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수영장, 요가원... 돈 좀 버려봤다. 싸다는 유혹에 1년 치 결제하고 석 달, 길게는 6개월 나가고 남은 기간은 기부한 셈이다.
그리하여 운동에 돈 쓰지 않은 지 오래다. 러닝, 실내 자전거, 홈트레이닝 정도 조금씩 돌려가며 소소하게 하고 있는 정도. 그런데 최근 들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모습에 도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피어나고 있다.
무쇠 소녀단이 못하던 운동들을 해내는 걸 보면서 옆에서 도와준 김동현, 허민호 같은 최고의 코치들이 눈에 들어왔고, '몸이 먼저다'의 저자도 자신과 잘 맞는 트레이너를 만나면서 변화를 느끼게 되고 운동의 세계로 빠져들었다고 이야기하니. 그 영향일까, PT를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좀 더 생각해 보려 한다.
두 번째. 외국어
돈 버리기로는 외국어도 만만찮다. 학원도 다녀봤고, 토익 문제집도 사고, 온라인 강의집도 구매하여 집에는 영어 교재가 풍부하지만 내 영어실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끄럽게도 의욕이 생길 때 확 지르고 금세 시들해지기를 반복한 결과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소망은 늘 있다. 지금 유료 앱을 사용 중인데 글 쓰느라 공부를 잘 못하고 있다. 짬짬이 다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온라인 카지노 게임
쓰다 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왜 이리 많은지. 어렸을 때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꽤 쓰면서 기록하곤 했는데 지금 그 노트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처럼 다시 기록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으로 살고 싶을 때마다 다이어리를 마련했지만 절반도 채 못 채우고 가버린 해가 많았다. 4년 전부터는 돈 주고 사지 않고 회사에 서비스로 오는 KT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크기와 구성이 단순하여 좋았음), 요즘 기록의 필요성을 너무 크게 느껴서 기능적으로 좀 더 잘 되어있는 걸 구입해 볼까 약간 근질근질한 상태다.
그런데 기록 전문가들이 기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는 조언은 하나같이 힘주지 말고 가볍게 메모부터 시작하라는 것이어서 습관이 되기 전에 좋은 다이어리를 사는 것이 망설여지기도 한다.
돈을 써야 그만큼 열심히 하게 된다는 시각도 있고, 일단 돈 들지 않는 선에서 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연초마다 나를 꿀렁거리게 만드는 것들을 적고 보니 나로선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운동, 영어학습, 기록. 모두 습관이 먼저다. 돈을 들이고 안 들이고는 그다음 선택지인 것 같다. 내가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전문가와도 맞춰가며 운동할 수 있을 테고, 내가 매일 영어 공부하는 습관을 가져야 비용을 들여 보다 발전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지속할 수 있을 테다. 기록도 마찬가지. 하루에 한 문장도 기록하지 못하는 내게 좋은 다이어리가 무슨 소용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어디에든 메모하고, 메모를 정리하는 습관이라도 들어야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다이어리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습관으로 먼저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깨우친다. 꿈틀거렸던 소비심리가 잠재워지는 기분. 돈 쓸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 본질부터 몸에 익히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