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인천 연수구 동춘동 전동집
얼마 전부터 더 이상 "진중하게 살지 않기로 결심카지노 쿠폰."
돌이켜보니 오십몇 년의 시간 동안의 나의 삶을 관통하며 그 중심에는 ‘진중함‘이라는 단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진중함은 도대체 무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진중했고 일을 할 때도 진중했다. 진중함카지노 쿠폰 대한 일과 사람은 때로는 성공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다. 점점 진중해도 진중하지 않아도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성공과 실패의 비중은 반반정도?
이러나저러나 어찌하든 반반의 확률이라면 굳이 '진중'떨며 애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재미있게 즐기며 마음껏 살아도 아쉬움만 남는 게 삶인데, 굳이 '각'잡고 근엄한 체하면서 목소리까지 저음카지노 쿠폰 깔며 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아쉬움이라면 좀 더 젊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어떠랴? 조금 이른 나이에 이런 깨달음을 가진 들, 아니면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들 무슨 차이가 있으랴 싶었다. 남들에게 진중한 사람카지노 쿠폰 보이기 위해 더 진중했고, 그 진중함이 더욱 무게를 더할수록 나의 삶을 둘러싼 굳건한 벽은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았다. 어떤 자리를 가면 관심을 받기 쉬워 또 진중해졌다. 무엇을 하든 삶의 기준이 내가 느끼는 행복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에 더 큰 방점이 찍혀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기준이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 되다 보니 삶이 점점 시시해지기 시작했다. 내 삶이 시시해 보이니 다른 이의 삶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다른 이에 대한 무관심이 스멀스멀 마음에서 싹트기 시작했고, 점차 세상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삶은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며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위험 신호였다. 이러다간 내 삶의 이유와 존재조차 시시하게 여길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때부터 진중함을 버리려 노력했다. 진중함을 버리기 위해 가벼워지려 했다. 모든 말과 행동에서 힘을 빼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든 상관하지 않으려 했고, 나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던 나 자신에 대한 호기심도 눈앞카지노 쿠폰 옮겨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삶의 중심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초빼이의 부모님은 밥상머리에선 말없이 식사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어린 치기에 농담이라도 한마디 하려 하면 날카로운 부모님의 눈빛과 '외자(字)'의 경고음이 날아들었다. 그런 생활을 20여 년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식사를 할 땐 입을 닫았다. 식사 중에 이야기를 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우랴 싶겠지만, 가장 무서운 것이 '무의식 중에 심어진 습관'이다. 다행스럽게도 식탁에서 아주 오랫동안 머무르며, 하루의 일과를 서로 공유하던 그런 문화를 가졌던 배우자의 도움이 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 나 자신의 결핍을 느꼈다는 점이었다. 결핍을 느꼈다는 것은 그 상황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변화는 결핍의 인지를 딛고 일어선다. 초빼이 삶의 작은 변화는 가장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밥상에서 시작했다. 어쩌면 내 변화의 시작이 밥상에서 시작했기에 지금도 이렇게 음식과 노포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몇 주 전도 좋은 분들과 흥겨운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우아한 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송도의 문화 예술인을 대상으로 인천 노포의 의미와 음식에 대한 특강 후 노포체험까지 하는 코스였다. 처음 만나는 작가분들과 함께 맛있는 인천의 노포에 대해 소개하고 그 노포의 밥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참가자들의 기억에 남는, 임팩트 있는 곳을 찾고 싶었다. 인천이라는 도시의 특성상 도시 곳곳에 많은 노포가 있지만, 오래된 가게라고 모두 노포라 부를 순 없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음식도 음식이려니와 지역에서의 상징성도 갖추고 있고, 함께 한 분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스토리도 갖추고 있는 집을 찾아 헤맸다.
