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8 / 15번째 Instagram
새내기 때, 신학과에 다니던 형님 한 분이 있었다.
자주 만나거나 얘기를 나누진 못 했어도 틈틈히 인사하면 받아주던 분이셨다. 교내 축제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열린 풋살 대회. 나는 우연찮게 형님이랑 같은 팀이 되었고 큰 덩치때문인지 몰라도 키퍼를 맡게 됐다.
잘 막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했었으나 실상은 자동문이었다. 나로 인해 팀이 진다는 생각에 주눅든 모습을 보셨는지 한 마디 해주셨다.
"자신감있게 해"
그 형님은 오랫동안 앓고 있던 지병으로 지금 곁에 없지만 내게 해준 말은 가슴 깊이 남아있다. 이기든 지든 스스로 즐기면서 해야하는데 너무 압박감을 느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