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공원이야기)
여러분은 카지노 쿠폰라 고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작년 겨울에 카지노 쿠폰가 화장실에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어요. 사무실과 우리 직원들은 카지노 쿠폰를 화장실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제 생각은 이랬죠. “카지노 쿠폰”라는 타이틀이 곧 “범죄자”라는 뜻은 아니지 않으냐. 카지노 쿠폰는 곧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예단을 왜 하느냐. 노숙지가 화장실 시설물을 망가뜨리고 이용객들한테 불편을 주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 엄동설한에 화장실 안에 좀 있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그도 시민인데 화장실에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리고 화장실에서 쫓아내면 그가 어디로 갈 것이냐. 결국 이 공원 어딘가가 아니겠느냐. 그러다가 만약 그 사람이 동사라도 하면 어떻게 할 거냐. 정당한 업무집행이라 무죄를 받더라도 내가 쫓아내서 동사했다는 그 마음의 짐은 평생 어떻게 할 것이냐. 서울역에도 밤에 역사에 있는 카지노 쿠폰는 그대로 둔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그 한파에 카지노 쿠폰가 화장실에 있다면 사무실로 데려와 몸을 녹이게 한 후 경찰에 인계해 시설을 알아보고 그리로 보내는 게 맞다고 말했죠. 물론 제 말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카지노 쿠폰를 잠만 자는 거라면 그대로 두자고 했죠. 대신 우리가 순찰을 좀 더 많이 돌고요. 그런데 다른 이가 카지노 쿠폰한테 사정을 설명해 내 보내니까 그 후로 오지는 않더라고요. 일은 그렇게 해결이 됐죠. 하지만 저는 아직도 제 생각이 잘 못 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분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