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15.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임명 못 한다더니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부터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됩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었지만,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며 다시금 소란스러워졌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지난 8일 한 권한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탄핵소추까지 당하면서도 마 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왔는데요. 이날 갑자기 임명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한 권한대행은 마 재판관 임명과 동시에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합니다.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 담화문에서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죠.


그런데 지난해 말 마 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때는 지금과 말이 달랐습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국회 표결이 예정됐던 지난해 12월 26일 한 권한대행은 갑자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데요. 그는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선출해도 임명하지 않겠다고 못 박습니다.국회 몫 헌법재판관이라 임명은 형식적 절차에 그치지만, 권한대행이 대통령 고유 권한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며 버팁니다.


한 권한대행은 끝까지 마 재판관 임명을 거부했습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 추천은 여야가 하지만, 임명은 대통령(권한대행)이 합니다. 그러니까 한 권한대행이 버티면 헌법재판관 공석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러자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합니다. 뒤를 이어 권한대행 자리에 오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죠. 다만 마 재판관은 여야가 합의하면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마 재판관은 결국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때까지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고 그렇게 압박을 넣더니, 왜 지금은 못 하게 막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헌법재판관은 9명으로 구성됩니다.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을 선출합니다.국회가 임명을 압박한 헌법재판관 3명은 '국회 몫'이었고요. 한 권한대행이 임명한 헌법재판관 2명은 '대통령 몫'입니다.한 권한대행은 국회가 정당하게 자신의 몫으로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상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자제하도록 돼 있다'며 거부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은 임명합니다.이는 임명직 총리가 선출직 대통령과 똑같은 권한을 행사한 것입니다. 월권으로 해석할 수도 있죠.


야당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한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는데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한 것 같다.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며 "오버하신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대행할 수 없는 것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헌법학자회의에서도 권한대행으로서의 원칙적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며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아닌데도 대통령 권한을 행사해 헌법을 팔아넘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9일 전체 회의를 열어 후임이 지명되지 않은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임명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표결로 개정안을 처리합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1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서에는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국회의 헌법기관 임명에 대한 인사 청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헌법 질서를 위반한다고 주장했죠.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극한 대치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