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색, 느끼는 색
얼마 전 전시회를 앞두고 모임이 있었다.
출품할 작품을 가져와서 다른 작가들과 함께 공유하며 크리틱을 하는 모임이다.
작품을 시작하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동안 자기 카지노 게임 추천만 보게 되는 상황에 놓이는데, 이때는 생각이 극단적으로 널을 뛴다.
이런 카지노 게임 추천을 그리다니 나는 천재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엔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 세상에서 가장 허접한 쓰레기라는 생각이 들어 안절부절 못하며서성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땐, 작업 의자에서 일어나 광명의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똑같이 좌절하고 고뇌하는 다른 작가들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게 되면, 고여있던 생각이 물길을 내어 흐르기 시작하고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저 여정 중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니 함께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 ‘함께’를 누리기 위해 M은 오랜만에 학교로 갔다.
작가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어찌나 다른지.
생각해 보지도 못한 느낌의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그들의 정신과 손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늘 경이롭다.
더 놀라운 건 그 다양한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각각의 창조주와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화가를 닮는다.
정말 그렇다.
미술 입시학원을 다니던 시절, 아이들이 석고데셍을 하는데 그들이 그린 비너스가 지 얼굴과 너무 닮아서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랬었지.
줄리앙도, 아그립파도 아폴론도 다 지 얼굴처럼 그렸었지.
그들과 함께 율리우스도 미켈란젤로도 다 형제 같았으니까.
전업작가의 카지노 게임 추천 역시 다르지 않다.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 아니니 외모가 닮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분위기와 작가의 분위기는 같은 결이다.
이번 크리틱 역시 모두 자기 같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들고 모였고 M도 저같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가지고 갔다.
아직 무럭무럭 자라야 하는 M은 이런 크리틱을 통해 많이 배운다.
크리틱이 뭐냐고?
뭐, 별 건 아니다.
그냥 평범한 대화이다.
자신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설명도 하고, 다른 이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질문도 하는.
그러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고 뒤에서 속닥거릴 말을 작가 앞에서 대놓고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별거 아니다.
남몰래 살이 떨린다거나 하는 육체적인 반응이 올 수 있으나, 순전히 착각에서 오는 것임으로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종종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벌거벗겨지는 느낌이 들어 쥐구멍을 찾고 싶을 때도있지만 속으면 안 된다.
우리는 그저, 서로의 성장을 위한 건설적이고 편안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뿐이므로.
구체적인 내용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별 거 아니다.
자신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이런 기법을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카지노 게임 추천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관람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는지,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있는지, 등등 아주'사소한' 내용의 대화일 뿐이다.
심호흡을 여러 번 할 수도 있고 심장이 벌렁거리기도 하지만 결코 무서워서는 아니다!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쐬니 심장이 놀래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 뿐이다..... 진짜다.
여하튼,
이런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M은 풍경화 3점을 가지고 갔다.
그 중 하나는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것이었다.
추상만이 고상한 예술이고 구상작품은 수준이 낮은 ‘따라 그리기’라는 편견이 가득한 이 업계에서 M은 구상화를 그리고 있다.
업계의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M은 기존의 틀을 깨고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해가고 싶다는 욕망이 넘쳐흐르는 중이었고, 이번 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런 욕망의 문을 살짝 열어 보였던 작품이었다.
실제 형태와 색을 벗어나는 시도를 해본 것이다.
추상 작업은 ‘해체’라는 것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해체란 사물을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모양이 아니라 주관적인 색과 면, 선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해체가 클수록 객관성은 적어져서, 감상자로 하여금 ‘도대체 뭘 그린 거야?’라는 질문을 하게 하고(물론 무식해보이면 안되니까 속으로만 한다), 그러다 뭘 그린 건지 알게 되면 남이 모르는 것을 나만 아는 것 같은 기분에 괜히 우쭐해지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M은 틀이라면 뭐든지 깨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의 또 다른 틀이 맘에 들진 않지만, 진정한 창작에서 나온 의미 있는 형태가 아니라, 틀을 깨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나온 형태라면 적극적으로 벗어나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시도했다. 해체.
그랬더니 카지노 게임 추천이 나와 공명하는 정도가 커지고, 진동이 더욱 많아지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 신기한 변화를 다른 작가들도 눈치챘는지 다들 이 작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진행했나요?
-- 대상의 선, 그러니까 형태를 해체할 수도, 색을 해체할 수도 있었는데, 형태를 해체하는 건 아직 엄두가 나지 않아서 색을 해체해보기로 했어요.
실제의 색들을 버렸다면 어떤 기준으로 색을 고른 거죠?
-- 음...사실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몰라서 저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봤어요. 원래의 사물이 가진 색, 즉 내 눈에 보이는 색이 아니라, 그 사물의 특정 부분을 가만히 바라보고 그 때 인지되는 감정적 인상, 짧은 찰나에 보이다가 사라지는 그 인상의 색을 얹어보았어요.
그리고 이 풍경을 찍었던 날, 그때 그 공기의 느낌을 떠올렸죠. 부분 부분을, 연결된 한 사물이 아니라 별개의 조각처럼 인식하고 그 조각의 색을 가만히 바라보았어요. 그랬더니 시각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감각이 어떤 색을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그것이 사라지기 전에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죠.
아... 그렇군요...
몇 분이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또 다른 눈빛들은 ‘뭔 소리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도 더 이상은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들이 나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응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가져간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 둘.
햇빛이 훑고 지나간 의자와 테이블을 그린 카지노 게임 추천(실은 그것들의 카지노 게임 추천자를 그린 거지만)은 지나간 자리, 사건 이후에 덩그러니 남은 아련한 느낌이 좋다는 얘기.
작년 여름 이국땅에서 만났던 정원을 그린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의도한 대로 도발적이고 시원한 느낌이 전달되었는지, 실제로 본 정원인지, 정말 이런 색을 가졌는지 하는 질문들이 있었다.
이후, 앞에서 얘기한 '사소하고 편안한' 대화가 조금 더 이어졌고, 흡사 화가 M의 기자회견같았던 질의응답은 끝이 났다.
돌아오는 길, M은 조금 신이 났나보다.
종아리에 용수철이 달려있는 것처럼 탄력있게 걸었던 건 그래서였을 것이다.
나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어디로 갈지, 어떻게 피어날지 아직은 오리무중이지만 길 위에 있다는 것은 확인되었으므로 그냥 가벼워졌다.
아쉽고 모자란 작품에 마음이 쪼그라들 수도 있었으나 미미하게라도 나아지고 있으니 그것을 알아봐주는 동지들의 격려에 힘입어 또 계속 걸어갈 용기를 얻은 것이다.
얼마 후 가지게 될 전시, 작가의 눈이 아니라 향유자의 눈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아줄 관람자들을 만나게 될 그 날이 더욱 설레게 되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