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방금 먹었어"
-"물은?"
"머리맡에 뒀어"
-"물 더 떠나 줄까?"
"아니 충분히 있어"
-"화장실은 어떻게 간다고?"
"기어서 간다"
-"오케이 잘 자 사랑해 우리 자기"
"오빠도 잘 자 사랑해"
이게 무슨 카지노 게임일까 싶을 거다.
물은 왜 머리맡에 두며 화장실은 왜 기어가는지
일반적인 부부의 카지노 게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카지노 게임는 자기 전 우리가 하는 필수의 카지노 게임이며
내가 우울증을 겪기 전과 후로 확연하게 많아진 카지노 게임 내용이다.
처음은 화장실이었다.
몇 번의 낙상 사고 후 카지노 게임의 내용은 더욱 늘어났다.
저녁 약을 먹은 후 새벽에 움직이게 될 때에
기립성 저혈압처럼 갑작스럽게 어지러움이 되는데
그때 종종 낙상 사고가 발생하여
여기저기 부딪히여 긁히곤 했던 것이다.
약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먹으러 갈 때도 발생을 했다.
그때는 주방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안방보다 더 위험한 요소들이 많았다.
몇 번의 낙상 사고를 경험한 후
어떻게 하는 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카지노 게임과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저 카지노 게임로 모든 걸 끝낼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 카지노 게임은 늘 침대 머리맡에
텀블러에 물을 가득 담아 내 곁에 두었으며
혹시라도 새벽에 걸어서 화장실에 갈까 봐
늘 한결 같이 기어서 간다는 내 대답을 들어야지만
편안하게 잠을 청하게 되었다.
출장이 잦은 카지노 게임은 곁에 없을 때에도
자기 전 전화로 저 카지노 게임를 통해
내가 머리맡에 물은 넉넉히 떠 놓았는지
저녁약은 제때 잘 챙겨 먹었는지
화장실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 확답을 들어야만
전화를 끊게 되었다.
아내가 우울증을 겪으며 걱정이 많아진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카지노 게임이었다.
또한 귀찮아진 사람 역시도 카지노 게임이었다.
귀찮고 피곤할 텐데도 늘 내 머리맡 텀블러를 확인하며
새벽에 화장실 가기 위해 바스락 움직이면
내가 잘 가는지 종종 깨어나 확인을 한다.
별거 아닌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나는 이러한 카지노 게임의 행동과 대화 속에서
내가 건강하게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으며
또한 보다 빠르게 회복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듬직하고 든든한 카지노 게임의 배려와 사랑 덕분에.
벌써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카지노 게임은 나의 일상과
나의 불편함은 없는지에 대해
꾸준히 물어보는 중이다.
변함없이 여전히
너무나 고맙고 또 고마운 내 카지노 게임
사랑하고 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