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사교성을,
누구는 게으름을 기본 탑재로 하는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조립식이다.
남자들은 조립할 여러기능중 ‘언어 표현’이 누락된 채 출고된 모델들이 꽤 있다.
그래서 감정 충돌이 생기면 시스템이 멈춘다.
입을 꾹 다물거나,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이 프로그램은 응답하지 않습니다’라며 현장을 이탈하기도 한다.
문제는 좋을 때보다 부딪힐 때가 인생에서 더 중요한 순간이 많다는 거다.
하지만 여기에, 어쩌면 공장에서 실수로 기능을 넣은 한 남자가 있다.
'언어 표현 풀옵션 탑재형'.
대신 ‘참을성’이라는 부품은 누락됐지만.
갈등이 생기면 그는 오히려가까이 다가온다
내 말에 그의 기분이 어땠고,
그것 때문에운동이 엉망이 되었으며,
앞으로는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굉장히 안 논리적으로
부드럽게 죄다 털어놓는다.
그럴 때면 웃음이 난다.
아, 이 사람.
말로 설명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
그것도 디테일하게.
이건 한정판이다.
오래도록 감사하며
가득 쟁여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