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저녁에도 주영치는 염초를 만들기 위해 콩깍지를 태운 재와 분토를 섞은 물을 손잡이가 긴 국자로 계속 조심스럽게 휘저으며 고았다.
한겨울이라 해가 짧아서 주영치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상당히 아까운 관솔불을 켜고 밖에서 일해야 했다.
그나마 가마솥을 끓이는 열기 덕분에 추울 일은 없었다.
끝나기까지 한참 걸릴단순작업을 혼자서 하다 보니 쓸쓸해진 주영치는 생각하고 있는 것을 입으로 지껄여댔다.
“안록산이도 미친놈이지. 어찌 이 겨울에 군사를 일으킬 생각을 했는지…. 지는 뜨뜻한 군막에서 지내고, 기름진 걸 처먹고, 털가죽을 입고 있겠지만, 그 밑의 15만 대군은 도대체 뭔 고생이냐고? 우리 고선지 장군은 폐하의 명을 받았고, 그래서 대설산을 넘을 때도, 사막을 건널 때도 병사들을 생각해주셨는데 말이지. 도대체 저 카지노 게임 추천 놈은 양, 아니 승상께서 지를 먼저 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군사를 일으켰다니…. 추워서 오랑캐도 안 쳐들어오리라 여기고 쉬고 있었을 그놈 부하들은 대체 뭐냔 말이야. 하, 참! 내가 안록산이의 병사였으면 내가 그놈 모가지라도 따려고 했겠다! 하긴 지금 안록산이의 목을 따오면 적어도 만금을 받을 텐데 말이지!”
겨울잠 자는 지렁이라도 잡는지 마당을 파대던 카지노 게임 추천들도 “꿀꿀!”거리며 공감을 표했다.
아무튼 카지노 게임 추천 종일 ‘대인’을 따라다닌 덕에 많은 정보를 주워들을 수 있었다.
동시의 주점을 나오자마자 ‘대인’은 서시로 가서 평소에 안면을 트고 있던 외국 상인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지막으로 황제 카지노 게임 추천를 수발하는 환관인 고력사 나리 댁으로 가서 청지기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지기가 말하기를 고력사 나리는 열흘 내로는 퇴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해오셨단다.
카지노 게임 추천께서 잠도 주무실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렷다.
물론 대당제국의 병사들 중 무려 셋 중 하나를 휘하에 두었다는 절도사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사실보다, 당신과 귀비가 그토록 신뢰하시고 총애하셨던 안록산이가 감히 반란을 일으켰으니 충격을 이만저만 받은 게 아니시리라.
아마 보통사람이라면 사람을 믿지 못하는 병에 걸렸으리라.
주영치도 호형호제하던 토번인 말(馬)장수가 돈을 떼먹고 달아나자 한동안 그런 병으로 고생했었다.
변변찮은 살림마저 아끼던 마누라가 죽은 직후의 일이라 그 병이 더더욱 깊었더랬다.
“그래, 그 빌어먹을 수퇘지의 멱을 우리 고선지 장군이 따버리시지 않겠는가.”
주영치가 이를 가는 데 맞춰 이번에도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고개를 쳐들고 “꿀꿀!”거렸다.
“아뇨, 카지노 게임 추천는 별 탈 없어요. 내일 아침에 나리께서 당분간 촉(蜀: 현재의 쓰촨 성)땅에 가있자고 하셔서요. 그래서 아저씨도 좋다면 데리고 가신다고 하셨어요.”
촉 땅은 한제국의 한고제(漢高帝:유방)가 항우에 의해 반강제로 부임한 뒤 전화위복격으로 창업의 땅이 되기 전에도 부유했다.
진나라가 만든 수리시설인 두장옌(都江堰) 덕이었고,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늘 곡식이 넘친다고 한다.
천하가 기근으로 신음할 때도 유독 굶어 죽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나.
한나라 창업 뒤부터 지금까지 지혜로운 명재상 제갈량 등 수많은 유력자들과 거상들이 손을 쓴 덕에 특산물인 암염, 차, 민물생선, 구리와 철 등의 주요 생산지이자 채색비단인 촉금(蜀錦)으로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글자 따위는 자기 이름 쓰는 것 외에는 쓸 데가 없다던 항우가 그러했듯이 대개는 촉 땅을 장안에서 무려 1,500리나 떨어진 구질구질한 변경으로 본다.
하지만 촉 땅을 잘 아는 ‘대인’ 같은 이들은 ‘개도 동전을 물고 다니는 곳’이라고 말한다.
