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구독 작가님들의 글이 발행되면 울리던 알람을 얼마 전부터 해지해놓았다.
좋은 글들이 발행되는 알람을 들으며, 나도 글을 발행해야 하는데... 내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아초조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기때문이다. 알람은 울리지 않게 해 놓았지만 시간 될 때마다 한 번씩 찾아가 글을 읽고 라이킷과 댓글도 남기며 작가분들을 만나고 있다.
연말 정신이 없고, 몸도 좋지 못해 방문하지 못했다가, 오늘 구독 작가분들 글을 쭉 읽었다.
그중 한 분의 글에서 나는 부지불식간에 디스를 세게 당한 카지노 가입 쿠폰을 맛보았다.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고통에 대한 글이었는데,
나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터라 그런 조직 내 갈등에 대한 이야기들에 관심이 가서 꽤 긴 글이었지만 잘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막판에.....
회사에 오래 다니는 사람들은 다 병신....이라는 말로 글이 마무리되었다.
갈 데 없는 병신들만 꾸역꾸역 참고 다니는 거라고. 그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이 가장 병신이라는...
힘들어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분을 위로하는 지인의 말이 여과 없이 글의 마지막에 담겨 있었다.
아.... 회사에 18년째 다니고 있는 나는 그 부분에서 뒤통수를 아프게 맞았다.
갈 데 없고, 옮길 용기가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것도 맞지만... 나 같은 사람이 다른 이에게 병신으로 보일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그렇게 빗대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다니....
읽어 내려왔던 글의 내용이 그 얘기를 끝으로 할 줄은 몰랐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위로와 위안을 받게 된다. 그분에게는 그런 위로가 필요했으니 지인도 그런 말을 해주었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 누군가의 사정에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던 글에서 한방 먹는 경험을 처음으로 해보며 실감하게 되었다.
어떠한 글이라 해도 각자 사유의 공간이니 이해한다.
옹졸해 보이겠지만앞으로 그분의 글은 편하게 읽지 못할 것 같아서 구독은 해지했다.