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검찰에 몸담았다. 나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고, 때로는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기도 했다. 특히 특수부(특별수사부의 약칭)에 근무할 때가 그랬다. 형사부와 달리 특수부 검사는 송치사건이 아닌 직접 인지한 사건을 수사한다. 따라서 검사의 역량에 따라 중요한 사건을 수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능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열정과 집요한 끈기 그리고 운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나처럼 특수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카지노 쿠폰들은 카지노 쿠폰가 된 후에도 매사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검사 시절의 열정이 카지노 쿠폰가 된 후에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변질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카지노 쿠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적극적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 어디로 향하는가, 즉 열정의 방향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노력이나 열정이 언제든 집요함이나 욕심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시절에는 남들이 선호하는 보직이나 명예를 중시했다면, 카지노 쿠폰가 된 후에는 점차 돈을 중시하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어쩌면 카지노 쿠폰라는 직업 자체가 그런 속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카지노 쿠폰는 법률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지만, 결국 사건 수임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으로 살아가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법률 지식이 본래의 목적을 잃고 단순한 밥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게 지나치면 결국 '돈만 아는 카지노 쿠폰'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가끔 이런 법조계의 현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법대(지금은 없어지고 로스쿨로 바뀌었다)를 가지 않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작금의 의대 열풍도 비슷하다. 인술을 펼쳐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품고 의대에 가는 학생도 있지만, 남들이 선호하는 그래서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이 보장된다는 기대를 품고 의대를 가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후자의 경우, 앞서 말한 일부 카지노 쿠폰들과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이 좋은 선택인지 당시에는 알기 어렵다.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먼 훗날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온데간데없고 돈과 명예, 권력만 남는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엇을 하든, 어떤 직업을 갖든 그 중심에 '인간'이 빠지면 곤란하다. 소외는 바로 그것이다. 나를 잃고 인간의 본질을 외면하는 삶, 그 자체가 소외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