돈 냄새 잘 맡는 ‘대인’이 촉 땅에 당신 재산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양국충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 중 대부분이 실은 촉 땅에서 번 것이라던데….
그걸 관리하러 가야겠다고 했다면 고력사 나리도 잘 다녀오라고 하셨으리라.
‘역시나… 고선지 장군이 못미더우신 모양이구먼. 씁―, 할 수 없지.’
주영치가 생각만 할 뿐 확답을 주지 않자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가 조바심이 났던 모양이다.
“헌데요, 아저씨.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뭔데?”
“사람들이 그러는데요…, 안록산이가 정말로 귀비님이랑정분이 나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영치가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의 뒤통수를 때리며 일갈했다.
“행여나 그따위 개소리 하지 말거라! 하늘이 듣고, 땅도 듣고, 나무들도 듣고 있다!”
그제야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도 자기가 무슨 ‘실수’를 범할 뻔했는지 깨우친 모양이다.
“아, 알았어요. 그런 소문이 있단 거고요, 난 아저씨는 어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야, 이놈아! 대궐에 금군이며 벼슬아치 등 미남들이 그득그득하고, 황제 카지노 게임 추천만 하셔도 젊으시던 시절에는 ‘역시나 무 측천(측천무후)의 손자’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로 신수가 지금 봐도 번듯하시지 않더냐. 그런데 왜 하필 그 늙은 수퇘지와…. 자고로 사람이 말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와 짝을 이루면 하늘이 노하시느니라! 넌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니까 더 잘 알지 않느냐!”
주영치는 일부러 씩씩거리며 잠시 놔두었던 국자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주영치가 국자를 다시 휘젓는 걸 곁에 쭈그리고 앉아 지켜보기만 하던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 나요, 황제 카지노 게임 추천를 언젠가 행차 때 슬쩍 봤는데 말이죠! 정말 멋지구리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무뢰배 두목을 하셨더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뭐? 뭐야?!”
주영치가 당황하든 말든 카지노 게임 추천치기는 제풀에 흥분해서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아, 양손에 쌍검을 들고 이쑤시개를 물고서, 그러니까 쌍검을 좌우로 척―척― 휘두르시는 거죠! 정말로 황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젊으실 적에 역적 놈들을 그렇게 무찌르셨다잖아요! 그래서 적들은 가을바람에 쓸려나가는 나뭇잎처럼 ‘윽! 억!’ 하며 쓰러지고요. 계집들도, 심지어 꼬꼬마부터 꼬부랑 할머니까지 그런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며 가슴을 싸잡고 쓰러지지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너무나 멋지구리하니까요! 어때요? 황룡포(黃龍袍)를 입고 백마를 타고서 주작대로에서 행차하실 때보다 더 쩔지 않나요?”
“에라―, 이놈아!”
주영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뒤통수를 때리며 일갈했다.
“네놈은 차라리 천년쯤 뒤에 다시 태어나 동시 같은 데 좌판 까는 이야기꾼이나 하는 게 낫겠구나! 지금처럼 ‘대인’ 밑에 있는 것보다 돈은 잘 벌 거다.”
“아, 그런가요? 역시나 내가 엉뚱한 시대에 태어난 건가?”
“그래, 그런 것 같다! 네가 태어났어야 할 때를 잘못 잡은 것 같구나! 그러니 부처님께든, 옥황상제께든 빌어서 천년쯤 뒤에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하려무나.”
“뭐, 알았어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어쩔 거예요? 아저씨도 저희 나리 따라 촉 땅으로 가실 건가요?”
“됐다. 네 주인이 ‘대인’이듯이, 내 주인은 고선지 장군이시니라. 이 주영치가 ‘대인’의 호의에 고마워하면서도 이렇게 말하며 사양하더라고 ‘대인’께 전해드리거라. 단 한 마디도 잊거나 빼먹지 말고!”
“예, 예, 알았어요. 그럼 꼭 다시 뵙도록 해요.”
“그래, 꼭 촉 땅에서 잘 살고 있거라. 다시 만날 때까지 말이다.”
“헌데 또 모르겠네요. 만약 병사로 차출당해 죽을라치면―.”
“고선지 장군 덕에 반란이 빨리 끝나 그럴 일은 없겠다만…, 행여나 그런 일이 일어나면 천년쯤 뒤에 다시 태어나 이야기꾼이 되어 우리 황제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생긴 멋진 무뢰배 두목이 쌍검으로 양, 아니 안록산이 같은 놈을 썰어버리는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 풀어놓아 큰돈을 버는 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이나 옥황상제께 치성을 올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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