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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Feb 12. 2025

2025년 1월, 카지노 게임 동창들과의 1박 2일 부산 여행

아침 해가 뜨고 저녁 해가 지는 일상의 작은 걸음들이 모이면 어느덧 사람의 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긴 시간이 된다. 그중 30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난 노화의 흔적을 남긴다. 그럼에도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이들을 만나면 고스란히 그 시간대로 다시 돌아간다. 얼마나 오래 떨어져 있든, 그동안 연락을 자주 못 했든 상관없다. 그저 같은 과거의 한 시절을 같이 했다는 추억만으로 우리는 기꺼이 젊은 아이들이 된다. 청춘의 시간을 한 자락 물고서 말이다.


7명의 대학 동창과 아주 오랜만에 1박 2일로 부산 카지노 게임을 떠났다. 대학 신입생 때 해맑은 얼굴로 만난 30년 지기 동아리 카지노 게임들이다. 20살 꽃다운 나이에 만난 우리는 서로 전공은 달랐지만, 사시사철 대학 교정 안에서 서투르게나마 대학 축제를 준비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진로와 IMF와 같은 예기치 못한 굵직한 사건들로 불안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함께 이 시절을 견딘다는 동질감, 서로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은연중에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원하는 길을 찾으며 뿔뿔이 흩어졌다. 한 카지노 게임는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했고, 다른 카지노 게임는 취업을 했으며 또 어떤 카지노 게임는 교사가 되기 위한 길을 걸었다. 정신없이 자리를 잡느라 각자의 자리에서 발버둥 치다 보니 하루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갔다. 엄마가 되었고, 교사가 되었고, 직장인이 되었다. 자연스레 새겨진 '엄마, 딸, 교사, 직장인 등 사회 속 여러 역할의 무게를 짊어지며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인간관계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지우고 나면 비로소 자유롭던 어린 시절의 내가 다시 드러난다. 특히 어린 시절 카지노 게임들과의 만남은 옛 추억 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고속열차이다. "기억나?"라는 한마디는 이미 저 멀리 숨겨 두었던 예전의 기억 상자가 열리는 열쇠이다.


부산의 한 카페에서, 한 횟집에서 그리고 광안리에 자리한 숙소에서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박 2일은 금방 지나갔다. 카지노 게임 시절 이야기, 요즘 사는 이야기, 자식들 이야기, 시댁 이야기, 친이야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사회 이야기 등등 대화의 소재는 끝이 없었다. 각자가 처한 자리에 따라 이야기 내용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서로를 위하는 생각만은 변함이 없었다. 카지노 게임들은 모두 30년이란 외모의 노화쯤은 무시할 정도로 뻔뻔스러웠다.


"어머, 어머, 너 하나도 안 늙었다."

"옛날 카지노 게임생 때 모습과 그대로야."

"어쩜, 하나도 안 변했니?"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늘어진 뱃살, 시커먼 기미, 굵은 주름살도 우리 눈에 덮인 콩깍지를 벗기지 못했다. 그 옛날 청춘을 함께 보낸 우리는 대학 교정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 30년 이상 지속될 망각수를 줄곧 마셨는지도 모른다. 우정이 유지될 시간 내내 몸속에 쌓여갈 세월의 흔적은 무시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의 모습만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물을 말이다. 각자의 자리에 묻은 모든 세월의 흔적 따위는 1박 2일 동안 밤새도록 계속된 떠들썩한 수다 속에서 점차 흐릿해졌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진정한 우정이란 느리게 자라나는 나무와 같다."라고 했다. 그는 우정을 얻으려면 몇 번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카지노 게임 관계를 풀이했다. 키케로에게 우정은 인내심과 고통을 동반한 나무 키우기였나 보다.


나 역시도 우정은 "느리게 나무 키우기'이다. 고통을 동반한 갈등보다는 따스하게 바라보는 애정이, 서로를 견뎌야 하는 인내심보다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헤아림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다져온 카지노 게임들은 언제 봐도 즐겁고 고맙다. 오랜만에 만나도 항상 카지노 게임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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