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서은아 <매일의 영감사전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의 [동물 이웃들] 편을 읽는다.
소로는 다섯 페이지 분량의 "카지노 게임 전투"에 대한 관찰을 써놓았다.
붉은 개미 한 마리와 덩치가 훨씬 큰 검은 카지노 게임 싸움을 목격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토막들에서 수많은 개미들이 맞붙어 싸우고 있었다. 마치 두 종족 간의 전쟁터 같았다.
소로는 그 장면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붉은 공화주의자와 검은 제국 주의자가 격돌한 대살육의 현장!" (349면)
소로는 또 다른 붉은 개미 한 마리가 두 마리 카지노 게임 싸움에 합세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카지노 게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무토막을 집으로 가져가서 창턱 위에 올려놓고 유리컵을 덮은 후 싸움의 결과를 기다렸다.
결론은... 두 마리의 붉은 개미와 덩치 큰 검은 카지노 게임 싸움은 검은 카지노 게임 승리로 끝났다.
물론 이 싸움에서 검은 카지노 게임도 더듬이도 잘리고 다리마저 반쯤 잘려나갔다. 붉은 카지노 게임들은 머리가 잘려나갔다.
"어느 쪽이승리했고 전쟁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인간의 카지노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처절하고 잔혹한 살육을 내 집 앞에서 목격하고, 그날 내내 흥분하고 착잡한 기분에 시달렸다.". (353면)
소로가 이렇게 자세하게 개미의 전투를 묘사한 이유, 소로가 월든에서 오두막을 짓고 생활하던 그 시점(1845~1847년)에 미국은 "멕시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미국이 영토 확장을 위해 전쟁을 한 것인데 이 전쟁은 당시 제국주의적 침략이라는 비판을 받던 터였고 소로도 이 전쟁에 반대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그의 저서 <시민 불복종으로 이어진다.
*시민 불복종 : 국가의 접이나 정부 내지 지배 권력의 명령 등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행위(출처: 네이버 검색)
소로는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인해 인간의 무의미한 희생, 인간들의 탐욕에 대해 카지노 게임 전투를 빗대어 말한다.
현재에도 전 세계적으로 이런 전쟁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17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전쟁과 내정 간섭이 여전히 일어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인간들은 왜 아직도 서로의 팔다리를 물어뜯고 머리가 잘려나가는 "카지노 게임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서은아 작가 <매일의 영감 카지노 게임을 읽는다.
어제 외출하면서 작가의 말이 떠올라 한옥마을 다녀온 주차장 영수증을 버리지 않고 가져왔다.
이날 한옥마을을 걸으면서 보았던 초록의 순간이 주차영수증에 찍힌 시간 속에 함께 머문다.
작가는 베를린 여행 중에 신호등에 그려진 사람 캐릭터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냥 한 번 건너다 쓱 쳐다보고 귀엽네… 하고 지나칠 만도 한데 작가는 일부러 몇 번 더 신호등을 건너면서 사진을 찍어둔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신호등 사람 캐릭터 상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호기심이 증폭된다.
신호등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물음표가 되어 꼬리를 물고 작가는 그 물음표를 더 깊이 파헤친다.
바로 “디깅”(digging)- 채굴하듯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들어 알아보는 일을 해본 것이다.
수많은 물음표를 따라가다 자신만의 카지노 게임를 찾는 일!
바로 유연한 확장력이 생기는 순간이다.
작년에 뭔가 매일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온라인에서 하는 필사 챌린지를 하면서 “디깅”을 알게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 가지 주제로 삼아 깊이깊이 파고들어 가면서 새로운 정보, 재미를 찾는 일이었다.
나는 필사 챌린지 만으로도 버거워서 시도를 못했다.
요즘 시도하는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고 사유하는 <보고 십분 사유에 확장선으로 디깅을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오늘도 작가의 말처럼 새로운 열린 시선으로 나만의 호기심을 활짝 열어 특별한 카지노 게임로 하루를 채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