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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퇴원 축하를 기념하며, 지난 2주간 고생 많았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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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익숙한 가락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분명 윗집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다.
이 소리는 바로 건넌방, 창 안 쪽에서 나는 소리임에 틀림없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반복해 들린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씩씩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아들 녀석이었다.
기쁨이 요 녀석의우렁찬 목소리가 재차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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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가입 쿠폰 샘솟는 기쁨 넘치네~ 같은 가사가 무한 반복 된다. 말 그대로 무한 반복된다.
아들은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심취해서 점점 옥타브가 올라가고 있는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자기 노래에 푹 빠져 있다. 매일 부르지는 않지만 매우 자주 부르는 노래, 이제 열한 살 아이가 부르는 노래 치고는 그 노래가 아주 오래된 느낌이다. 19세기에 지어진 흑인 영가를, 자기 18번 곡으로 부르는 기쁨이란 아이는, 원래 태생부터 기쁨이 넘쳤던 것일까?
2주 전, 수술을 마치고 전신 마취에서 깬 아이 목소리는 너무 작고, 힘이 없었다.
"아빠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는슬픈 언어로 나의 두 눈을 응시한 채 말을 걸었다. 짙은 목마름을 겨우 호소했던 아이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금세 물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힘이 다 떨어진 목소리로 "아빠 밥 줘" 하던 아이였다. 16시간 만에 물을 입에 대고는, "이제.. 살꺼같다"라고 읊조리듯 말하던 아이였다.
그 아이는 지난 2주 동안 전지훈련에 돌입한 선수처럼강도 높은 재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으레 쉬어야 하는데.. 오히려 수술을 받았으니 아프더라도 더 움직여서 재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프지만 끝끝내 참고받아야 하는 재활의 길로 다시 접어들었다. 굽이굽이 돌아, 다시 원래 하던 재활의 길로 접어 들은 셈이다. 이번엔 강도가 더 세졌다.
금번엔 휠체어에 올라 모든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상황에 놓였다. 아이는 불편한 몸 때문에 스스로 휠체어를 이동시키지 못한다. 엄마의 도움이 있거나, 아빠의 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조금이라도 자기 몸을 움직일 수 있다. 마음은 아프지만, 이로서 자기 삶에 쏟아져 내리는 은혜의 비를 깨닫고, 더 멋지게 자기 삶을 그려 나가는 늠름한 청소년으로 자라주면 좋겠다.
휠체어가 이렇게 무거운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때는 밀고 끌기만했지, 휠체어를 힘껏 들어 올릴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것을 들어 자동차의 앞자리와 뒷자리 사이에 정확히 꽂아 넣듯, 끼워 넣어야 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주 동안 우리 부부는 휠체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많은 이웃들의 어려움을 새로운 차원으로 자각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혼자 휠체어를 들어 차에 넣다 허리를 삐끗한 이후로, 어디를 가든 그녀와 동행하고 있다. 다시 나의 계획은 조금 뒤로 미룬 채 아이와 아내와 운명 공동체로 움직이고 있다. 속사정을 모르는 어떤 분은, 지나가다 허리를 삐끗했다는 이야기만 듣고, 아내가 약하다는 표현을 썼지만, 그건 사실과 분명히 달랐다. 아내의 무리는 그녀의 약하고 강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18kg 나 하는 휠체어를 허리 높이만큼 들어서 좌석 간에 끼운다는 건 남자에게도 커다란힘을 요하는 순간 집중력이 절실히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얼마나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생각했다. 그간 내가 철봉을 열심히 해오지 않았더라면, 거의 매일 팔 굽혀 펴기를 반복하지 않았더라면, 아내와 아이가 잠들 무렵, 밖에 나가 열심히 줄넘기를 돌리고, 아령을 반복적으로 들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땀을 뻘뻘 흘리고 휘청 거릴 뻔했다. 아이와 아내 앞에서 부끄러움에 혼쭐 날 뻔했다. 물론 지금도 핀트가 맞지 않아 오래 들고 있으면 끼워 넣기가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번쩍 들어 올려 몇 번 시도 안에 차 안으로 쏙 집어넣고 나면 모종의 보람이 있다. 그리고 나면 오롯이 감사함이 그 자리에 함께 남는다.
오늘도 아이는 무릎 아래로 강하게 당겨 오는 수술 부위의 통증에 맞서서, 다리를 길게 펴고 종일 앉아 있기를 반복한다. 재활 병원에 가고 오고를 반복한다. 앞으로 몇 달 더 반복해야 하는 일정이다. 학교도 6월이나 되어야 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아이의 입에서는 아래 가사들이 폭포수 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지만, 아름다운 일인가? 내 아이지만, 숭고한마음의 힘을 가진 아이에게 참으로 감사하고 고맙다. 더 많이 사랑해 주어야지. 더 많은 시간, 깊은 밀도로 엄마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지..
나 역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아래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르며, 이 지난한 시절을 끝까지 이겨 낼 때까지말그대로이겨 내는 삶을 살아야지. 내게 강 같은 평화가 넘치고, 바다 같은 사랑이 흐르고, 샘솟는 우물 같은 기쁨이 넘치니 내게 남은 것은 믿음, 소망,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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