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화 없는 카지노 게임이란.
카지노 게임은 무얼까. 예전엔 “관계”에 심취했었다.
누군가와 깊게 연결된 느낌은 참 달콤하고 강렬해서, 그 연결감을 더 느끼려고 맞춰주거나 지레 따라가려 내 내면의 욕구를 기꺼이 희생시키기도 했다.
희생은 있으되 카지노 게임이 없었다.
나는 분명 희생을 선택했는데 희생으로 득을 얻는 이가 없었다. 나는 보상심리에 젖어들고, 상대는 부담스러워했다. 그건 카지노 게임이 아니었고, 연결감에 중독된 집착이었을 뿐이었다.
연결감도, 헌신도, 희생도 카지노 게임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많이 괴로워했다. 카지노 게임이라 믿었던 자리에 채워져있던 것들을 비워내고 보니 허전해서, 슬픔이 나도 모르게 그득 찼다. 달리 채울 무언가가 없었다.
슬픔에 익숙해지고 나니, 그대로 흘러 지나가고, 빈 자리에 서 있는 나와 마주하게 됐다. 왜 이 자리에 누군가를 그리도 채워 넣고 싶었나. 그냥 나를 채웠다. 내가 나를 카지노 게임하는 걸 먼저 해보기로 했다. 하나씩, 하나씩 나를 위해 하는 행동들을 늘렸다. 한창 명상을 할 때, 내가 나를 신처럼 모시던 마인드셋을 다시 불러왔다:)
내가 나에게 잘 하니 나도 나에게 잘 해주더라.
어떤 부담이나 의무, 책임 없이, 기대 없이 내가 나에게 잘 해주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공부하는 시간도 나에겐 참 고맙고 즐거운 시간이다. 달리 기력이 없거나 힘이 없을 때 온전히 쉬는 시간을 늘리기도 한다.
우주로부터 카지노 게임을 듬뿍 받는다는 걸 느꼈던 날.
우주로부터 선물도 받고, 지지와 응원도 받고,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믿고 가보자고 느낀, 처음으로 온전하게 웃고 쉰 날이었다.
그래서 참 기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고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