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지리산 산중에 양복을 입고 007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취업시즌이 다가온다.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들이 이력서를 들고 여기저기를 노크하며 직장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금수저 타령에 부모 탓을 하며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제 힘으로 뭔가를 이룩해 보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 젊은이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그리 절망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취업보다는 창업, 특히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 되겠다는 사람보다는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호감이 간다. 특히 대학까지 나와 9급 공무원이 되겠다고 줄을 서는 젊은이들을 보면 한심 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9급 공무원이 되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지만 그럴 바에는 아예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다. 아마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보다 ‘철 밥통’이라 불리 우는 안정성이 더 크게 보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모두들 그 안정성에만 관심이 있고 모험심과 개척정신이 없다면 누가 큰 기업을 일으키고 고용을 하고 수출을 하며 생활을 향상하겠는가 말이다.
나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 기자가 되는 것보다 사업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수습기자라고 새긴 명함을 한 통도 채 사용하기 전에 사표를 던졌으니 인내심이 없든가 아니면 기자로서 아예 자질이 없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기자라는 월급쟁이보다는 언론사를 경영하는 CEO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는 말이 옳다.
금수저를 물려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언론사를 차려 운영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는 망상이라 여긴 나는 세일즈 맨이라는 길을 택했다. 그것도 실적이 많으면 소득도 많은 직능 주의 인사시스템을 가진 ‘한국 브리테니커 회사’를 택했다. 물론 이 회사 출신의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많다는 점이 참작이 됐다.
이 회사의 주 판매 품목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가진 영문판으로 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다. 1987년 당시 1질에 150만 원이나 하던 고가의 상품이라 판매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100명이 입사하면 현장 영업을 거쳐 중간관리자로 승진하는 사람은 1,2명에 불과할 만큼 녹녹한 일이 아니었다.
심연 카지노 게임 추천은 내가 바로 이때 만난 카지노 게임 추천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지리산 쌍계사 암자에 기거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대구 인근의 한 사찰 주지카지노 게임 추천으로부터 영어와 중국어 불어 등 3개 외국어에 능통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 나선 길은 멀고도 험했다. 대구에서 오전 9시경에 출발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쌍계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암자까지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4시간여 정도를 더 등산해야 다 다랄 수 있는 험난한 길이었다.
더구나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007 가방을 든 상태에서의 등산은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이 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같은 상황을 즐겼다. 땀은 비 오듯이 흘러내리고 양복은 젖어 비 맞은 중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후 2시쯤 암자 뜰에 도착하자 노카지노 게임 추천 한 분이 세수를 하다 말고 깜짝 놀라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모습은 내가 보아도 이상하고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깊은 지리산 산중에 양복을 입고 007 가방을 들고 나타났으니 정신이상자가 아니면 간첩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달려 나와 가방을 받아 툇마루에 올려놓고서는 등목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얼굴을 힐긋힐긋 쳐다보시며 혹시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몇 번이고 확인했다.
땀을 씻은 후 정신을 차려 툇마루에 카지노 게임 추천과 마주 앉고 서야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다. 30여분을 내 설명을 듣던 노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카지노 게임 추천 왈 “언젠가는 꼭 이 백과사전을 갖고 싶었는데 이 산중에서 소개받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라고 하시며 “젊은이의 정신이 놀랍다”라고 하셨다. 그날 하산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카지노 게임 추천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공양을 마치고 카지노 게임 추천께서는 선반 위 단지에서 1만 원권 새 지폐로 책값을 지불하셨고 책은 아래 쌍계사로 가져다 놓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게 한지에 먹을 갈아 붓글씨로 몇 사람의 지인에게 간단한 안부와 함께 소개장을 써 주시는 것이었다. 그 소개장 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현직 고위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들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얘들은 과거 고시 준비를 할 때 절에서 공부하던 녀석들”이라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나는 이들 7명의 고시생들(?) 모두에게 1,2질 많게는 5질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판매했다.
지금도 책장에 꽂힌 백과사전을 볼 때마다 지금은 비록 입적을 하셨지만 그때 그 심연 카지노 게임 추천이 생각나곤 한다.
당시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을 통해 알게 되고 만난 카지노 게임 추천들 중에는 외국어에 능통한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많았다. 25여 년이 지나 근래에 만난 카지노 게임 추천들보다 외국어에 더 능통했으니 아이러니(?)가 아날 수 없다.
세일즈맨과 노카지노 게임 추천, 노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영문판 백과사전, 지금 생각해 보아도 발상의 전환이 없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젊은이들에게 안정적이 이기보다는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사고와 행동을 권하고 싶다. 젊을 때가 아니면 도전해 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아직도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헤어드라이기를 선물하며 친구로 청하고 싶을 만큼 무모하고 도전적인 면이 남아 있다. 비록 주위에서는 개구쟁이라고 욕할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