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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문학평론가 이현우 교수
정낙규 시인의 「씀바퀴의 굽은 등」은 고난과 체념,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의 존엄을 씀바퀴라는 상징적 식물을 통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굽은 등은 한 인간의 삶을 응축한 형태로, 등짐처럼 지고 가는 기억과 절망, 그리고 그 너머의 회복과 감사를 조용한 언어로 드러낸다.
좋은 점
이 시는 단정하고 묵직한 리듬 위에 얹힌 은유의 힘이 크다. ‘절망을 밥그릇에 담아’, ‘반쯤 접힌 허리에 첫눈이 내려앉고’, ‘노란 꽃잎으로 하루를 적는다’ 등의 구절은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의지를 길어 올리는 시인의 눈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 연의 ‘굽은 고통이 가져간 어제’는 인생의 무게를 초월적 시선으로 수렴하며 여운을 남긴다.
보완할 점
시적 구성이 전체적으로 잘 짜여 있으나, 몇몇 이미지가 상징의 반복으로 다소 설명적으로 흐르는 부분이 있다. ‘등이 구부러졌다’, ‘절망’, ‘어둠’ 같은 표현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만큼, 보다 구체적이고 낯선 이미지로 대체된다면 시적 긴장감과 해석의 여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퇴고한 글을 참고하십시오
씀바퀴는 등을 접고 걷는다/정낙규
매일, 골짜기 하나를 등에 묻는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낙엽 하나
이름 없는 잎들이 쓰러진다
나는 뿌리의 혀로 오늘을 핥고
등줄기를 땅처럼 눕힌다
피는 법을 잊은 잎사귀여
굽은 등이 너의 하늘이다
해는 뜨지 않아도 걷는다
노란 꽃잎 한 장이
어제의 눈물에 물들며
작은 일기장을 만든다
나는 울지 않는다
다만 휘어진 몸으로
햇살의 냄새를 기억할 뿐이다
*답시
내일의 카지노 게임 추천 곧을 것이다/ 이현우
어느 날, 아이는 묻는다
“할머니, 카지노 게임 추천 왜 구부러졌어요?”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내가 너무 많은 하늘을 올려다봤거든”
그 등 위에는
숨겨둔 바람, 눈발, 굳은 침묵
그녀는 매일 그것들을
한 송이 씀바퀴처럼 말린다
누군가 그 자리에 꽃을 피우면
꽃잎은 담담하게 대답할 카지노 게임 추천
“굽은 것은 무너지기 위한 게 아니야
오히려 누굴 품기 위한 게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