때마침 송도에서 가까운 곳에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라는 전동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동집은 원래 밥집과 생선조림으로 유명한 집이다. 1957년 인천해관터 길 건너편 '동광 철공소' 자리에 지금 사장님의 외할머니께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이 자리는 인천항 바닷가를 옆에 둬 '선창가'로 불리기도 하였고, 하인천역(지금의 인천역. 인천의 연세 높으신 분들은 인천역을 하인천역이라 부르기도 한다)도 인접해 있었던 곳. 전동에 사는 '공 씨'가게라고 하여 '전동국밥집', '전동가게'라 불렸다고 한다. 식당 건너편에는 미군 부대가 있어서(지금의 인천 중부 경찰서 자리) 수지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군부대 종사자와 선창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밀가루 빵과 잡생선으로 육수를 낸 국밥을 팔았던 것이 전동집의 시작이다. 이때부터 전동집의 기나긴 역사는 인천의 요식업계에 깊은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초대 사장님의 뒤를 이은 2대 사장님(공진숙)은 인천 중구 관동(관동 1가 2)으로 이전하여 '인천원'이라는 이름의 한정식 집을 운영하였고, 2000년도에는 연수동으로, 2020년에는 동춘동으로 다시 이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 현재의 위치인 연수구 앵고개로(구 송도)에 있는 매장이다.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 무려 4번의 이전이 있었다. 그렇게 여러 번 옮겨 다니면서도 음식 장사를 멈추진 않았다. 시간 위로 흐르는 큰 강처럼전동집의 역사는 이렇게 면면하게 흘러왔다. 다행히 마지막 이전을 할 땐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더 이상 옮겨 다닐 필요도 없어졌다. 다른 많은 노포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전동집을 대표하는 음식은 생선조림과 육원전이다.
가게의 첫 시작부터 잡생선을 조려 육수를 낸 국밥을 팔았으니, 생선조림이 대표 음식이 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전동집의 생선조림은 그 가진 바, 맛과 풍미가 유별나다. 요즘 식당들이 내는 생선 조림은 너무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맛으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미각을 마비시키는 것이 허다하다.이런 극단적인 과격함이 전국적인 유행인지, 몇몇 가게를 제외하고 전국 어디를 가든 생선 조림의 맛이 엇비슷하기까지 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그리고 캡사이신 가루의 범벅을 '양념'이라 부르고,아주 매운 고추(땡고추)를 추가해 맛이 아닌 고통을 선사하는 집들이 가득이다.
하지만 전동집은 이런 동시대의 유행과 일시적인 인기를 곁눈으로도 보지 않는 것 같다. 기본적인 양념이 잘 어우러져 적당이 매콤하고 적당히 달콤하다. 거기에 된장도 조금 가미했는지 구수한 향도 숨어있다. 적당히 건조하여 감칠맛을 가득 채운,꾸덕꾸덕한 생선조림의 향이 마치 봄날의 따스한 온기를 품은 것 같다. 풍요롭고 따스하다. 그래서 전동집의 생선조림은 기품이 있다. 한 때의 시류(時流)에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걷는다. 생선 조림 하나만 보면 이 집이 어떤 음식점인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사람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집의 생선조림을 찾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리라.
육원전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많은 생각을 했었다. '전동집의 고기전은 "6원"에 팔았을까? 그래서 6원전이라 이름 붙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굉장히 재밌는 이름이라 생각하며 이런 네이밍에는 그것을 설명해 주는스토리도 함께 있으면 더 좋을 텐데라는 오지랖도 조금 부릴까 싶었다. 혹시나 하여 육원전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니 ‘동전모양으로 생긴 전.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따위의 살을 잘게 이겨 두부, 파, 나물 따위와 섞어 동전 모양으로 둥글 납작하게 만들고 이것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 푼 것을 씌운 다음 지져서 만드는 음식’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초빼이가 생각하던 의미의 육원전이 아니라 고기를 주 재료로 동그랗게 부쳐 낸 전을 뜻하는 고유명사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초빼이는 이제까지 이런 음식을 너무나 저렴해 보이게 '동그랑 땡'이라고 불러왔던 것. 제대로 된 음식 명칭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깊은 자괴감에 빠져든다. 이런 얕고 섣부른 지식으로 음식글을 쓴다며 책까지 냈으니 부끄러움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전동집의 육원전은 너무나 고소하고 맛있다. 거기에 탱글탱글하지만 젓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쓱 들어갈 만큼 부드러움도 갖춰 식감도 좋다. 재료들을 정말 잘 다져, 한 입 베어물 때 입안에서 느끼는 거친 식감도 거의 없다.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다. 마치 고기전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추측건대 육원전은 2대 사장님이 한정식 집을 하던 시기 정식 메뉴로 편입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일반 식당의 메뉴로는 너무나 손이 많이 가고 고급스럽지만, 한정식 집의 요리로는 나올 수 있는 그런 음식이기 때문이다.
