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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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28. 2025

coffee break…섣달 그믐, 카지노 게임?

;마지막날 이야기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불후의 명곡, 설날은 동요 반달의 작사곡의 윤극영 시인의 동요입니다.

이 동요에 따르면 카지노 게임의 설날은 오늘이죠.

카지노 게임설날은 왜 어저께고 왜 갑자기 카지노 게임가 등장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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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은 어원이 분명치 않은 말입니다.

국어학계는 1935년 한 신문에 등장하기 전까지 카지노 게임 설이라는 말은 어떤 문헌에서도 나오지 않아 역사가 짧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 정확한 어원을 찾기가 어렵다고 이야기 합니다.

카지노 게임의 무늬와 비슷한 색동저고리(카지노 게임옷)를 설 전날에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나 조상이 반가운 손님을 맞는다고 믿었던 카지노 게임가 울면 다음날인 설에 친척과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지어졌다는 주장의 근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설화이야기를 하자면, 삼국유사에 나와있는 신라 소지왕 설화로 비가 한 승려와 내통해 왕을 시해하려 했지만, 왕은 카지노 게임·돼지·용·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고 이에 왕은 보은하기 위해 이들의 기념일을 정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쥐·돼지·용은 12지 동물이어서 따로 기념일이 필요 없어서 결국 카지노 게임의 날만 정했는데, 그날이 설 바로 앞날이라는 이야기인데 이 조차 국립국어원은 카지노 게임가 아니라 까마귀이고 전래되는 사이 와전된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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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설은 국어학자 고 서정범 교수가 이를 '아치설'에서 왔을 것으로 제시한 내용입니다.

'아찬', '아치'는 순우리말로 '작은(小)'을 뜻하는데, 설 전날을 '작은 설'이라는 뜻으로 '아치 설'이라고 했다는 것이죠.

추석이 '한가위'라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큰 설은 '한설, 한첫날'로, 작은 설은 '아찬 설, 아치 설'로 불렸는데 세월이 흐르며 '아치'가 뜻을 상실하며 '아치'와 음이 비슷한 '카지노 게임'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서 교수는 우리나라 남서해안 다도해 지방에서 '조금'을 부르는 말이 변한 것을 듭니다.

조금은 조석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을 때를 말하는데, 이 차이가 작을 때 뱃사람들은 이를 '아치 조금'이라고 불렀고 충남 태안반도와 황해도 옹진반도 사이에 있는 경기만 지역에서는 이 '아치 조금'을 '카지노 게임 조금'이라고 불렀다는 것이죠.

국립국어원은 '아치 설'이 '카지노 게임 설'로 이어지는 원형을 문헌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구어로 썼던 말이 변형됐다고 보면 '아치 설'의 개연성이 가장 높다고 말합니다.

카지노 게임설이든 아니든 오늘은 섣달 그믐이라는것은 확실합니다.


섣달 그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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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 참 정감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섣달은 한 해를 다 보내고 새해 설날을 맞게 된다는 뜻의 ‘설윗달’ 또는 ‘서웃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믐은 보름달이 날마다 줄어들어 눈썹같이 가늘게 되다가 마침내 없어진다는, ‘까무러지다, 사그라지다’와 같은 뜻의 순우리말 ‘그믈다’의 명사형입니다.

말 그대로 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그믐'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게 '30일'로 굳어진 것이라는것입니다.

섣달 그믐날은 한자어로는 제일 除日이라고도 했는데 제除는 옛것을 없애고 새것을 마련함을 뜻합니다.


가는 해를 먼지 털듯이 털어내고 묵은 것을 다 쓸어버려야 厄액(; 불행한 일, 재앙)이 모두 물러나 새해에 복이 들어온다는 생각에서 민가에서는 이날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집 안 곳곳에, 심지어 외양간과 변소까지 기름 등잔을 켜서 환하게 밝혀 놓았습니다.

섣달그믐날 밤 제일 무서운 귀신은 야광기로 양괭이라고 부르는데 신발을 훔치는 귀신입니다.

야광귀는 맨발 귀신으로 섣달그믐밤에 나타나 신발을 신어 보고, 제 발에 맞는 신발 특히, 발이 작은 아이들의 신발을 신고 달아난다고 전해지죠.

이때 잃어버린 신발 주인은 병을 앓거나 재수가 없다고해서 신발을 방에 감추거나 엎어 놓기도 하고 야광기가 못 들어 오도록 마루 벽 대문에 체를 걸어 놓거나 문지방 위에 엄나무 가지를 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야광귀에도 약점이 있는데 세는 것을 좋아하는데 세다가 잊어버리는 버릇이 있어서 구멍이 촘촘한 체를 세다가 새벽닭이 울면 다 못 세고 도망간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새벽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기 위해 화롯가에 둘러앉아 옛날이야기며 윷놀이, 망년주를 마십니다.
불을 켜두면 잡귀가 들어오지 못하고 집에 밝은 기운이 들어온다고 생각했고 새벽녘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수세守歲(; 섣달 그믐 날 밤에 집안 구석구석을 밝히고 가족이 두러 앉아 온 밤을 새우는 풍습)하면서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렇듯 수세는 지나간 시간을 반성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것으로 마지막 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이죠.

새해를 맞이하기 전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묵은세배로 섣달 그믐날 밤에는 묵은세배를 돌았습니다.

묵은세배를 설날 세배를 미리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묵은세배는 어디까지나 한 해를 보내는 인사로 설날 세배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묵은세배는 지난 한 해 덕분에 잘 지냈노라 인사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으시라 인사하고 덕담을 드리는 것이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외려 명절이 자칫 서러울 이들의 살림 살피고 슬쩍 촌지를 건네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동네의 어려운 이가 명절에 외려 더 마음 아픈 걸 외면하고 나만 행복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옛 어른들은 묵은세배를 통해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쳤던것입니다.

과세 안녕하십시오(묵은해를 잘 보내십시오)라고 인사를 나누는 섣달그믐의 풍습…

묵은세배를 잊으면서 우리가 잃고 산 것은 그런 따뜻한 마음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설은 유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고향을 생각하게 하지만 유년시절 파랑새 되어 날던 섣달 그믐밤, 환희의 밤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세월의 먼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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