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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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an 23. 2024

다른 집을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

"우리 오늘 다른 집에 가?"

카지노 게임가 묻는다. 카지노 게임에게 '다른 집'은 여행지의 숙소를 뜻한다. 아무래도 내 카지노 게임는 여행에 푹 빠진 듯싶다. 자기 집 보다 다른 집을 더 좋아하는 걸 보니.


카지노 게임와 함께 떠난 여행의 시작은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처음이었다. 정확히 2021년 11월 1일에 떠났다. 나는 바로 직전에 회사를 그만뒀다. 카지노 게임와 함께 지낼 시간을 기대하며. 부푼 마음으로 새 출발의 의미를 제주 여행에 담아보고자 긴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여행은 계속 이어졌다. 2023년에는 돌아보니 7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달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숙제들이 남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카지노 게임와 함께 여행 가는 시간에 아끼지 않았다. 많은 것을 하기보다 그저 카지노 게임에게 '여행'이라는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다.


한동안 카지노 게임가 안전시트에 타는 것을 거부했던 적이 있었다. 어딘가 불편함이 느껴졌는지, 안전시트에 앉히려고만 하면 온몸에 힘을 주며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예상치 못하게 카지노 게임와 실랑이를 벌이니 도저히 장거리 여행을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정말 큰맘 먹고 떠난 장거리 여행지는 여수, 순천이었다. 다행히 할아버지가 함께여서 카지노 게임는 큰 어려움 없이 잘 견뎌주었다.


그다음 장거리 여행은 부산이었다. 물론 경주를 찍고 부산으로 떠난 여정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은 부산에서 서울 집까지 한 번에 오는 쉽지 않은 거리였다. 이 날도 카지노 게임는 잘 견뎌주었다.


아무래도 여행의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오는 내내 카지노 게임는 차에서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몇 번째 여행에서부터 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언젠가부터 카지노 게임는 리조트 객실에 들어가면 바로 침대로 뛰어 드러누워본다. 그러면서 좋다고 웃는다. 카지노 게임나 어른이나 여행은 모두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것 같다. 집과는 다른 환경이지만 잘 적응해 주는 게 고마웠다. 고마웠는데, 점점 다른 집을 더 좋아하는 듯싶어지니 조금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이 카지노 게임에게도 '어린이집'이라는 일상이 있는데 자꾸 다른 집을 갈망하니.


훗날 카지노 게임는 어디서부터 기억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날 때는 아직 돌이 되기도 전이었으니 당연히 기억 못 할 거고, 온 가족이 함께 떠났던 베트남 다낭 여행도 기억하기엔 너무 어린 시절에 떠났으니 대체 언제 해외여행을 가봤냐고 발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시간을 통해카지노 게임의 정서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사촌 누나들, 동생,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한시간을 통해 가족에 대한 따뜻함과 사랑, 그리고 신뢰가 쌓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바라는 것은 내 카지노 게임에게 가족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고 편안한 안식처로 남아있으면 하는 것이다.


올 해는 작년처럼 매 월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1월에 벌써 6박 7일간 강원도 고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아내와 다음 여행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떠날 건 확실하기에.


카지노 게임와 함께하니 점점 나도 다른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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