전쟁이란 영토중심의 정복征服과 약탈掠奪의 측면도 있지만, 문화와 사상적 측면의 지배에 중심을 두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화(和)’사상은 기존 체재를 유지하면서 어울리는 조화를 의미하지만, 전쟁과 지배를 위한 ‘화(和)’사상은 겉으로는 함께함을 중시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자신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가 복속되는 것으로 변질됩니다.
하지만, 우리 배달민족의 사상은 이와 조금 다릅니다. 배달민족의 건국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에 따라 변화하며 세상을 함께 누린다)’에 있는데, 전세계 어느 민족의 건국이념과 사상을 찾아봐도 이와 같이 아름답고 포용적인 이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특정 민족이나 개인의 자유, 권리, 특권, 강인함을 상징카지노 게임 사이트 설화나 이념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에 따라 세상을 화(化:사람을 천지만물의 일부로 보아 자연스러운 이치로 교화하고 육성되어 마치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변화되는 것)한다는 건국이념을 가진 민족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DNA처럼 뿌리내린 것이라 우리 스스로는 그 가치와 의미를 깨닫고 못하지 있지만, 언젠가 우리 문화가 전세계에 꽃 피는 시절이 올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헬조선의 현실과 재세이화의 이상향이 왠지 극과 극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라 돌고 도는 세상속에서 반전의 흐름이 있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입니다.
부쟁不爭하려면 그만한 실력과 힘이 있어야 되지만, 역설적이게도 싸우고 다투는 힘의 근본은 사랑에서 파생된 두려움입니다. 국가, 민족, 사상, 이념, 조직, 군사, 가족, 개인, 영토, 나아가 인간에 대한 사랑과 두려움, 그리고 지키고 빼앗고 생존하려는 집착, 욕구들이 얽히고 설켜 돌고 돌면서 오만가지 변질되고 달라진 모습의 다툼, 싸움, 분쟁, 전쟁, 화합, 교화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내어 봅니다.
오늘은 승패, 병법, 리더십, 동서양의 전쟁, 민족이념, 화化, 도道, 사랑까지 꽤 멀리 왔네요.
#병법 #승패 #리더십 #손자병법 #제갈공명 #지혜의리더십
*패전오계 참고(박재희 저, 손자병법): 패전오계敗戰五戒는 제가 만든 말이 아니라 박재희 선생님이 손자병법을 역으로 다시 정리하며 만드신 표현으로 예전에 패전오계라는 표현으로 글을 써도 좋다는 허락을 직접 받았습니다.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일반적 해석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여 풀어봤습니다.
-상처입은치유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