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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봄 Apr 30. 2025

취직도 무료 카지노 게임도, 오갈데없는 40대

100일 글쓰기 챌린지 - 24일차

퇴사 후, 작은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엔 뭐라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나름 뿌듯했다. 매출이 어마어마한 건 아니어도, ‘그래도 내가 이걸 해냈어!’ 하는 자부심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업, 해보니까… 음, 생각보다 금방 ‘천장’에 닿는 느낌이었다. 확장하기엔 여러모로 한계가 뚜렷했고, ‘이 정도면 부업으로 괜찮네’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그럼, 내 전업은 뭐가 돼야 하지…?”

밤낮으로 열심히 생각하고 이것저것 찾아봤다. 중간에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도 있었는데… 대부분 ‘도전 → 좌절 → 삭제’의 루트를 탔다. 시간은 흐르는데 뭔가 손에 잡히는 게 없어 초조함이 쌓여갔다.


결국 다시는 떠올릴 일 없을 줄 알았던 단어가 내 머릿속을 툭 쳤다.
‘취직.’

지금 하는 일은 회사 다니면서도 부업으로 병행이 가능했기에 잠깐 달콤한 상상도 해봤다. 월급 + 부업수익 = 나름 여유 있는 삶? 그럼 회사생활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견딜 수 있지 않을까? 긍정회로 풀가동.

…그 회로, 금방 과열되어 타버렸다.


취직?마음만 먹으면 어찌저찌 되겠지 싶었는데 그건 정말 착각이었다.
내 경력이면 무난히 뽑아주겠지 싶었던 곳들도 줄줄이 서류 탈락.
고민은 사치였다. 웬만하면 다 지원했다. 거의 ‘묻지마 지원’ 수준.

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조용했다. 아주.
그렇게 조용히, 내 자존감도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래, 일단 무료 카지노 게임라도 하자.”
마음을 고쳐먹고 구직사이트를 다시 뒤적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용 이력서는 또 다르게 써야 했다. 괜히 필요하지도 않은경력 많이 적었다간 부담스러워할까 싶어서, 내 이력의 화려한(?) 흔적은 싹 지웠다.


그런데… 40대 무료 카지노 게임생,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요즘 자영업 사장님들이 20대 무료 카지노 게임 때문에 힘들다고들 하시던데…
일하기 싫어서 짱박혀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 친구들이 몰려와 영업장을 아지트로 쓰는 무료 카지노 게임…
우린 상상도 못할 문화. 그렇다면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도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글쎄…

그때 눈에 띈 집 근처 버거킹 공고. “주부 가능”이라는 문구가 반짝였다.
“일단 여기라도!” 싶어서 냉큼 지원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

‘일단 무료 카지노 게임라도 하자’라는 생각이 무색하게40대 무료 카지노 게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

그러던 어느 날, 습관처럼 구직사이트를 보던 중 작은 브랜드의 마케팅 팀장 채용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헤드헌터가 제안했을 때는 ‘관심 없습니다’ 하고 단칼에 거절했던 그곳.
지금은… 그럴 처지가 아니었다.그래서 곧장 지원. 그리고 30분 만에 전화가 왔다.

인사팀에서 면접 보자고 했다. 진심으로, 정말 감사했다. 벌떡 일어나서90도로 인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런 회사에서 연락이 온게 이렇게 고마울 줄이야.

사실 그 회사, 경영상황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감정적으로는 땡큐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살짝 꺼림칙한 것도 사실이었다.그래도 “일단 면접은 보자”는 생각으로 다녀왔다.이상하게도 주도권은 나한테 있는 느낌이었다.


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내가 준비해간 얘기도 술술 풀렸다.
상대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붙겠지’ 싶었다. 붙으면… 나 진짜 가야 하나?

그 자리에서 오랜만에 ‘일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같은 회사가 같은 공고를 또 올렸다.소개팅에서 분명 저 남자 나한테 반한거 같았는데, 애프터가 없는 그런 그낌이었다.살짝 당황했지만, 의외로 마음은 담담했다.

“내 연차나 연봉 조건이 부담됐을 수도 있겠네.” “아니면 말고~” 상처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날 저녁, 소파에 누워 천장을 보며 허허 웃었다. 진짜 갈 데가 없긴 없구나.

근데… 이상하게 비참하진 않았다.
자기연민에 빠지지도 않았고, 마음이 크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그동안 조금은 단단해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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