육원전이라는 이름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겠지만, 토실토실한 고기전도 6개가 나왔다. 유기접시에 가운데는 고기전을 찍어먹을 수 있는 조그만 간장종지가 오르고 그 주위를 꽃잎처럼 고기전이 감쌌다. 유기접시에 올린 육원전의 모습이 마치 딸기꽃잎 같다. 꽃잎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꽃잎 같은 아름다운 고기전이 품고 있는 맛은 그래서 더 깊고 진하리라. 꽃잎 하나 떼어내 한 잎 베어 물면 진한 육향이 코를 타고 다시 입안카지노 쿠폰 들어온다. 멋지고 맛진, 향이다. 적절히 물을 타 농도를 맞춘 간장향이 그 풍미를 더욱 풍요롭게 피워 올린다. 소주 한 잔을 입카지노 쿠폰 털어 넣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농후한 향을 가진 육원전이라면 필히 밥반찬이라기보다는 술을 곁들이는 것이 맞다.
강의를 들었던 분들 중 한 분만 빼고 모두 전동집의 모임에 다시 참석해 주셨다. 며칠 전 내렸던 폭설에 도로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참석하여 자리를 채워주셨다. 그러면서 모두가 마음을 맞춘 듯하시는 말이 "이런 집이 근처에 있을 줄은 몰랐어요"다.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내가 사는 곳 근처는 어지간하면 모두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봐도 우리는 우리의 주변에 대해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그냥 내가 매일 걸어 다니고 몇 번이나 지나다녔기 때문에 내가 그 지역을 안다고 착각할 뿐이다. 그래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지간한 관찰과 관심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내가 사는 주변의 지역도 실상은 한없이 낯설기만 한 지역이다.
기본 찬카지노 쿠폰 나온 네 가지 반찬도 극찬을 아낄 수 없는 음식들이다. 마치 충무로 진고개의 찬들처럼 고풍스럽지만 손맛이 잘 깃든 그런 찬들이다.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재료의 본래 맛과 향을 끌어올릴 정도의 간만 했다. 이런 수준의 찬을 만들 수 있는 분들은 하루이틀 음식을 해 본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수십 년 이상 찬모로 아니면 요리사로 주방에서 머문 분들의 손 끝에서만 나올수 있는 그런 맛이다.
적어도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쏟아온 시간과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1초, 1분, 1일이 쌓이고 쌓여 속 깊은 음식의 맛을 만들어 낸다. 음식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카지노 쿠폰서 이런 찬을 내는 집에 가면 극도의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단순히 나물 한 젓가락, 김치 한 조각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수 십 년간 같은 일을 해 온 장인이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을 맛보는 것과 진배없다. 그들이 음식에 쏟아부은 그 오랜 시간을 함께 맛보는 것이다.
함께 자리를 한 모든 분들의 얼굴에서 만족감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연령대의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에게서 공통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가게도 그리 흔치 않다. 역시 음식점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맛'이다. 거기에 오랜 시간을 근무해 온 이 집 직원분들의 능숙한 손님 응대도 마음에 들었다. 아직 전동집엔 먹어보지 못한 많은 음식들이 남아 있다. 청국장도 김치찌개도 잘 말린 생선구이도 대구탕도 그리고 여름 계절 메뉴로 하루에 50그릇만 판매한다는 '마 콩국수'도 남았다. 개인적인 식탐(食貪)을 넘어서 이 집이 만드는 음식의 역사를 경험해 보기 위해서라도 자주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자연스럽게 한다.
[음식, 음주, 노포 전문 크리에이터 초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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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추천]
1. 1인 방문 시 : 청국장 또는 김치찌개(점심메뉴 별도 있음, 여름 한정 마콩국수) + 소주
2. 2인방문 시 : 카지노 쿠폰 + 육원전 + 소주
3. 3인 이상 방문 시 : 우대갈비(카지노 쿠폰,대구탕 또는 아귀불고기) + 육원전 + 소주
* 개인의 취향에 의한 추천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님. 적어도 사람 수만큼은 주문해야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추가 팁]
1. 매장 앞 전용 주차장 완비. 근처 라마다 송도 호텔 야외주차장 이용 가능
2. 매일 11:40~21:30 / 매주 일요일 휴무 / 주중 공휴일 영업
3. 참고
- 기본 찬이 정말 맛있다. 초빼이에게 충무로 진고개의 기본 찬을 생각나게 했다.
- 식사 시간에는 금세 자리가 찬다. 웨이팅 필수. 식사시간을 조금 지난 후 찾는 것이 좋다
- 카지노 쿠폰과 육원전은 반드시 맛보실 것.
4. 여행 및 관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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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부원집, 군봉묵은지김치찜, 국제경양식, 어머니순두부, 24시하동재첩마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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