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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소 Apr 13.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8

그냥 덮을까.

어느덧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나에게 트라우마가 되었고 일상생활 속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단어를 보기만 해도 움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에도 계속 미루게 되고 망설여졌다.


지난주에 관리소에서 다시 답변이 왔다.

우리 집 검사 후 소견서를 제출했다는 업체는 알고 보니 1년 전에 우리 집을 검사했으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원인을 찾지 못해 방바닥을 3.5미터 가랑 파내고, 결국은 포기했던 업체였다.

그 업체는 그 사이에 업체명을 바꿨고, 1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소견서를 작성한 것이었다.

이건 무슨 똥 같은 경우인가 싶어 다시 공문을 작성했다.

막 공문을 발송하려는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매수자가 불안해하니 전유 부분, 즉 난방배관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매수자의 불안도 이해가 가고, 이사 오시기 전에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는 난방배관 검사 이후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그리고 난방배관 검사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미친 듯이 쫄려 왔다.

혹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원인이 난방배관이면 어쩌지? 그럼 지금까지 공용배관이었다고 주장한 나는 그냥 미친년이 되는 건가.

그럼 아랫집의 피해에 대한 소송도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인가.

그래도 원인을 확실하게 검사하는 것이 낫다는 마음과 함께 혹시라도 공용배관이 아니면 닥칠 후폭풍에 마음이 잠식되었다.


그리고 검사 당일. 아침부터 불안한 마음에 신경이 뾰족뾰족 날이 섰다.

관리소, 아랫집 주인, 매수자, 부동산 소장님까지 모두 총 출동하여 검사를 지켜본다고 했다.

그런데 오전 10시에 시작한 검사는 점심이 지나도, 오후가 되어도 끝날 줄을 몰랐다.

하루 종일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르겠다. 마치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무엇 하나에 마음을 집중시키기 어려웠다.

드디어 오후 5시가 넘어 검사 결과가 나왔다.

난방배관에서 물이 샌다고 한다.

씨발.

아무 미세하게 난방배관에서 물이 흐른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수상한 점들이 많았다.

1차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발생한 시기는 난방배관을 사용하지 않던 여름이었고, 난방배관에서 물이 샌다는 곳과 실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발생한 곳은 다른 위치다.

난방배관 검사를 했던 분에게 이런 정황을 물어보고 싶어 전화를 했다.

아마도 회식하시는 듯 뒷 배경 소리가 시끄러웠다. 그 소리 중에 뚜렷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내가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그분이 대답하는 와중에 뒷 배경 소리가 뚝 끊겼다.

그때 알았다. 관리소 직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전화한 것을 눈치채고 모두 조용히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다는 것을.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깊은 좌절감이 몰려왔다. 관리소나 업체나 다 난방배관 문제로 정리하고 싶어 하는 한패인데, 나만 홀로 문제를 들추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내가 의문을 제기한들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데…

이제 그만 됐다 싶다.

더 따져 들어서 뭘 하나 싶다.


마치 오래 준비한 시험에서 떨어진 사람처럼 낙심해 혼자 술을 마시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몰려들었다.

그 관리소 직원들은 난방배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확인하고 환호성을 질렀겠지… 얼마나 나를 비웃었을까….

특히 관리소 계장님은 많이 좋아하셨겠네 … 그 와중에 이제 그분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문에 비관하여 생을 마감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에 안심하는 나도 웃겼다.

아, 공문도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전히 이상한 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하나…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냥 보내지 말까…

이제 아랫집 주인과 싸움의 시작인가… 얼마나 요구할까…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으면 진짜 소송을 하려나… 그냥 원하는 대로 주고 다 끝내고 싶다.

나는 이미 너무나도 피로하고 그냥 다 던지고 싶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일을 그냥 덮기보다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과는 고작 이것인가.

하루 종일 결과를 기다리며 맘 졸인 시간과, 지난 몇 달간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문에 소모한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그 과정에 닳아 버린 내가 아깝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밝힐 정도로 나는 강하지 못하고, 세상은 원래 그런 거니까… 그냥 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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