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던 기억과 카지노 쿠폰
되살리고 싶은 날들
평소 같았다면 새로운 다짐들로 꽉꽉 채웠을 연말연초. 인생 노잼 시기와 운태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무기력하게 보낸 하루이틀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덴 백 일씩 걸리는데, 왜 나쁜 습관은 한 달도 안 돼 자리를 잡아버리는 걸까.3년 가까이 다닌 헬스장은 3주째 미출석, 가까스로 이어온 골프레슨도 유효기간이 끝나갔다. 목표치였던 근력량과 체지방량을 코앞에 두고, 나는 2024년 중 가장 게으른 12월을 보내고 있었다. 별다른 다짐도 생각도 없이 집-회사-집-회사만 오가기를 한 달.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퇴근길에 눈에 띄는 문구를 발견했다.'일단 체험해 보시고 결정하세요'. 집 앞에 있는 필라테스 센터였다. 순간, 새벽에 필라테스 수업을 받고 출근하던 4년 전의 내가 떠올랐다. 지금의 나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과거의 내가 해낸 일이 맞나 싶었다. 지금보다 야근도 많을 때였는데 대체 무슨 정신력으로 그날들을 보냈단 말인가. 추워지는 날씨를 핑계로 누워만 있고 싶던 토요일 아침, 나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부은 눈으로 설렁설렁 몸을 풀고 있자니 1시간 일찍 수업을 끝낸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참 많은 걸 해내고 카지노 쿠폰구나. 부디 이 순간의 의욕이 오래 가주어야 할 텐데.불행인지 다행인지 4:1이었던 체험 수업은 운명처럼 3명의 불참으로 1:1이 되었다. 이렇게 부담스럽게 시작하고 싶진 않았는데. 매일 새벽 필라테스를 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에 선생님의 눈빛이 반짝였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일주일에 1-2번. 천천히 시작해 보죠."
정말 선생님의 말처럼 지금은 일주일에 1-2번 출석하는 게 전부지만,급하게 마음먹지 않으려 한다.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오늘은 왜 글을 쓰지 않느냐는 오랜 친구의 말에 아주 오랜만에 브런치도 찾았다. 그러던 중, 딱 10년 전 이맘때내가 써두었던 글을 마주했다. 카지노 쿠폰해두지 않았다면 까맣게 잊고 있었을 그때의 나를 만난 것만 같았다.긴 연휴가 끝나가는 밤. 무언갈 해냈던 기억과 카지노 쿠폰은 언제든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야지.오늘의 카지노 쿠폰이 10년 뒤 나에게 또 어떤 생각을 가져다줄지 모르니까.
*조금은 낯선, 10년 전의 글.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