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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mihr Jan 17. 2025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Proust contre la déchéance



원문 제목의 déchéance는 추락, 타락, 쇠약이다. 직역하자면 '추락에 맞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런 제목의 책은 일단 사서, 눈에 잘 보이는 서가에 두어야만 한다. 책 전체를 읽든지 안 읽든지 별로 중요치 않다. 특히 나처럼 신심이 나약한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책 제목을 상기시키면서 삶의 표제로 삼아도 좋으리라!


언뜻 보면 책의 내용은, 단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삶과 작품에 대한 강의'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일 옆에 있던 동료들이 소리도 없이 끌려가고 죽어 사라져 가는 수용소에 갇혀서, 그럼에도 아직 여전히 살아가는 중인 저자가, 그 삶까지도 (어쩌면 죽음까지 포함하는) 더 큰 삶의 흐름 안으로 포용해 보려는 노력이었던 것 같다.


"강물에 가끔 나무 조각이나 시체, 진주 따위가 같이 떠내려오는데 이를 강물의 특수한 측면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대하(大河)의 흐름이란 이런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흐름 자체를 가리킨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독자가 되어 일견 모노톤의 흐름 같은 글 속으로 들어가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인물들에, 다시 말해 그들의 삶이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에 놀라게 된다."


놀라운 건, 아무것도 없는 전쟁 포로수용소 안에서 그가 오로지 자신의 기억에 의지해 강의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전업 문학 강사도 아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그 몇 해 전 여름 장티푸스에 걸려 몇 달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병석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어느 부분은 셀 수도 없을 만큼 여러 번 읽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지금 어느 죽음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갇힌다면, 나는 그 암흑 속에서 무엇으로 살아남을 수 있고 또 주위를 희미하게나마 밝힐 수 있을 것인가, 상상해 보다가 문득 뜨끔. '지금 나는 과연, 갇혀있지 않은게 확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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