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아주 못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잠에서 깼다.
전 날 동료가 쓴 메일에 팀장님이 뭐랬더라… ‘벌처럼 빠르게 핵심을 톡 쏘았다’며 칭찬한 메일이 계속 나를 불편하게 한다.
뭘 이런 시적인 표현까지 갖다 붙이며 칭찬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팀장 눈에는 이 사람이 제대로 든 것 같고, 그래서 내가 뭘 하든 나는 별로인가 보다. 근데 사실 팀장 앞에서 내가 말아먹은 게 몇 번이나 되는지. 아니지. 사실 그건 내 탓이라기보다 내 밑에 똥멍청이가 제대로 안 해서 나까지 피해를 본 거다. 아, 무능한 부하 직원 때문에 나도 같이 무능해지는구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아차차 싶었다.
질투에서 시작해서 스스로를 폄하하다가 결국에는 남 탓에 분노를 한다.
이 아름다운 주말 아침 내내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좀 아니다 싶다.
사실 지난 1월도 온통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가득 찬 한 달이었다.
남이 좀 망해서 내가 더 잘나 보였으면 하고, 내가 망쳤을 때는 스스로를 가차 없이 몰아넣고, 안되면 남탓하고 아주 난리였다.
그래서 지난 한 달은 정말 피곤했다.
더 놀라운 것은 1월 내내 이렇게 질투와 자책과 분노로 인생을 채워서는 안 된다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말했는데도
막상 그 순간에는 못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활활 불타 버렸다는 것이다.
나 좀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오글거리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어느덧 희미해진다.
이제 2월이다.
남은 시간도 질투하고 자책하고 남탓하면서 인생을 채우고 싶진 않다.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못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밀어 넣으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