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난데없이 B1A4의 10년도 더 된 노래가 생각난 이 날은 브런치에 올린 글의 당일 조회수가 1만 회를 넘어간 날이었다. (바로 어제와 오늘 일이다)
회사 승진과 관련한 심경을 토로한 글이었는데, 글을 올리고 난 후 조회수 알림이 자꾸 들어오더니 좋아요가 붙고 구독자가 늘었다. 나는 어김없이 일하느라 바쁜 직장인 모드였고 소리 없이 쌓이는 브런치 알림에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통계를 찾아보니 Daum 직장 IN 파트메인에 내글이 올라가 있었다.갑자기 많은 이들이카지노 게임 읽어주고 있다는 것에 어리둥절하면서한편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나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나를 아는 누군가가 그 글을 보고 나를 추측이라도 할까 봐 덜컥 겁이 났다. 나는 온라인 글쓰기를 비밀리에 시작했고 지금까지 나름 철저하게 그 비밀을 지켜오고 있다. 구독자가 많지 않고 자주 쓰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러워서 남편과 동생, 가장 친한 지인 한 명 정도만 알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지금까지 써 온 여러 글 중 하필 오래도록 진급하지 못하고 있는 중년 직장인의 짠한 처지를 담은 글을 만 명이 넘게 읽은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들 중에 행여 나를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봐 나라는 존재를 특정할 수 있는 글 - 나이나 업무, 시기적으로 있었던 특정 사건을 다룬 글들을 감췄다. 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데 혼자 오버했을 가능성이 99%쯤 될 거라는 거. 그만큼 나를 아는 회사 사람들은 공개글에 담긴 내 심정을 몰랐으면 했다. 어떤 프레임에 씌워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사와 관련된 글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할 수 있다. 하지만 또 그럴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하루에 거의 절반을 그곳에 쓰고 있기 때문에,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반 이상의 카지노 게임 그곳에서 벌어지고, 나의 기쁨과 슬픔, 긴장과 이완, 후회와 한숨 같은 다양한 감정이 녹아드는 곳 이기 때문이다. 좀 더 슬기롭게 잘 담아낼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글을 읽어주신 분들, 공감과 댓글까지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남의 글, 게다가 긴 글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나의 글을 읽어주시고, 심지어 구독자가 되어주신 분들이라니.
카지노 게임에는 참 오랜만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런 이벤트가 생겨서 다시 해볼 맛이 난다. 무엇이든 사부작사부작 계속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반짝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내 안에 흐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쓰면서 인연이 닿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사진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